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환 "태양광산업, 中 독점 막아야…韓, 유일한 경쟁국"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9일 정부세종청사 회의실에서 출입기자단 간담회를 진행한 모습. 기후부 제공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태양광 산업은 놓칠 수 없는 길"이라며 "정책 수단을 동원해 산업 경쟁력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세계 시장) 비중은 낮지만 중국과 경쟁할 수 있는 유일한 나라가 태양광 분야에서는 한국"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태양광·풍력 산업 경쟁력 강조…"중국 독점 막아야"

그는 "중국이 NDC(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는 낮게 잡아놨지만, 재생에너지 산업 분야에 대한 집중적인 투자로 태양광과 전기차, 배터리 산업을 집중 육성하고 있다"며 "태양광은 이미 전 세계 시장의 90% 이상을 점유했고, 전기차도 테슬라를 제치고 1, 2위로 올라섰으며, 배터리 영역도 50% 이상을 점유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해 9월 유엔 기후정상회의 화상 연설에서 2035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고점 대비 7~10% 감축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김 장관은 "(한국이 경쟁을) 포기하면 태양광 시장은 중국이 100%를 먹는다"며 "전 세계 시장을 중국이 독차지하면 그때부터는 독점의 폐해가 매우 심각하게 드러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페로브스카이트 기반 텐덤셀 등 기술 혁신을 통해 효율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페로브스카이트는 기존 실리콘 태양전지보다 제조 비용을 낮추면서도 효율을 크게 높일 수 있는 차세대 태양광 소재로, 실리콘 셀과 결합한 '텐덤셀' 방식이 차세대 태양광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풍력 산업과 관련해서는 "해상풍력의 하부구조, 타워, 그리드 분야는 이미 경쟁력을 크게 갖고 있다"면서도 "터빈 기술력을 조속히 높이지 못한 탓에 국내 기술은 8~10MW급 수준에 머물러 있고, 15~16MW급과는 격차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이 부분은 지멘스 등 유럽 기업과의 기술 협력을 통해 따라잡을 예정"이라며 "20MW급 대형 모델은 별도의 연구개발(R&D)을 통해 기술력을 끌어올리는 계획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김 장관은 "20MW까지 국산화할 수 있다면 (풍력은) 전체적으로 우리가 여전히 해볼 만한 산업이라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그는 "재생에너지 분야에는 여러 약점이 있지만, 국가 정책을 통해 지속적으로 키워 재생에너지·원전·그리드·가상발전소(VPP) 등을 패키지로 묶어 수출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것이 기후부의 구상"이라고 덧붙였다.

재생에너지 정책 원칙으로는 △정부 임기 내 100GW까지 확대 △단위가격 100원 수준까지 인하 △발전 수익의 지역 주민 공유 △산업 경쟁력 강화를 제시했다.

기후부는 기존 환경부가 산업통상부로부터 에너지 정책을 이관받아 확대·개편하는 방식으로 지난해 10월 1일 출범했다. 재정경제부·기획예산처 출범과 함께 과거 기획재정부가 관리하던 기후대응기금 업무도 기후부로 이관됐다.

이에 따라 2018년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을 53~61% 감축하기로 한 2035년 NDC 달성을 위해 전력 부문을 포함한 산업·수송·건물 등 각 부문의 전환을 총괄하는 주무 부처가 됐다.

김 장관은 "탄소 저감만으로는 부족하기 때문에 관련 산업을 어떻게 육성할지에 초점을 맞춘 '한국형 녹색전환(K-GX)' 전략을 추진 중"이라며 "올해 6월까지 민관 합동으로 계획안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9일 정부세종청사 장관실에 마련된 일일 전력 수급 현황판을 가리키며 설명하는 모습. 화면은 제주도의 실시간 전력 수급 현황으로, 붉은색이 태양광발전량이다. 앞으로 전국적으로 붉은색의 태양광 비중이 늘 전망이지만, 오전부터 낮시간까지만 지속되는 한계를 극복할 BESS(배터리에너지저장장치)와 양수발전 확대가 관건으로 떠올랐다. 최서윤 기자

에너지전환 주무부처 된 기후부…전력 현황 실시간 체크

에너지 전환의 주무 부처 수장이 된 김 장관은 전력거래소(KPX)의 실시간 전력 수급 현황판을 사무실에 띄워 놓고 매일 확인하고 있다고 했다. 오전부터 등장해 초저녁 무렵 사라지는 태양광 비중을 대폭 늘리고, 태양광 발전이 이뤄지지 않는 저녁~밤 시간대 전력을 보완할 배터리에너지저장장치(BESS)와 양수발전 확대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재생에너지 설비 용량을 현행 34GW 수준에서 2030년 100GW까지 대폭 확대하고, 신규 원전 2기와 소형모듈러원전(SMR)을 계획대로 건설하기로 큰 방향을 정한 만큼,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2026~2040)도 올 상반기 중 윤곽이 나올 전망이다.

김 장관은 "그동안은 소위 전력 비중이 최종 발표의 핵심이었지만, 비중보다 중요한 것은 각각의 자원이 가진 유연성을 어떻게 결합하느냐"라며 "여기에 초점을 두고 전력망을 포함해 종합적·객관적·과학적으로 계획을 세우겠다"고 말했다.

