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에서 보류해 온 대북 인도적 사업에 대한 '제재 면제'를 승인한 것으로 6일 확인됐다. 오는 4월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을 앞두고 북미 대화무드를 조성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되지만 북한의 반응은 미지수다.
정부는 전날 오후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내부에서 보류 상태였던 인도적 지원 사업 17개에 대한 제재 면제가 부여될 예정이라는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을 방문 중인 조현 외교부장관과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의 한미 외교장관회담 개최 이후 나온 조치다.
지난 2006년 북한의 1차 핵실험에 대응해 유엔 안보리는 '대북제재 결의 제1718호'에 따라 대북제재위원회를 설치했다. 이 위원회는 인도적 지원을 위해서는 이사국 만장일치에 따라 제재 조치를 면제할 수 있다. 하지만 미국은 인도적 물자의 전용 가능성을 들며 면제에 반대해왔다.
이번에 제재 면제가 부과되는 17개 사업은 △경기도 등 국내 지자체 및 민간단체 사업 5건 △세계보건기구(WHO)와 유엔식량농업기구(FAO) 등 국제기구 사업 8건 △미국 등 다른 나라의 민간단체 사업 4건 등이다. 보건, 식수 위생, 취약계층 영양 지원 등의 내용으로, 규모는 사업별로 대략 2~3억 원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의 전격적인 제재 면제 승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4월 방중을 앞두고 북미대화를 꾀하려는 의지로 보인다. 앞서 정부 고위관계자는 5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특파원들과 만나 "마코 루비오 장관이 4월에 있을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에 대해 대략적으로 설명했다"며 "(대북관계의) 새로운 진전이 있을 것 같다. (관계 진전의) 단초가 될 수 있는 성의 차원 같은 것"이라고 언급했다.
하지만 이번 결정에 대한 북한의 반응은 미지수다. 북한은 그간 국제사회의 인도적 지원을 완강히 거부하며 '인권 문제는 내정간섭을 실현하기 위한 구실'이라는 취지의 주장을 이어왔다. 외교부 당국자는 "정부는 정치적 상황과 무관하게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이 지속돼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며 "이번에 좋은 호응이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