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인협회가 10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배임죄 문제점과 개선 방안' 세미나를 개최했다.
김창범 상근부회장은 개회사에서 "지금은 AI(인공지능), 배터리, 바이오 등 미래 먹거리 선점을 위해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나, 배임죄로 인해 기업인들이 모험적 결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배임죄(형법 제355조 2항)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써 자신 또는 제삼자가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게 해 본인(사무 위탁자)에게 손해를 입히는 범죄'를 말한다.
김 부회장은 "기업의 경영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혁신의 원천인 기업가정신을 높이기 위해 배임죄 제도의 합리적인 개선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경제형벌·민사책임합리화TF' 단장인 권칠승 의원은 이에 "경제계가 강력하게 요구하는 '경영 판단 원칙 명확화'에 여야 및 당정 간 이견은 사실상 없다"고 강조했다.
권칠승 의원은 "배임죄 개편 입법 형태가 어떻게 되든, 정상적 경영 판단 원칙을 배임 위협으로부터 보호하는 것이 반드시 포함될 것을 약속한다"고 밝혔다.
세미나 주제 발표를 맡은 안태준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현행 배임죄 규정이 모호해 형법상 '죄형법정주의'가 요구하는 '명확성 원칙'과 '예측 가능성'을 저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민법상 '신의성실 의무' 위반이 곧바로 범죄가 될 여지가 있어, 배임죄 성립 범위를 예측하기 어렵게 확대한다는 것이다.
경영자들이 자신의 행위가 형법상 금지된 행위인지 사전에 알기 어려운 것도 이러한 이유에 기인한다는 설명이다.
안태준 교수는 배임죄가 기업 경영에 미치는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세 가지 입법 대안도 제시했다.
첫 번째 안은 '경영 판단 원칙 신설'이다. 이익 충돌 없이 충분한 정보를 바탕으로 내린 합리적 결정은 배임죄의 '임무 위배'가 아닌 것으로 간주하는 조항을 신설하자는 것이다.
두 번째 안은 '구성요건 정교화'다. 일본처럼 '(본인에게 손해를 입힐) 명백한 목적'을 배임죄 구성요건에 추가하거나 '타인의 사무' 범위를 제한하는 등 문언을 정교하게 개정하는 방안이다.
세 번째 안은 '배임죄 전면 폐지'다. 배임죄를 없애고 처벌이 꼭 필요한 범죄 유형만 독자적인 구성요건으로 구체화해 입법하자는 제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