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종호> 세계 최대 자금을 운용하는 노르웨이 국부펀드, 기술주 랠리로 큰 돈을 버는 동시에 ESG 원칙에 어긋나는 기업에선 발을 빼고 있습니다. 특히 지금 노르웨이 국부펀드가 정조준하는 건 기후위기인데요. 이 분야 전문가에게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하수정 북유럽연구소장 나와 계세요. 안녕하세요?
◇ 하수정> 안녕하세요.
◆ 홍종호> 노르웨이 하면 깨끗한 물, 절대적으로 전력 공급에 효자 역할을 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석유, 천연가스 이것도 국민들이 많이 알고 계세요. 이 국부펀드는 어떻게 구성되는 겁니까?
◇ 하수정> 노르웨이가 진짜 축복받은 나라죠. 많이들 부러워하시는데 옆나라인 덴마크나 스웨덴은 우리가 아는 기업들이 많지만 노르웨이는 아는 기업이 별로 없잖아요. 수출의 절반 정도가 기름하고 천연가스에서 나오거든요. 나머지는 연어 파는 거 정도인데 원래 노르웨이는 정말 가난한 나라였어요.
◆ 홍종호> 그런가요?
◇ 하수정> 네. 북유럽이 다 되게 가난한 나라였죠. 척박하기도 하고. 그러다가 노르웨이가 1965년에 덴마크하고 영해를 구분하는 협상을 해요. 그때는 기름이 나올 수 있다는 가능성이 있긴 했지만 희박했기 때문에 당시에는 대구를 얼마나 잡을 수 있느냐, 대구 조업권 뭐 이런 게 큰 문제였는데요. 선을 그어서 영해를 정했더니 기가 막히게 이 선을 중심으로 노르웨이 쪽은 기름이 나고 덴마크 쪽은 기름이 안 나요. 천연가스는 나지만요. 나중에는 그 협상에 참여했던 덴마크 총리가 알코올 중독자라는 얘기가 나오기도 했죠.
◆ 홍종호> 협상을 제대로 못 했군요.
◇ 하수정> 네. 그런 얘기가 나오기도 했는데요. 아무튼 딱 4년 후인 1969년에 유전이 발견된 거예요. 그래서 엄청난 부가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이걸 관리할 필요성이 생겼죠. 그러면서 국부펀드의 필요성이 대두되기 시작합니다.
◆ 홍종호> 워낙에 거기서 수익이 많이 생겼다는 얘기겠네요.
◇ 하수정> 그렇죠. 근데 여기서 원래 자원이 많은 나라는 딜레마잖아요. 저주이기도 하고.
◆ 홍종호> 우리 경제학에서 그런 표현을 쓰죠.
◇ 하수정> 그렇죠. 자원의 저주. 딱 10년 전에 네덜란드에서도 천연가스가 발견돼서 네덜란드 병이라는 말이 나왔어요. 네덜란드는 수출과 무역 중심 국가인데 자원, 천연가스 때문에 부가 유입돼서 길드의 가치가 올라가니까 수출이 어려움을 겪는 거예요. 그러면서 네덜란드 경제가 침체돼서 저렇게는 안 되겠다 싶은 거예요. 노르웨이는 딱 10년 전에 이웃 나라의 상황을 봤으니까 관리를 하자는 쪽으로 갔어요. 그러다 1970년대 오일 파동이 또 있었잖아요. 유가에 흔들리지 않는 예비비 같은 걸 만들어야 된다는 필요성이 대두됐는데 기름이 지금부터 80년 정도까지 캘 수 있는 정도가 남았다고 해요. 그런데 지속가능 발전이라는 말이 1986년에 나왔는데 이 말을 만든 게 브룬틀란 보고서잖아요. 아시죠?
◆ 홍종호> 맞습니다.
◇ 하수정> 이 사람이 노르웨이 총리였어요. 지금도 노르웨이 스웨덴 기업가들을 만나서 인터뷰를 하면 미래 세대를 위해서라는 말을 굉장히 많이 해요. 그래서 지속가능의 정의가 미래 세대를 위해서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것을 최소한 이만큼은 남겨줘야 된다는 거잖아요. 그러면 우리가 기름을 다 쓰면 미래 세대는 먹고 살 게 없는데 이만큼 이상을 남겨줘야 된다는 취지로 이 기름으로 저축하기 시작한 거죠.
