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벤야민만큼 몸이 안 좋아서…"
스노보드 남자 평행대회전에서 김상겸(하이원)을 제치고 금메달을 차지한 벤야민 카를(오스트리아)의 '상의 탈의 세리머니'가 화제다. 카를은 이 퍼포먼스가 자신의 우상에게 바치는 헌사였다고 설명했다.
카를은 8일(현지 시각)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파크에서 열린 스노보드 남자 평행대회전 결승에서 대한민국의 김상겸에 0.19초로 앞서 금메달을 차지했다. 2022년 베이징 대회에 이어 또다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근소한 차이로 김상겸보다 먼저 결승선을 통과한 뒤 카를은 감정을 주체하지 못했다. 영하의 날씨에도 상의를 벗어 던지며 온몸으로 기쁨을 만끽했다. 마치 헐크를 떠올리게 하는 자세로 포효했고 관중석에서는 뜨거운 박수가 터져 나왔다.
자신의 우상이었던 헤르만 마이어에게 세리머니를 바치고 싶었다고 세리머니를 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마이어는 오스트리아 역사상 가장 위대한 스키 선수로 꼽힌다. 올림픽 2회, 세계선수권 3회 정상에 섰고 월드컵 통산 54승을 거뒀다.
카를은 "베이징 때는 감정이 올라와서 기회를 놓쳤다. 세리머니를 헤르만 마이어에게 바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마이어가 예전에 이 세리머니를 한 적이 있다. 같은 포즈를 취하기 위해 25년을 기다렸다"고 감격스러워했다.
1985년생인 카를은 만 40세의 노장이다. 이번 대회는 자신의 5번째 올림픽이다.
6번째 올림픽 가능성도 열어뒀다. 카를은 "지금은 뭐라고 말하기 어렵다"면서도 "아직은 시간이 많이 남았다. 50대에 시상대에 오르는 건 불가능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몸매는 50대까지도 유지할 수 있다"고 활짝 미소를 지었다.
김상겸은 카를의 우승을 축하하기 위해 세리머니가 끝날 때까지 옆에서 기다렸다. 경기 후 김상겸은 "상의를 탈의하고 세리머니를 하길래 저도 탈의를 하고 싶었다"며 "나는 벤야민만큼 몸이 안 좋았기 때문에 세리머니를 같이 하지는 못했다"고 재치 있는 대답을 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