재생에너지와 원전 중심의 에너지 믹스 체계에서 현재 약 30%를 차지하는 석탄발전이 퇴출된 이후에는 비중 논쟁보다 재생에너지의 간헐성과 원전의 경직성을 극복해 24시간 안정적인 전력망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해진다는 설명이다.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수립과 함께 고려할 현안으로는 한국전력 발전자회사 통폐합과 전력시장 및 요금제 개편 문제가 꼽힌다.

발전사 통폐합과 관련해 김 장관은 "2040년까지 석탄발전소를 중지하기로 한 약속이 제12차 전기본의 법적 시한과 일치한다"며 "공기업 영역에서 석탄발전을 담당하는 5개 발전사를 어떻게 운영하는 것이 합리적인지에 대해 곧 정식 용역을 발주해 객관적으로 판단해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5개 발전사가 유사한 사업을 하고 있는데, 경쟁을 일정 부분 유지하는 것이 나을지, 아니면 통폐합 이후 조직적으로 재생에너지 전환(노동의 정의로운 전환 포함)을 추진하는 것이 효과적일지는 정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대략 4~5월이면 2~3개 경로로 압축될 것으로 보고, 장단점을 분석해 효율적인 방안을 찾겠다"고 말했다.

전기요금과 관련해서는 "국민 생활 물가와도 연동된 문제인 만큼, 한전에 일방적으로 적자를 떠안게 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며 "지역별 요금제 도입과 함께 요금제 개편을 당사자 동의와 협의 과정을 거쳐 단계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산업용 전기요금의 경우 태양광 발전이 늘어나는 낮 시간대 요금을 인하하고, 저녁과 밤 시간대 요금을 인상하는 계시(계절·시간)별 요금제 도입을 추진 중이다. 발전소 인근 소비자에게 송전 비용을 제외해 전기요금을 낮추는 지역별 차등요금제 도입도 검토하고 있다.

김 장관은 "지난 정부 말 일방적으로 산업용 전기요금만 올린 탓에 부담을 줄여줄 필요가 있다"며 "계시별 요금제를 도입하면 대부분 기업에는 유리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24시간 가동으로 계시별 요금제가 별로 득이 되지 않는 업체들은대체로 수도권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있어 향후 지역별 요금제가 도입되면 상대적으로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장관은 이 같은 제12차 전기본 수립과 전기요금제 설계 과정에서도 국민 공론화 절차를 거치겠다고 예고했다. 지난해 2035년 NDC 수립과 최근 신규 원전 건설 여부 결정 과정과 마찬가지로, 대국민 정책 설명과 의견 수렴 기회를 갖겠다는 취지다.

김 장관은 "기존 전기본과 달리 주요 쟁점은 가급적 사전 토론회를 통해 국민과 함께 만들어 나가고, 관련 데이터도 최대한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지역별 차등 전기요금제에 대해서도 "조속히 국민 공론을 거쳐 도입해 기업이 국가균형발전에 기여하는 동시에 기업에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했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9일 정부세종청사 회의실에서 출입기자단 간담회를 진행한 모습. 기후부 제공

"기후변화로 식목일 3월로 앞당겨야…1인 1그루 심기"  

김 장관은 "탄소 저감에 가장 효과적이고 좋은 방법은 나무 심기"라며 "지구 온도가 상승하면서 현재 4월 5일인 식목일에 나무를 심으면 착근이 잘 되지 않아, 사실상 식목일을 3월로 앞당겨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후위기로 인해 나무를 심는 시기도 앞당겨야 하는 상황"이라며 "아직 확정 단계는 아니지만 산림청과 협의해 보겠다"고 밝혔다. 또 "가급적 모든 국민이 1인 1그루를 심고, 공공 부문이 5천만 그루를 심어 매년 1억 그루의 나무를 추가로 식재함으로써 탄소 저감에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올해 들어 최대 현안으로 떠오른 수도권 직매립 금지에 따른 쓰레기 대란과 관련해서는 "일부 물량이 충청권으로 넘어가면서 도민들의 걱정이 있다"며 "전체 발생량 기준으로는 1.7% 수준이고, 민간 계약 물량 기준으로는 10~15% 정도가 이동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가능한 한 빠르게 수도권 내에서 처리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며 "조만간 대책을 발표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김 장관은 "공공 소각장을 빠르고 안전하게 확충하고, 전처리 시설을 추가하는 것이 국가의 역할"이라며 "소각 물량을 줄이되 소각 시설은 지산지소형으로 발생지에서 우선 처리할 수 있도록 돕고, 광역권을 넘나드는 처리는 최소화하도록 지자체와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낙동강 녹조 문제 해결과 취·양수장 개선이 주요 현안으로 꼽힌다. 김 장관은 "수문을 일시적으로 여닫는 '계절관리제'를 통해 녹조 우려를 완화하고, 낙동강으로 유입되는 인(燐) 등 오염원을 원천적으로 저감하는 동시에 취·양수장 개선을 2028년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5월 시행 예정인 녹조 계절관리제의 세부 계획은 이르면 다음 달 공개될 전망이다. 김 장관은 "4~5월 해당 지자체와 주민 협의를 거쳐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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