◆ 홍종호> 그게 국부펀드의 모태가 되는 거군요.
◇ 하수정> 네. 1990년도에 의회에 통과해서 국부펀드가 창설되고 1996년도에 첫 번째 입금이 시작됩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계속 이어져 오고 있어요. 처음에는 한 20조 정도였다가 지금은 3,000조가 넘어요. 최근에 확인하니까 3,350조였습니다. 지금 전 세계 최대 규모의 펀드고요. 일을 하면서 볼 때마다 기금이 계속 늘어요. 실시간으로 들어가도 늘어 있고 몇 달에 한 번씩 들어간다거나 이러면 그냥 천억씩 늘어 있어요. 그래서 엄청나게 수익률이 좋은 펀드이고 전 세계 시총의 1.5%를 여기서 갖고 있으니까 굉장히 큰 투자자이기도 하고요. 그런데 또 국민연금하고는 다른 점이, 국부펀드의 정의는 '국가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정부가 직접 소유하고 관리하는 기금'인데 국민연금은 언젠가 이 돈을 줘야 될 사람이 있잖아요. 그런데 국부펀드는 그렇지 않잖아요. 미래를 위해서, 그냥 누가 될지 특정인을 모르는 채로 운영하는 거라서 그 차이는 좀 있죠.
◆ 홍종호> 일본의 연금 펀드도 굉장히 큰 거로 돼 있는데, 이것보다 더 크네요.
◇ 하수정> 더 크죠. 그리고 국민연금도 세계 3대 기금이거든요. 근데 절반 정도 규모죠.
◆ 홍종호> 이 돈이 그래서 어떻게 사용되고 있습니까? 주로 복지일 것 같고 또 다음 세대를 위한 재원으로도 활용할 것 같은데 당장에 주어지는 복지 혜택이 여기서 많이 나옵니까?
◇ 하수정> 그럴 것 같으시죠? 실제로는 그렇게 크지가 않아요.
◆ 홍종호> 그래요? 복지로 들어가는 부분이요?
◇ 하수정> 왜냐하면 들어오는 돈이 워낙 크기 때문에 여기서 들어오는 돈 전체를 100이라고 친다면, 현재는 기름 팔아서 들어오는 거는 25% 정도밖에 안 돼요. 나머지 75%는 운용에서 계속해서 불리고 있는 자금이고요. 그리고 정부에도 돈을 주기는 주는데 정부 지출 지원의 한 20% 정도가 이 기금에서 나가요.
◆ 홍종호> 국가 예산의 일부는 여기에서 충당되는군요.
◇ 하수정> 네. 그런데 전체 국가 예산의 20%가 이 국부펀드에서 나오지만, 국부펀드 전체 비중으로 보면 3%입니다. 그래서 그냥 원금은 그대로 두고 이자에서 일부를 주는 셈이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그리고 법으로 수익률 이상을 가져갈 수 없게 되어 있고 실제로 크지 않지만 남는 돈은 다시 이쪽으로 환수하게끔 돼 있어요.
◆ 홍종호> 그럼 그렇게 지출하는 돈은 주로 어디에 쓰이나요? 복지에도 쓰이나요?
◇ 하수정> 네. 그건 복지에 쓰이죠. 국가에서 운영하는 기금에서 쓰이는 거니까 주로 복지에 쓰입니다.
◆ 홍종호> 그래요. 제가 이 대목에서 궁금한 거는 어쨌든 이 스튜어드십 코드와 같이 노르웨이 국부펀드가 추구하는 가치들이 좀 있잖아요. 그래서 주주권 행사도 열심히 하고 있는데 그러다 보면 ESG라든지 기후라든지 환경이라든지 또 인권이라든지 이런 것들에 부합하는 쪽에 투자하겠다는 이미지가 생기거든요. 그런데 실제 말씀하셨듯이 재원 자체는 석유, 가스 팔아서 얻었단 말이죠. 뭔가 노르웨이 내부에서는 ESG를 굉장히 강조하고 이 펀드의 가치는 거기에 있다고 얘기하지만 실제 재원은 탄소 배출하는 화석 연료 가지고 벌었다면 뭔가 안 맞다, 혹시 이런 평가나 좀 그런 정서는 없습니까?
