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에서 대한민국 선수단에 첫 메달을 선사한 스노보드 김상겸(37·하이원)이 금의환향했다.
이번 올림픽 스노보드 남자 평행대회전 은메달리스트 김상겸은 모든 일정을 마치고 10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입국장에는 가족 8명이 모두 모여 직접 제작한 플래카드와 꽃다발로 그를 맞이했다.
김상겸은 "타지역 올림픽이라 평창 때보다 부담이 덜했다"며 "좋은 성적으로 메달을 획득해 행복하고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지난 8일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 파크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남자 평행 대회전 결승전에서 벤자민 카를에 0.19초 차로 밀려 은메달을 획득했다.
이번 대회 한국 선수단에 안긴 첫 메달이자, 한국 선수단이 동·하계 올림픽을 통틀어 획득한 통산 400번째 메달이라는 점에서 더욱 깊은 의미를 더했다. 아울러 해외 개최 동계 올림픽 스키·스노보드 종목에서 한국 선수가 거둔 사상 첫 메달이기도 하다.
1989년생인 김상겸은 2014 소치 대회부터 한국 선수 최초로 이 종목에 출전한 선구자다. 2014년 소치(17위), 2018년 평창(15위), 2022년 베이징(24위) 대회에서 연달아 메달 획득에 실패했던 그는 이번 대회에서 예상을 뒤엎는 활약으로 마침내 시상대에 올랐다.
오랜 무명 시절 선수 생활을 이어가기 위해 비시즌마다 일용직 아르바이트를 전전했던 사연까지 알려지며 이번 메달의 가치는 더욱 빛났다. 아내 박한솔 씨는 "그동안의 땀방울이 모여 결실을 본 것 같다.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해줘서 고맙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김상겸에 이어 같은 스노보드 종목 유승은(성복고)의 동메달 획득 소식이 전해졌다. 유승은은 한국 여자 선수 사상 최초의 올림픽 설상 종목 메달리스트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김상겸은 "18세인데 대단한 것 같고, 너무 대견하고 축하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대한스키·스노보드협회는 이날 김상겸에게 포상금 2억 원을 지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김상겸은 "통장에 들어와 봐야 알 것 같다. 그렇게 큰돈을 만져보기가 쉽지 않아서 아직 사용할 계획을 못 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내에게 줄 선물은 은메달"이라며 자신의 메달을 부인에게 걸어주며 웃었다.
메달 획득의 기쁨이 채 가시기도 전에 김상겸은 다음 스텝을 밟는다. 오는 28일 폴란드 크리니카에서 열리는 2026 비자 국제스키연맹(FIS) 스노보드 알파인 월드컵에 출전하기 위해 다시 신발 끈을 조여 맨다.
대표팀의 맏형인 김상겸은 "이번 8강에서 맞붙은 이탈리아의 롤란드 피슈날러는 1980년생으로 6~7번의 올림픽에 참여했다"며 "나이는 이제 중요하지 않다. 아직 따보지 못한 금메달을 향해 계속 도전하겠다"고 포부를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