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 합당 논의…로드맵 유출에 특검 추천 논란까지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왼쪽)와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 윤창원 기자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간 이뤄지던 합당 논의가 벼랑 끝에 몰렸다.

로드맵이 담긴 대외비 문건이 유출된 데 이어 합당을 제안한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인사 검증 문제로 타격을 받은 일이 맞물리면서 좌초 위기를 맞았다.

조국혁신당이 설 연휴 직전인 오는 13일을 일종의 최후통첩 시한으로 제시하면서 이번 주 여권은 합당 문제를 놓고 격랑에 휩싸일 전망이다.

'합당 문건' 공개 뒤 민주당 동요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가 8일 국회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

조 대표는 8일 기자간담회에서 "2월 13일까지 공식적이고 공개적인 답변이 없다면 합당은 없는 것으로 하겠다"며 민주당을 압박했다.

사실 설 연휴는 애초부터 합당의 중대 분수령으로 꼽히는 시점이었다. 양당의 6·3 지방선거 공천 절차를 고려하면 적어도 그 전에는 원칙적 합의가 이뤄져야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그럼에도 조 대표가 구체적으로 시점을 못박은 건 일명 '대외비 합당 문건'이 공개된 뒤 민주당 내부 동요가 상당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사무처가 작성한 7쪽짜리 '합당 절차 및 추진 일정 검토안'을 동아일보가 지난 6일 공개한 뒤 양당 지도부는 '금시초문'이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파열음은 잦아들지 않았다.

합당 반대의 선봉에 선 이언주·강득구·황명선 최고위원이 '밀약'으로 '답정너' 추진하려 했다며 공개 반발한 데 이어 초선 의원 텔레그램 대화방에서는 추가 입장을 내자는 의견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은 오는 10일 의원총회에서 의견을 수렴하고 당원 여론을 별도로 파악한 뒤 합당 추진에 관한 입장을 정 대표가 최종 발표할 방침이다.

'특검 추천'으로 정청래 타격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생각에 잠겨있다. 윤창원 기자

정 대표가 이재명 대통령에게 추천한 특검 후보와 관련해 논란이 불거진 것도 합당 반대파가 공격할 빌미가 됐다.

민주당이 2차 종합특검 후보로 추천한 전준철 변호사는 검찰 특수통 출신인데, 지난 2023년 대북송금 사건에서 김 전 회장의 1차 변호인단을 맡았던 사실이 뒤늦게 전해졌다.

전 변호사는 김 전 회장의 횡령·배임 대목만 맡았을 뿐 대북송금 등 핵심 혐의에는 관여하지 않았다는 입장이지만, 이 대통령은 여당이 전 변호사를 추천한 데 대해 강한 불쾌감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전 변호사 대신 조국혁신당 추천 권창영 변호사를 특검에 최종 임명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김 전 회장이 국내 압송 뒤 "북한에 보낸 300만 달러는 이재명 당시 경기지사의 방북을 위한 것"이라고 진술을 번복하면서, 그 진술을 핵심 근거로 재판에 넘겨졌었다.

이런 전 변호사를 추천한 건 정청래 대표 측 인사로 꼽히는 이성윤 최고위원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전 변호사는 이 최고위원이 서울중앙지검장 시절에도 핵심 보직을 맡겨 '이성윤 사단'으로 불렸다고 한다.

여권 안팎에선 전 변호사를 선택지에 넣어놓은 것만으로도 부적절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특히 혁신당과의 합당에 반대하며 당내에서 정 대표와 대척점에 선 지도부 인사들이 전면에 나섰다.

이언주 최고위원은 8일 페이스북에 "제2의 체포동의안 가결 시도나 다름 없다"며 강하게 질책했다.

과거 당대표이던 이 대통령에게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했을 때 민주당 일부 의원들이 국회 체포동의안에 찬성했던 것과 이번 일을 비교해, 전 변호사 추천을 일종의 배신 행위로 규정한 셈이다.

사태가 커지자 정 대표는 박수현 수석대변인을 통해 "당의 인사검증 실패로 대통령에게 누를 끼쳐 죄송하다"며 사과 입장을 밝혔다.

추천기사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