◇ 하수정> 그게 참 재미있는 건데요. 뭔가 나쁜 짓 해서 번 돈으로 착한 일 하는 것 같지 않아요?
◆ 홍종호> 일단 제가 그런 표현은 안 썼습니다만. (웃음)
◇ 하수정> 어쨌든 자원이 있으니까 판매는 하지만 노르웨이에 가보시면 화석 연료를 쓰는 곳이 거의 없어서 깜짝 놀랄 거예요.
◆ 홍종호> 그렇죠. 전기가 다 80% 이상이 물에서 오잖아요.
◇ 하수정> 네. 그래서 자기들은 화석 연료를 쓰지 않아요. 가장 먼저 그렇게 받아들인 나라고 신차도 이제는 가솔린은 등록도 할 수 없어요.
◆ 홍종호> 그런데 석유를 남한테는 팔아요? (웃음)
◇ 하수정> 할 게 그것밖에 없어서.. (웃음) 자원은 유한하니까 이 자원이 없는 시대를 대비해야 된다는 게 굉장히 강한 것 같고 그래서 전기화 기술도 되게 앞서 있어요. 그런 면에서 이후를 준비하고 있는 거죠.
◆ 홍종호> 굳이 명분을 찾는다면 우리는 전기차를 사용하고 최대한 에너지 효율을 높이면서 탈탄소를 앞서가고 있지만 아직 그렇게 못하는 나라도 있고, 화석 연료가 여전히 필요한 나라들도 있으니 그 나라에는 공급을 제공해 주겠다. 뭐 이런 명분일까요?
◇ 하수정> 네. 공급은 하지만 탄소 비중이 30% 이상 되면 우리는 그 회사 투자 안 한다 이러고 있으니까 아이러니한 거죠.
◆ 홍종호> 이른바 스튜어드십, 주주권을 좀 제대로 행사해 왔던 사례들이 있으면 좀 몇 가지 들어주시죠.
◇ 하수정> 네. 우리나라 사례를 하면 더 이해가 빠를 것 같아요. 가까운 예로는 고려아연하고 협력사인 영풍이 있죠. 영풍은 석포제련소 낙동강 오염 때문에 이미지가 좋지 않죠.
◆ 홍종호> 환경단체들이 가장 싫어하는 그런 회사 중의 하나입니다.
◇ 하수정> 여기가 2022년에 투자 목록에서 블랙리스트로 지정되면서 투자 목록에서 제외됐어요. 시총이 그 직전까지 최고인 1조 5,800억이었는데, 국부펀드가 블랙리스트를 올리고 제외한 이후로부터 투자자들이 이 시그널을 빨리 받아들여 달아나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2024년에는 3분의 1토막, 5,700억으로 줄어듭니다. 지금은 다시 회복했더라고요. 그리고 고려아연 같은 경우에는 2007년에 12만 달러, 당시 가치로 11억 원 지분의 한 1% 안 되게 샀는데 그러다가 점점 늘어나서 천억 이상을 보유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고려아연도 영풍하고 비슷한 문제를 갖고 있고 그다음에 지배구조에 있어서 경영권 분쟁이 있었고 주주 환원에 소홀하다는 얘기도 있었죠. 그래서 작년에 주총에 여기는 적극적인 주주 권한을 행사하기 때문에 주총에서 어떻게 표결했는지를 다 밝혀요.
◆ 홍종호> 그렇군요.
◇ 하수정> 127개 안건 중에서 87개에 반대했더라고요. 그래서 소액 주주 권한을 보호한다든가 하는 거엔 다 찬성했는데 이쪽에서 지명했던 이사라든지 임원진은 전부 다 반대표를 던졌어요. 그러고 나서 다시 회복하나 싶었는데 이번에 0.01%, 15억 남기고 천억을 갖고 있었는데 이걸 다 팔고 지금 15억이 남았습니다. 그래서 지금 또 보시면 고려아연 가치가 떨어지고 있는 거 아마 보실 수 있을 거예요. 투자 시장에서 굉장히 적극적으로 행사하고 목소리를 내고 언론에도 노르웨이 국부펀드가 반대표 던졌다. 이런 기사가 굉장히 많이 나요.
