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최근 한국 경제 상황에 대해 "소비 개선에 힘입어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생산 증가세가 유지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지난달에 이어 제조업과 건설업이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으나, 서비스업 회복과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호조가 경기 하방 압력을 일부 완화하고 있다.
KDI는 9일 이런 내용이 담긴 'KDI 경제동향 2월호'를 발표했다. 지난해 11월부터 넉 달 연속 '소비를 중심으로 경기 개선이 지속되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해 12월 전산업생산은 전년 동월 대비 1.8% 증가해 11월(0.4%)보다 증가 폭이 확대됐다. 건설업과 제조업 생산이 부진했음에도 서비스업 생산 증가 폭이 확대하면서 전체 생산을 견인했다. 서비스업 생산은 3.7% 증가했으며, 도소매업(9.1%), 전문·과학·기술 서비스업(5.7%), 금융·보험업(3.6%) 등 대부분 부문에서 회복 흐름이 이어졌다.
소비는 소득 여건 개선과 누적된 금리 인하 효과에 힘입어 완만한 개선세를 지속했다. 12월 소매판매액은 전년 동월 대비 1.2% 증가하며 전월(0.8%)보다 증가 폭이 확대됐다. 내구재 소비가 7.3% 증가하며 전체 소비를 이끌었고, 승용차 판매 증가 폭도 (5.4%→12.6%) 확대됐다. 숙박·음식점업(0.4%)과 예술·스포츠·여가 관련 서비스업(2.0%) 등 소비와 밀접한 서비스업 생산도 비교적 높은 증가세를 나타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110.8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며, 소비 회복세 지속 가능성을 보여준다.
반면 투자 부문은 여전히 부진하다. 12월 설비투자는 10.3% 감소하며 감소 폭이 크게 확대됐다. 기타 운송장비를 중심으로 운송장비 투자가 31.1% 급감했고, 반도체 제조용 장비 투자도 13.3% 감소했다. 건설기성은 4.2% 감소하며 전반적인 위축이 이어졌으나, 건축(-15.6%→-4.1%)·토목(-19.2%→-4.6%) 부문 모두 감소 폭은 축소됐다.
KDI는 다만, 반도체 공장 건설을 중심으로 비주거용 건축(경상, -13.4%→3.3%)은 증가로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수출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증가세를 이어갔다. 1월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33.9% 증가했으며, 조업일수 확대(+3.5일)와 반도체 가격 급등이 증가를 주도했다.
반도체 수출은 일평균 기준 72.6% 증가했으나, 물량 증가율은 3.2%로 둔화했다. 반도체를 제외한 품목 수출은 미국 관세 가능성 등으로 부진을 이어갔다. 수입은 반도체 장비(74.6%)를 중심으로 증가했고, 무역수지는 87억 달러 이상의 대규모 흑자를 유지했다.
고용은 정부의 일자리 사업 종료 영향으로 취업자 수 증가 폭이 축소됐지만, 60세 미만 서비스업 등에서는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로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했으며, 국제유가 하락과 농산물 가격 안정이 이를 뒷받침했다.
한편, KDI는 미국의 관세 인상 가능성과 유가 변동성 확대, 글로벌 경제 둔화 우려 등 대외 불확실성은 다소 확대됐다고 봤다. 이러한 요인은 향후 수출 흐름과 산업 투자, 원자재 가격 및 기업 심리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