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금기 깬 美 피겨 말리닌, 감점 2점에도 과감한 '백플립'

빙판 위 백플립. 연합뉴스

일리야 말리닌(미국)이 피겨스케이팅의 오랜 금기를 깨고 올림픽 무대에서 화려한 '백플립(뒤 공중제비)'을 재소환했다.

일리야 말리닌은 8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피겨스케이팅 팀 이벤트 남자 싱글 쇼트 프로그램에 출전했다. 그는 연기 막판 관중의 탄성을 자아내는 백플립을 선보이며 은반을 달궜다.

백플립은 약 반세기 동안 피겨스케이팅에서 '금지된 기술'이었다. 1976년 인스브루크 대회에서 테리 쿠비카(미국)가 처음 선보인 이후,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은 부상 방지와 선수 보호를 이유로 이듬해부터 이 기술을 공식 금지했다. 규정에 따라 백플립을 시도한 선수는 성공 여부와 상관없이 감점 2점을 받아야 했다.

금기에 도전한 사례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1998년 나가노 대회 당시 수리야 보날리(프랑스)는 판정에 대한 항의의 의미로 감점을 감수하며 백플립을 강행해 큰 파장을 일으켰다. 당시 보날리는 흑인 선수로서 겪는 차별에 항거하는 의미로 마지막 올림픽 무대에서 이 기술을 던지고 은퇴했다.

하지만 시대의 변화와 볼거리 확대를 위해 ISU는 2024년 백플립 금지 규정을 전격 해제했다. 이에 따라 말리닌은 약 50년 만에 올림픽 무대에서 감점 없이 '합법적'으로 백플립을 구사한 첫 번째 선수가 됐다.

말리닌은 경기 후 "관중들이 통제 불가능할 정도로 크게 환호해 줬다"며 "올림픽 무대의 무게감과 감사함을 느낀 순간"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말리닌은 98.00점을 획득해 가기야마 유마(일본·108.67점)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백플립은 성공하더라도 별도의 가산점이 붙지 않는 기술이지만, 말리닌은 순위를 넘어 이날 경기장에서 가장 뜨거운 박수갈채를 받은 주인공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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