◆ 홍종호> 그런데 어쨌든 지금 전 세계적인 주식 시장의 대세를 보면 이른바 테크 기업들 이런 쪽의 약진이 대단하잖아요. 그래서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같은 기술주 주가가 오르면서 국부펀드의 수익률도 많이 올랐다는 건데요. 그러니까 이쪽에 투자를 많이 했다는 얘기겠죠. 이런 기술주 주도의 시장, 이게 과연 ESG 원칙에 비추어 보자면 딱 맞는 건지요. 아니면 조금 괴리가 있는데 워낙에 여기 수익률이 좋으니까 투자하는 건지요. 이 설명도 좀 부탁드립니다.
◇ 하수정> 이게 아주 재밌는 이야기입니다. 제가 작년에 휴가를 북유럽으로 갔어요. 노르웨이 총선 일주일 전에 오슬로에 갔는데 거리에서 커피를 마시고 있다가 찻집에서 천둥 치는 것 같은 소리가 나서 나왔는데 시위가 있는 거예요. 도로를 쫙 메우고 사람들이 정말 너무 우리로 치면 광화문 명동 사람들이 빽빽하게 들어차서 소리를 지르는데 그게 뭐였냐면 보이콧 이스라엘! 이런 거였어요. 이스라엘이 가자 지구와 팔레스타인의 인권 문제였고, 국부펀드에서 이스라엘 주를 매각하라고, 보이콧하라고 사람들이 외치는 거예요. 이 시기가 총선 일주일 전이어서 모든 신문과 모든 정당 공약집에 이렇게 해야 된다, 이스라엘 주를 이렇게 해야 한다. 이게 다 공약에 나올 정도였어요.
◆ 홍종호> 그 정도로 시민들의 목소리가 굉장히 강력했군요.
◇ 하수정> 정말 놀랐어요. 그래서 결국은 최근 자료를 확인해 보니 62개 기업을 갖고 있었는데 지금 29개, 수익이 좋은 것들도 있었을 텐데 절반 이상의 이스라엘 기업을 다 팔았더라고요. 되게 놀랍기도 했는데 더 재미있었던 건 캐터필라(Caterpillar)라는 회사예요.
◆ 홍종호> 네. 들어봤어요.
◇ 하수정> 네. 산업 현장 공사장에서 포크레인에 CAT 써 있는 노란색 로고 그 회사, 미국 회사인데 거기도 팔았어요. 이스라엘 군이 그 포크레인을 사서 팔레스타인 주거지를 부수는 데 썼다는 이유예요. 그래서 캐터필라 입장에서는 우리가 그런 데 쓸 줄 알았나, 이렇게 생각할 텐데 어쨌든 전쟁에서 쓰였기 때문에 팔았단 말이죠. 이거 때문에 미국하고 외교 분쟁도 있었어요. 최종 사용자가 어떻게 사용하는지, 어떤 사용처에 쓰이는지까지 다 묻기 때문에 이런 일이 있었죠.
그런데 그렇게 치면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여기도 다 팔려야 돼요. 왜냐하면 이스라엘 정부가 여기 클라우드를 써서 판단을 내리기도 하고 군사작전 지휘하기도 하니까요. 윤리위원회의 권고 사항에는 이 세 군데도 다 팔라고 돼 있었어요.
◆ 홍종호> 이점에 대한 노르웨이 시민들의 인식은 어떻습니까? 아까 막 이스라엘에 대해서 시위까지 했다고 했는데.
◇ 하수정> 네. 이스라엘에 대해서 그랬는데 여기는 직접이 아니니까 약간 거리가 있죠. 근데 이 매그니피센트7(S&P 500 지수의 상승을 이끌고 있는 미국 내 일곱 개의 빅테크 기업인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아마존, 엔비디아, 테슬라, 메타를 묶어서 부르는 신조어)이라고 하죠. 이 7개 기업을 갖고 있는 비중이 이 노르웨이 국부펀드 전체의 16%, 거의 20%에 육박해요. 여기를 다 팔아버리면 수익률이 곤두박질쳐서 결국은 집권당인 노동당이 우회하는 걸 만들어서 여기는 팔지 않았어요.
