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AI 거품론'이 발목잡나…나스닥 위태, 코스피 안전지대?

기술주 실적 기대치 못미쳐…클로드 코워크, AI 수익 우려 '부채질'
소프트웨어 수익성 타격 땐 대형 VC 이어 은행 부실로 확산 우려
M7 올해 2.8% 빠질 때 20% 상승한 코스피…AI 투자 확대 기조 '불변'

연합뉴스

미국 주식시장이 '인공지능(AI) 수익성' 논란이라는 덫에 다시 빠진 모양새다. 불확실성 우려로 시장의 관심이 기술주 중심에서 경기방어주로 이동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AI 인프라 투자 확대 기조는 이어질 것으로 보여, 코스피는 단기적 변동성이 커질 수는 있어도 '반도체 슈퍼 사이클'에 힘입어 상승세가 크게 꺾이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AI 수익성 의심에 나스닥 기술적 지지선 뚫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기술주 중심의 미국 나스닥은 지난달 28일을 정점으로 지난 4일까지 4% 하락했다. 최근 2거래일 가파르게 하락하며 기술적 지지선인 100일 이동평균선도 뚫고 내려갔다.
 
기술주 약세는 지난달 29일 마이크로소프트(MS) 실적 발표 이후 AI 수익화에 대한 둔화 우려가 수면 위로 떠오르며 본격화했다.
 
지난달 12일 출시한 앤트로픽의 '클로드 코워크'도 투자 심리를 압박했다. 법률·세무·재무·마케팅·고객관리 등 복잡하고 전문적인 업무를 스스로 실행하는 클로드 코워크가 시장을 잠식해 결국 기존 소프트웨어 기업의 수익성이 악화할 것이란 관측 때문이다.
 
또 4일(현지시간) AMD가 전망한 1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주가가 17% 하락했고, 팔란티어(-11.6%)와 엔비디아(-3.4%) 등 AI 반도체 밸류체인 전반의 하락세로 이어졌다.
 
연합뉴스

KB증권 김일혁 연구원은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포트폴리오의 20%가 소프트웨어이고, 스타트업의 밸류에이션이 꺾이면 대규모 투자를 주도한 대형 벤처캐피털(VC)와 사모펀드(PE)가 타격을 받을 수 있다"면서 "사모대출과 비상장주식 시장이 타격을 입으면 대출해 주고 있는 은행의 대출이 부실해지고, 두 시장에 포트폴리오의 20~30%를 투자한 연기금의 수익률이 부진해질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그동안 미국 주식시장의 상승 랠리를 견인한 이른바 '매그니피센트7(M7)'도 올해 들어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M7지수는 올해 초 423.8에서 최근 411.7로 2.8% 빠졌다. 같은 기간 1.4% 내려간 나스닥보다 2배 더 하락한 상황이다.
 
반면 전통산업 중심의 다우산업지수는 올해 들어 2.3% 상승했다. 미국 최대 유통업체인 월마트는 나스닥으로 이전 상장했지만 경기방어주 성격이 주목받으며 시가총액이 사상 처음으로 1조달러를 돌파했다. 애플도 아이폰 기반의 안정적인 수익 구조가 매력으로 인정받으며 최근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코스피 '반도체 슈퍼사이클' 견조…엔비디아 실적 '분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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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는 올해 신고점 랠리를 펼치며 20% 넘게 상승한 상태다.
 
다만 전날 3.86% 하락한 5163.57로 장을 마쳐 미국 기술주 약세의 영향을 피하지 못했다. 바로 직전까지 역대 최고치를 연일 경신하며 사상 첫 5300을 돌파한 피로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당분간 코스피는 기술주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한 미국 증시의 영향에서 벗어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DS투자증권 양형모 연구원은 "이번 조정의 본질은 AI 산업 내부의 구조 개편에 따른 기술주 재평가"라며 "한국은 설 연휴를 앞두고 미국 기술주 변동성이 확대하고 있어 적극적인 비중확대보다는 시장 상황을 관망하면서 보수적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이 유효한 전략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AI 인프라 투자 확대 기조가 변함없는 만큼, 코스피의 상승세를 견인한 '반도체 슈퍼사이클'이라는 밸류에이션도 유지될 것이란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실제로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은 4일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제미나이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올해 AI 인프라 투자를 전년보다 2배 늘린다고 밝혔다. 메타 역시 올해 73% 늘린 연간 최대 규모의 AI 투자 계획을 공개했다.
 
신한투자증권 노동길 연구원은 "이번 소프트웨어 조정은 AI 수요 둔화로 설명하기 어렵다. LLM 경쟁이 격화하는 구간에서 투자를 줄이기 어렵다는 현실도 존재한다"면서 "시장은 소프트웨어 주가 조정을 곧바로 인프라 붕괴로 연결하기보다 AI 세계 가치가 애플리케이션에서 인프라로 이동하는 과정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iM증권 박상현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M7지수의 상승 모멘텀이 미약해진 상황임을 고려할 때 한국을 위시한 대만 및 일본 증시가 반도체 슈퍼사이클을 등에 업고 당분간 안전지대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한편 오는 25일 발표하는 'AI 대장주' 엔비디아의 실적이 향후 증시 방향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한화투자증권 한상희 연구원은 "엔비디아는 AI 밸류체인에 필수적인 기업이지만 지난해 9월 이후 주가가 박스권에 머물고 있다"면서 "실적을 설명하는 컨퍼런스콜에서 애널리스트들은 젠슨 황의 발언에 주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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