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광주 행정통합을 추진 중인 광주시가 국회와 정부를 상대로 통합특별법 전면 보완을 요구하며 총력전에 나섰다. 중앙부처 협의 과정에서 핵심 특례 다수가 수용되지 않으면서 통합 추진에 급제동이 걸리자, 재정·권한 특례를 반드시 관철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강기정 광주광역시장은 9일 오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가 연 '행정통합 특별법 입법공청회'에 참석해 "통합 추진 35일 만에 특례 조항 386개 중 119개가 부동의됐다는 소식을 듣고 큰 충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강 시장은 "이번 법안은 빠르게 추진돼 최소한만 담았다고 판단했는데, 그마저 상당 부분이 수용되지 않았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강 시장은 행정통합이 단순한 행정구역 결합이 아니라 지역의 미래가 걸린 생존 과제라고 강조했다. 특히 전남·광주 통합은 이재명 대통령이 제시한 '5극3특' 지방주도 성장 전략과 실질적 자치분권이라는 국정철학을 실현하는 핵심 과제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강 시장은 이날 공청회에서 특별법에 반드시 담아야 할 핵심 과제로 △재정 지원 명문화 △의회 구성 형평성 확보 △기업 유치를 위한 특례 반영 △광주 5개 자치구로의 권한과 재정 이양을 제시했다. 그는 "대통령이 약속한 4년 20조 재정 지원이 법안에 담기지 않았고, 향후에도 담기 어렵다는 의견까지 나와 걱정이 크다"며 "재정 지원 조항은 반드시 특별법에 명문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회 구성 문제도 짚었다. 광주와 전남의 시·도의원 정수 격차가 큰 만큼 통합 초기 의회 운영의 안정성을 확보할 장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강 시장은 "의원 정수를 늘리거나 특정 지역이 원 구성을 과반 이상 차지하지 못하도록 하는 규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기업 유치와 직결된 특례 도입도 강하게 요구했다. 에너지, 영농형 태양광, 차등 전기요금, 인공지능 분야 등은 시범적으로라도 특별법에 담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강 시장은 "개별법으로 나중에 담자는 이유로 이번에 제외된다면 통합의 실질적 성과를 만들기 어렵다"며 "기업이 올 수 있는 제도적 유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자치구 재정 이양 역시 핵심 쟁점으로 제시했다. 특별시 권한이 광역에만 집중될 경우 기초 자치의 실질적 자율성이 약화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강 시장은 "광주 5개 구로 권한을 이양하려면 재정 이양 조항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행안부 반대가 크더라도 국회가 역할을 해달라"고 호소했다.
강 시장은 "지금 통합을 추진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절박함 때문에, 비록 충분한 자치분권 권한이 모두 담기지 않더라도 향후 연방제 수준의 지방정부로 나아가기 위한 시범 실시라는 관점에서 추진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의 지원 의지, 시·도지사의 결단, 시·도민의 염원이 모인 지금이 행정통합의 천재일우의 기회라는 설명이다.
강 시장의 행보는 국회를 넘어 정부로도 이어지고 있다. 그는 이날 저녁 김민석 국무총리를 만나 광주·전남 통합의 성공적 추진을 위한 시·도민의 뜻과 특례 반영의 절실함을 전달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는 김영록 전남지사와 지역 국회의원들도 함께할 계획이다.
앞서 강 시장은 지난 8일 목포대학교 남악캠퍼스에서 열린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설치를 위한 특별법안 논의를 위한 제5차 시·도지사·지역 국회의원 간담회'에서도 중앙부처의 전향적 결단을 촉구했다. 이 자리에서는 '과감한 재정·권한 특례를 담은 진짜 통합특별법 제정 촉구를 위한 광주전남 국회의원과 시·도지사 공동결의문'도 발표됐다.
강 시장은 "광주전남 통합은 지역 민원이 아니라 대한민국과 지역의 생존 문제"라며 "중앙정부는 관행과 기존 제도에 얽매이지 말고 실질적인 특별법 제정을 통해 시·도민의 삶을 진짜로 바꾸는 통합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광주시는 국회 심의 일정에 맞춰 중앙부처와 국회를 상대로 특례 반영을 위한 설득과 대응을 이어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