여튼 이렇게 원칙 지키면서 투자하면 수익이 잘 나냐? ESG 투자하면 수익이 납니까? 저한테도 많이 물어보시거든요. 작년에 국민연금이 18%로 최대 실적, 최대 투자, 최대 수익률 냈잖아요. 노르웨이 국부펀드 수익률은 21.3%입니다.
◆ 홍종호> 원칙을 완벽하지는 않지만 나름 지키려고 노력하면서도 21%의 수익률을 확보했다. 어쨌든 이 국부펀드가 ESG에 관심이 있기 때문에 E가 원래 환경(Environment)지만 최근에 이미션(Emission), 즉 탄소 배출 여기에 주목해야 된다. 즉 기후에 주목해야 된다는 얘기 많이 하거든요. 이게 오늘 또 저희 방송에 소장님 모신 이유이기도 하고요. 노르웨이 국부펀드에서 기후 행동 계획 발표, 이런 게 있어서 상당히 저한테는 신선하게 다가왔는데 이 설명도 좀 해 주세요.
◇ 하수정> 아주 일찍부터 선언했죠. 2022년도인가 공식적으로 우리는 갖고 있는 모든 포트폴리오의 기업들이 2050년까지 탄소 중립을 이루기를 바란다. 그래서 적극적으로 주주 권한을 행사할 것이고 그렇지 않은 기업은 투자 배제하겠다고 했어요.
◆ 홍종호> 포트폴리오에 예를 들어 탄소 배출을 직접 하는 기업이 있을 수 있어요. 뭐 철강이라든지 이런 걸 직접 하거든요. 그런데 간접으로 하거나 아니면 중간재 관련 유통 관련 소비 관련해서 또 나올 수 있고, 이런 거 다 포함하는 건가요?
◇ 하수정> 포함하죠. 그러니까 RE100 까지도 나오는 것이고. 그래서 직접으로 발생하는 기업은 투자에서 배제됩니다.
◆ 홍종호> 석탄 화력 이런 건 절대 안 되겠네요. 거의 가스 화력 이런 거 안 되고.
◇ 하수정> 네. 이거는 노르웨이 국부펀드만이 아니라 전 세계 기금의 흐름이라고 생각해요. 이게 공적 자금이다 보니까 어쨌든 지구에 기여해야 되잖아요. 그래서 네덜란드 연금 자산운용, 영국 국가 퇴직 연금 신탁, 일본의 공적기금, 스웨덴 연기금, 캐나다 연금투자위원회 여기서도 전부 다 석탄 석유 화석 연료 일정 비율 이상, 25% 30% 이상이면 투자 안 한다, 투자 중단하겠다 이렇게 선언했고요.
그리고 이런 공적기금뿐만이 아니라 블랙록이라고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도 2020년에 탄소 배출 많은 기업 투자 안 한다 그러면서 20% 넘게, 매출의 20% 넘게 석탄에서 나오는 기업은 전부 투자 빼겠다고 이렇게 선언했어요. 여기 회장은 스타거든요. 이 사람이 했던 그 말이 굉장히 인상적이죠. 기후 위기가 투자 위기다, 클라이밋 리스크가 인베스트먼트 리스크라는 거죠.
◆ 홍종호> 그래요. 반도체 같은 경우에는 이른바 자이언트 테크 기업과 긴밀히 연결돼 있고 AI 시대에. 그런데 반도체는 우리가 다 알다시피 어마어마한 전기를 소비하거든요. 그럼, 그 전기가 어떻게 만들어지느냐. 이 전기가 석탄 태워서 가스 태워서 만든 전기는 역시 간접적으로 탄소 배출하는 건데 아까 국부펀드는 그런 거 다 본다 그런 말씀하셨는데 정말 그래요? 그렇게 쉽지 않을 것 같은데요. 반도체 회사에 내가 투자하고 싶다. 가령 TSMC다 삼성전자인데 전기 쓰면서 탄소 배출 많이 하네. 우리 끊어야 되겠어, 줄여야 되겠어, 이런 판단합니까?
