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 행정 통합을 두고 대전 시민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 열린 타운홀미팅(주민 참여 공개회의)에서 시민들의 최대 관심은 주민 동의와 의견 수렴 같은 합의와 이에 따른 주민투표 여부로 모였다.
통합 시 대전의 정체성이 훼손될 것이라는 우려와 대전이 뒤로 밀릴 것이라는 걱정도 쏟아졌다.
6일 대전시청 대강당에서 열린 대전·충남 행정 통합 타운홀미팅에서 발언에 나선 한 시민은 "대전 시민들이 요구하는 것은 대전시에서 낸 법안에 더 좋은지, 더불어민주당 법안이 좋은지 이걸 얘기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그 안에 주민들의 진정한 동의가 들어가 있는지를 묻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정부의 방향은 일단 통합해 보고 나중에 개선하자는 식인 것 같은데 이 과정에서 시민들의 적정한 동의가 없었다고 생각한다"며 "시민들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인 주민투표를 통해 설득력을 얻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발언이 끝나자, 방청석에서는 박수가 쏟아져 나왔다. 생중계 채팅창에도 공감하는 댓글이 이어졌다.
이 시민은 "대전 시민 가운데 통합에 대해 정말로 관심 있는 사람은 소수일 것"이라며 "정부와 대전시는 시민들이 조용히 있으니까 대부분 찬성하고 있다고 착각하고 있는 것 같은데 민주주의에서 아주 큰 오류를 저지르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마창진(마산·창원·진해) 통합을 예로 든 또 다른 시민은 "그곳도 주민투표 없이 통합했고 마산에서 후회하고 있다고 알고 있지만, 이제 되돌릴 수 없다"며 "주민 동의 없이 이뤄지는 통합은 통합이 아니라 해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주민투표를 요구하겠다는 확답을 이 자리에서 해달라"는 요구도 나오며 발언에 나선 이중호 대전시의원은 "이른 시일 안에 국민의힘 당론으로 주민투표 안을 의결해 시장님께 전달하려고 한다"며 "만약 의회에서 주민투표 안건이 통과돼 전달된다면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즉각적으로 아주 신속하게 주민투표를 요청하겠다는 확답을 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통합 이후 대전이 후퇴할 것이라는 걱정과 정체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 시민은 "통합되고 나서 인구 순위를 예상해 봤을 때 천안이 1위가 될 것"이라며 "여기에 본청이 내포로 간다면 대전의 미래는 없을 것"이라고 걱정했다.
이 시민은 "본청의 위치를 확정 지어서 말해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대전 동구에 토박이로 살고 있다며 자신을 소개한 한 시민은 "우선 단도직입적으로 통합에 반대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싶다"며 "졸속으로 주민 의견 없이 통합이 추진되는 것 자체도 반대하지만, 대전 사람으로서 이런 식으로 통합이 이뤄지면 대전이라는 정체성이 사라지거나 희석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통합 내용을 보면 대전은 5개 구가 해체돼 흡수되는 꼴인데 통합이 됐을 때 과연 다른 지역 사람들이 꿈돌이를 보고 우리 지역 마스코트라고 공감하고 과학의 도시라고 자부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도 했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민주당이 발의한 '충남·대전 통합특별법'과 '전남·광주 통합특별법'을 비교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이장우 시장은 "똑같이 민주당이 제출한 법안이지만, 현격한 차이가 있다"며 "전남·광주 법안을 보면 상당수 국가의 지원을 '의무'로 규정했지만, 충남·대전은 '재량' 규정으로 적용해 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다고 만들어 놨다"고 비판했다.
대전 민주당 국회의원들을 향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며 "차별을 해도 너무 극심한 데 이 차별을 만든 당사자가 바로 대전 민주당 국회의원들"이라며 "전남·광주는 이익을 최대한 대변해 많은 법안을 담아서 국회에 냈는데 우리는 그렇지 않다"고 언급했다.
"이런 차별적인 법안을 만들고도 그걸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낯부끄럽다"고도 했다.
의견 수렴과 주민투표를 두고서는 "행안부 장관이 이런 핑계, 저런 핑계를 대면서 주민투표를 할 수 없다고 하면 혼란이 더 심해질 수 있다고 본다"며 "이미 시민단체에서 주민투표 요구안이 들어와 있고 조만간 시의회가 임시 회의를 소집해서 의견을 수렴하는 걸로 알고 있기 때문에 이 문제가 시장에게 넘어오면 충분히 논의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대전시는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타운홀미팅에서 드러난 시민들의 다양한 문제의식과 기대를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통합의 직접적인 당사자로서 대전시의 입장과 요구를 분명히 하면서 책임감 있게 국회 심사 과정에 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