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천피는 남 얘기?…양극화에 못갚는 은행 대출 '눈덩이'

'14조이익' 4대銀 요주의 8조·NPL 4.5조, 코로나 이후 최대

코스피가 6% 넘게 급등하며 5200선을 회복한 3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박종민 기자

4대 주요 시중은행(KB·신한·하나·우리)이 지난해 약 14조원에 이르는 사상 최대 순이익을 거뒀지만, 부실 대출도 불어나면서 관련 건전성 지표가 악화하고 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은행의 2025년 연간 순이익은 총 13조9천919억원으로, 전년(13조3천435억원)보다 약 5% 많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코로나19 극복 과정에서 초저금리와 함께 대출이 빠르게 불어나기 시작한 2021년(10조316억원)과 비교하면 순이익이 4년 사이 39.4%(3조9천603억원)나 급증했다.
 
4대 금융지주는 지난해 은행 등 계열사 이자 이익 성장의 주요 배경과 관련해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수익성 악화 우려에도 불구, 은행의 대출자산 증가로 이자 이익을 방어했다"고 설명했다.
 
금리 하락으로 은행의 연간 순이자마진은 떨어졌지만, 대출이 계속 늘어 총 이자이익은 오히려 더 늘었다는 것이다.
 
정상적인 대출 자산 규모만 커진 게 아니라, 상환 여부가 불확실한 부실 대출도 빠르게 불어났다는 점이 문제다.
 
4대 금융지주가 실적과 함께 공개한 팩트북(손익·자산·재무 상세표)을 보면, 4대 계열 은행의 지난해 4분기 말(12월 말) 기준 요주의여신(연체 1~3개월)의 합은 7조9천291억원에 이른다.전년(7조1천146억원)보다 11%, 2021년(5조3천93억원)보다 49%나 많다.
 
요주의여신 규모는 2021년 말 5조3천93억원, 2022년 말 6조623억원, 2023년 말 6조2천918억원, 2024년 말 7조1천146억원, 2025년 말 7조9천291억원으로 계속 커지는 추세다.
 
요주의 단계보다 부실이 더 심한 고정이하여신(NPL·연체 3개월 이상)도 전년 말보다 14% 늘어난 4조5천489억원으로 집계됐다. 2021년 이후 최대 기록이다.
 
이에 따라 전체 여신(대출) 중 NPL 비율(단순평균·0.30%)도 0.03%포인트(p) 올라 5년 내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
 
반대로 부실을 흡수·감당할 능력을 가늠할 수 있는 4대 은행의 단순 평균 NPL커버리지비율(대손충당금 잔액/고정이하여신)은 171.7%로 떨어졌다. 2021년 이후 가장 낮은 비율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코로나 위기 이후 은행들도 나름대로 해마다 상당액의 충당금을 쌓아 건전성 악화 가능성에 대비해왔다"면서도 "하지만 NPL 커버리지 비율이 큰 폭으로 떨어진다는 것은 2024년 이후 대출 부실이 현실로 드러나면서 충격 흡수 능력, 완충력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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