◇ 하수정> 이게 공시 내용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우리나라는 아시겠지만 탄소 캡 시장이 왜곡되어 있잖아요. 그러니까 이 공시 자료하고 실제하고는 좀 다를 수도 있는데 들여다 보기는 보겠죠. 그래서 어떻게 보면 그래서 지금 유럽이나 미국이 공급망을 비싸더라도 자기네 나라로 가져오는 경우도 있거든요. 왜냐하면 에너지를 생산하는 이 에너지원 자체가 재생에너지를 많이 생산하는 곳에 공장이 있어야지 그걸 피해 나갈 수가 있잖아요. 그래서 지금은 비싸도 공급망이 재편되는 그런 흐름이 보이고 있어요.
◆ 홍종호> 그러면 이런 것들을 완벽하게는 이 펀드가 하지 못하더라도 이런 기준들을 계속 집어넣고 있고, 강화해서 ESG의 원래의 원칙에 가깝게 가려고 노력한다. 심지어는 이른바 스코프 3와 같이 넓게 중간재를 간접적으로 배출하는 다른 회사들의 탄소 배출까지도 다 보는 노력들을 하고 있다는 거죠?
◇ 하수정> 네. 2022년에도 우리나라 삼성과 SK하이닉스 다 포함해서 10개 기업에다가 탄소 배출 안 줄이면 안 된다 이러면서 공개 서한을 보내기도 했었고요. 자체적으로 탄소 배출을 많이 하는 기업 순위 이런 걸 발표하기도 해요. 그러면 파이낸셜 타임즈 같은 언론사에서 받아서 쓰는 거죠. 계속 직간접적으로 압박하고 있습니다.
◆ 홍종호> 워낙에 규모가 큰 펀드다 보니까 전 세계의 거대 기업들이 절대 무시할 수 없을 것 같아요.
◇ 하수정> 네. 본인들도 그 힘을 알고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우리가 빠지면 다른 데서도 따라한다는 걸 알기 때문에 네, 그렇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자기들이 어떤 식으로 투자하는지 어떤 방향으로 의사 표시를 하는지 이걸 다 공표하는 거죠.
◆ 홍종호> 그게 상당히 중요한 포인트겠죠. 소장님께서 관련해서 특허 출원하셨다 이런 얘기를 들었어요. 이거 어떤 특허고, 기업들과의 관계에서는 어떤 역할을 하시나요?
◇ 하수정> 제가 이전에 컨설팅 펌을 다녔는데 저희 클라이언트가 될 뻔했던 회사 중의 하나가 SPC였습니다. 아시다시피 산업 재해가 일어났었던 해였는데 저희한테 산업 안전과 관련된 프로그램을 한번 론칭해 달라, 워크숍이나 이런 거 진행해달라고 해서 얘기가 잘 오가다가 결국엔 틀어져서 안 됐어요. 뭐 다른 경영진의 판단이 있었겠죠. 그해에 그러면 이런 회사에 ESG 투자한다고 했으니까 노르웨이 국부펀드 투자하나? 그러고 자료를 찾아봤는데 그해에 갖고 있던 걸 전액 다 매각했더라고요. 많을 땐 200억 정도 갖고 있었는데. 그래서 그때 이걸 미리 알 수 있었으면 이거 안 하면 투자자가 떠납니다. 이렇게 설득할 수 있었을 텐데.
그래서 거기에서 시작된 고민이 이거를 예측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들어 볼까였어요. 지금 이런 국제적인 연기금들은 자기들의 투자하는 내역과 투자 패턴을 투자 내역을 공개하니까 이걸 지난 12년 치 투자 내역을 머신러닝으로 주요 기업들 투자하고 있는 기업 500개 기업의 ESG 지표, 재무지표를 머신러닝으로 학습시켰어요. 그리고 매각할지 안 할지를 미리 예측하게 하는 모델을 만든 거죠. 지난해에 특허를 출원했고 찾아보니까 일본에도 일본 증권사에서 이런 비슷한 모델을 만들어서 특허를 냈는데 거기는 G(Government, 정부) 중심으로만 했고 저는 ESG를 다 집어넣어서 해서 하여튼 특허를 출원했습니다.
◆ 홍종호> 이게 사용하려면 유료입니까?
