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령사회 필수 산업인 노인요양시설의 지역 간 수급 불균형이 큰 가운데 노인요양시설의 귀속 임대료를 비급여 항목으로 지정해 지역별 수급 불균형을 해소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한국은행이 10일 공개한 '초고령사회와 생애말기 필수산업의 활성화'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서울의 생애 말기 고령인구 수 대비 노인요양시설 잔여 정원 비율은 3.4%로, 사실상 포화상태다.
반면 충북 17.6%, 경북 15.8%, 전북 12.4% 등 비수도권 지역은 비교적 여유가 있어 지역 간 수급 불균형이 두드러졌다.
지역별 부동산 비용 격차를 반영하지 못한 정액수가제가 이같은 수급 불균형을 낳았다는게 한은 진단이다.
한은은 "부동산 비용의 지역 간 편차가 수가에 반영되지 않는 인센티브 구조로 인해 고령층이 많아 수요가 충분하지만 부동산 비용이 높은 대도시권에서는 노인요양시설 공급이 제약을 받는 구조가 형성된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지역별 수급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노인요양시설의 귀속 임대료를 비급여 항목으로 지정해 시설 운영자가 아닌 수요자가 부담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화장 시설, 수요 못따라가…소규모·분산형 화장시설 대안"
화장시설 공급이 수요 증가세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대형 병원 장례식장 안에 소규모 화장시설을 만들어 과부화를 해소하자는 제안도 나왔다.
한은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화장률은 2000년 33.5%에서 2024년 94.0%로 급증했다.
그러나 화장시설 공급이 수요 증가세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3일 장을 치른 뒤에도 화장을 하지 못해 기다리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3일 차 화장률은 2019년 86.2%에서 코로나19 시기였던 2022년 73.6%로 떨어진 뒤 2025년에도 75.5%로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서울 등 대도시의 화장시설 부족은 심각한 수준이다. 2024년 서울의 화장시설 가동 여력은 사망자 수 대비 -11.7%로 과부화 상태인 반면 전북은 116.2%에 달해 지역 간 큰 편차를 보였다.
한은은 지역 간 수급 불균형 발생 배경으로 지역 간 부동산 비용 격차와 혐오시설인 화장장을 둘러싼 지역 이기주의(님비·Not in my backyard)가 대도시 등 선거 영향력이 큰 지역에서 더 거세다는 점을 들었다.
이에 따라 한은은 민간 주도의 소규모·분산형 화장시설 도입이 대안이 될 수 있다면서, 병원 장례식장에 소규모 화장시설 도입을 해결방안으로 제시했다.
한은은 "병원 장례식장은 의료비 감면 등 의료기관과의 연계를 통해 장례 화장 이용자에게 다양한 추가 혜택을 제공할 수 있다"면서 "병원 인프라는 이미 지역 전반에 걸쳐 다수 분포해 있어 지역별로 분산 설치하는 데도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의료법인의 부대사업 범위에서 화장시설을 제외한 의료법 등 관련 법적 제약도 과감히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