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시설 美이전 요구에 대만 "불가능하다" 일축

관세협상 대표 "대만 산업 키우는 것이 우선순위"

정리쥔 대만 행정원 부원장. 연합뉴스

미국이 요구해온 대만 반도체 생산능력의 미국 이전에 대해 대만 고위 당국자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미국 측에 분명히 전달했다고 밝혔다. 또 최첨단 공정 기술은 미국에 넘기지 않겠다는 뜻도 확인했다.
 
9일 복수의 대만 매체들에 따르면, 정리쥔 대만 행정원 부원장(부총리)은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대만 반도체 생산능력의 40%를 미국으로 이전하려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에 대해 "미국에 아주 분명하게 '불가능'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미국과의 관세 협상을 이끌고 있다.
 
양국은 9개월 동안 이어진 관세 협상을 지난달 매듭지으면서 △대만산 수출품에 대한 상호관세율 15%로 인하 △직접 투자와 신용 보증 등 총 5천억달러(약 730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 등을 합의했다.
 
하지만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이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 내 대만 반도체 공급망 생산능력의 40%를 미국으로 이전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히면서 대만을 곤혹스러운 상황에 빠뜨렸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 본사. 연합뉴스

정 부원장은 "대만의 선진 제조 공정은 글로벌 생산 가치의 90% 가까이 차지하고 있고 이는 대만이 수십년간 발전시킨 반도체 생태계"라면서 "옮길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일축했다.
 
그는 "'호국신산'(護國神山·'나라 지키는 신령스러운 산'이라는 의미로 대만의 반도체산업을 뜻함)은 점점 더 커질 수밖에 없지만, 미국에 대한 투자 확대는 국내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한다는 전제에 기반한다"고 말했다. 대만 반도체 산업을 자체적으로 더 키운 후에 후순위로 미국 투자가 가능할 것이라는 의미다.
 
그는 특히 미국을 향해 반도체 최첨단 공정 기술은 절대 넘어가지 않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대만에서 먼저 새로운 첨단기술을  연구·개발하고 실제 공정에 적용해 제품의 양산을 확인한 후에 다른 국가에 신규 투자를 할 수 있다고도 했다.
 
다만, 정 부원장은 대만의 생산시설을 이전하지는 않겠지만, 산업 클러스터 개발 경험을 공유해 미국의 반도체 생태계 조성을 도울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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