◇ 하수정> 말씀하시면 제가 뽑아드릴 수도 있는데요. (웃음) 저는 이걸 가지고 기업들이 ESG를 비용으로만 생각하지 말고, 정말 이거 안 하면 투자자가 떠난다. 이건 기업의 명운에 직결된 문제다. 이걸 알리고 싶었어요. 나라에서 보고서 만들라니까 그냥 한다. 이런 식으로 대충 하는 게 아니라 정말 전략을 짜고 기업 내에서도 타깃을 만들고 이렇게 전략을 짰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이 모델을 만든 거고 제 사업도 그런 것과 관련된 일을 하고 있습니다.
◆ 홍종호> 그러면 이 모델을 가지고 개별 기업들 컨설팅을 하세요?
◇ 하수정> 네. 기업 컨설팅도 하고 그다음에 2030년까지 의무 공시하게 되어 있는 지속가능 경영 보고서 작성하는 거 도와드려요. 그런데 의외로 저희한테 문의를 해 오는 곳은 투자사가 더 많아요. 그래서 이게 돈의 흐름은 이쪽으로 더 빨리 가는구나 이런 걸 느끼고 있습니다.
◆ 홍종호> 그래요. 어쨌든 SPC가 계기가 돼서 이거를 해야 되겠다 해서 하나의 비즈니스 모델로 발전하고 있네요. 이런 나름의 가치를 추구하는 이 펀드의 운용이 이름이 국부펀드라고 붙여져 있으니까, 단기적으로 정치권에 휘둘리기, 이런 영향은 없나요? 이겨냅니까?
◇ 하수정> 없다고는 하는데 있죠. 그때도 전에 말씀드렸지만, 오슬로에서 사람들이 시위하니까 결국은 되게 빨리 처리됐거든요. 이렇게 빠르게 매각하는 일이 없는데 특별한 미팅을 만들고 윤리위원회를 소집하고 해서 이스라엘 기업에 대한 매각이 되게 빠르게 진행됐어요. 그래서 아예 없다고 할 수 없어요. 미국에서 공식적으로 이의를 제기했고, 트럼프도 화를 많이 냈는데 그때 노르웨이의 답변은 우리는 결정 안 한다. 정치가 결정하는 것이 아니다. 이거 독립된 윤리위원회에서 결정한다. 이렇게 말했지만 이 독립된 윤리위원회라고 하더라도 여론에 전혀 휘둘리지 않을 수는 없죠. 그리고 아까 빅테크 기업들에 대한 투자를 유지했다고 했잖아요. 노르웨이 정부가 트럼프에게 굴복해 신념을 져버렸다, 이런식으로 야당에서는 난리가 났죠. 그래서 아예 영향이 없다고 볼 수는 없을 것 같아요.
◆ 홍종호> 그런 노르웨이 국부펀드를 계속 팔로업하신 전문가 입장에서 우리나라 국민연금 기금의 투자 원칙이랄까 방향 전략 간단하게 평가 좀 해 주시죠.
◇ 하수정> 일단 우리는 지금 당장 고갈 때문에 수익률에 굉장히 급급해서 운영하고 있는 것 같아요. 최근에는 방과 업계도 ESG 투자를 늘리겠다. 이런 선언을 하기도 했는데 이 국민연금은 국내 투자를 많이 하기 때문에 국내에 증시를 부양하거나 이런 역할도 하려고 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딜레마가 있는 것 같아요.
◆ 홍종호> 심지어 환율 방어까지 동원된다는 말도 나오고요.
◇ 하수정> 그러니까요. 그래서 여러 가지 역할을 하느라 힘드시겠지만 정말 좋은 기업을 만드는 게 장기적으로는 도움이 되고 또 앞으로 우리는 수출 중심 국가니까 이 에너지 비중, 탄소 비중 이런 거는 무시할 수가 없어서 당장의 수익률에 급급해서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저는 이 이사회에 어떤 식으로 표결하는지 이런 패턴도 쫓아보거든요. 사실 이 국민연금은 기업의 편이라든지 경영자의 편을 많이 들 때도 있어서 아까 말씀드렸던 대부분의 연기금하고는 반대 행보를 보일 때도 많아요. 그래서 어쨌든 이 투자의 흐름은 경영의 방향을 결정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기업이 당장 급급하더라도 국민연금이 더 큰 방향을 제시해 줄 수 있는 역할을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 홍종호> 좋은 말씀입니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하수정 북유럽연구소장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하수정>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