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후 성남시 자율주행 셔틀버스에 시동이 걸렸다. 안전관리자가 운전석에 앉아 있었지만 핸들을 잡지 않았다. 대신 빨간색 버튼을 누르자 차량은 스스로 핸들을 돌리며 고가도로로 올라탔다.
성남종합운동장을 빠져나온 버스는 직진 구간에서 차로를 정확히 유지하며 주변 차량 흐름에 맞춰 속도를 조절했다. 좌회전 지점에 이르자 왼쪽 깜빡이를 켠 뒤 차선을 옮겨 자연스럽게 방향을 틀었다. 버스에 탑승한 시민들은 예상보다 부드러운 주행에 "우와"라며 감탄사를 내뱉었다.
차량 정체가 잦은 모란시장 인근에서도 주행은 안정적이었다. 일반 버스가 갑자기 끼어들자 셔틀은 즉각 멈춰 섰다가, 상황을 판단한 뒤 다시 출발했다. 정류장 앞에서는 센서로 보행자와 갓길 주차 차량을 인식해 정확한 위치에 멈춰 섰고, 주변 차량 흐름을 확인한 뒤 다음 정류장으로 이동했다.
맞은편 신호등이 적색으로 바뀌면 속도를 자연스럽게 줄였고, 앞차와는 충분한 안전거리를 유지했다. 급가속이나 급제동 없이 이어지는 주행은 도심 도로에서 보기 드문 '모범 운전'에 가까웠다.
다만 실선 구간이나 혼잡한 차로에서는 한계도 드러났다. 앞차가 멈추거나 옆 차량이 양보하지 않을 경우 차선 변경이 이뤄지지 않았고, 이때는 안전관리자가 수동으로 개입했다.
이날 성남종합운동장에서 성남시청 인근까지 왕복 약 6.4km를 이동하는 데 걸린 시간은 약 30분. 이 중 약 10분은 수동 운전으로 진행됐다.
자율주행 셔틀버스를 이용한 김대현(20)씨는 "구도심이라 차량이 많아 사람이 개입하는 상황도 있었지만, 전반적으로는 충분히 안정적이었다"며 "무료로 첨단 기술을 체험할 수 있어 앞으로도 자주 이용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26일부터 자율주행 버스 본격 운행…이용은 '무료'
성남시는 이날 성남종합운동장 내 주차장에 조성된 모빌리티 허브센터에서 '성남시 자율주행자동차 시승식'을 열고 자율주행자동차 시범운행 계획을 공식화했다.
자율주행 셔틀은 모란역 인근 성남종합운동장 야외 주차장에 위치한 모빌리티 허브센터를 거점으로 두 개 노선에 투입된다. SN01 노선은 모빌리티 허브센터에서 모란역과 성남동을 거쳐 판교제2테크노밸리까지 연결하는 편도 8.1km 구간이며, SN02 노선은 모빌리티 허브센터~모란역~성남하이테크밸리를 순환하는 총연장 12.1km 노선이다. 각 노선에는 쏠라티 차량 1대씩이 운영된다.
셔틀은 오는 2월 26일부터 2년간 시범운행에 들어가며, 시범 기간 동안 시민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운행 시간은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하루 4회 운행되며, 차량 1대당 최대 14명까지 탑승 가능하다.
모든 차량에는 안전관리자 1명이 탑승해 운행 전후 점검과 돌발 상황에 대비하고, 교통 혼잡 구간 등에서는 필요 시 수동주행이 개입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특히 이번 시범운행은 어린이·노인 보호구역에서도 자율주행 실증이 이뤄지는 전국 첫 사례다. 시는 셔틀이 통과하는 보호구역 2곳에 라이다(LiDAR·레이저를 이용해 주변 사물의 거리와 위치를 정밀하게 측정하는 기술) 기반 인프라와 통합관제 시스템을 구축해 차량의 주변 인지 능력과 대응 속도를 강화했다.
신상진 성남시장은 "자율주행은 더 이상 먼 미래의 기술이 아니라 시민의 일상 속 이동 방식을 바꾸는 변화"라며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안전하고 편리한 교통서비스로 정착할 수 있도록 단계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