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썸의 가상자산 오지급 사고와 관련해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전산 시스템 전반에 대한 점검에 착수하고, 위법 사항이 확인될 경우 엄중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이찬진 원장은 9일 금융감독원 새해 업무보고 기자간담회에서 "가상자산 정보시스템의 구조적 문제를 적나라하게 보여준 케이스"라며 "오기입 가능 전산 시스템에 관한 문제를 집중적으로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사고 직후 긴급 대응에 나섰다. 이 원장은 "당일 보고를 받고 즉시 상황을 파악했고, 다음날 아침 긴급회의를 개최한 뒤 현장점검에 착수했다"며 사실관계와 이용자 피해 여부를 우선 확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자산관리 보호체계와 사고 방지 전산시스템, 내부통제 설계·운영의 적정성 등을 중점적으로 점검 중이다.
당국은 법 위반 소지가 드러날 경우 검사와 제재도 불사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일부 법 위반 소지가 발견되면 즉시 현장검사로 전환하고, 위법사항은 엄중 조치할 예정"이라며 "이번 사고로 가상자산 안정성과 이용자 보호에 대한 우려가 매우 높아진 상황을 엄중하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사고는 이용자에게 2천원 상당의 비트코인을 지급하는 이벤트 과정에서 2천개의 비트코인이 잘못 지급된 데서 비롯됐다. 금감원은 현행 가상자산 이용자보호법 등 관련 법령으로 제재가 가능한지도 함께 검토하고 있다.
이 원장은 오지급 자산을 처분할 경우 법적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잘못 지급된 비트코인을 다시 그대로 반환할 의무(원물반환의무)가 있는데, 이걸 팔아 차액이 발생했다는건 재앙"이라며 원물 반환이 어려워질 경우 법적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금감원은 이번 사태를 단순 사고가 아닌 시장 신뢰와 직결된 문제로 보고 있다. 이 원장은 "가상의 오입력된 데이터가 실제 거래로 이어졌다는 점 자체가 본질적인 문제"라며 거래 안정성 측면에서 심각한 위험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또 이번 사례가 가상자산 시장의 구조적 취약성을 드러낸 만큼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가상자산 2단계 입법 과정에서 시스템 안정성과 거래 안정성을 보완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감원은 다른 거래소에 대해서도 자산 보호 체계와 내부통제 운영 실태를 점검할 계획이다. 이 원장은 "유사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거래소 전반의 보호·운영 체계를 점검하고, 미흡 사항은 개선하도록 하겠다"며 "위험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제도 마련을 위해 입법 지원에도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
한편 사전 예방이 가능했느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감독 인력의 한계도 언급했다. 그는 "가상자산 감독 인력이 20명도 채 되지 않는 상황"이라면서도 "이번에는 주말에도 즉시 현장 대응에 나서는 등 소비자 보호 관점에서 민첩하게 대응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