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정은보 "코스피 6000 문제 없어, 24시간 거래로 나갈 것"

한국거래소 정은보 이사장은 5일 한국거래소 서울사옥 대회의실에서 신년 기자간담회를 개최하여, 자본시장 대도약을 위한 거래소 핵심전략을 발표했다. 거래소 제공

한국거래소가 부실기업 조기 퇴출과 거래시간 확대를 핵심으로 하는 2026년 자본시장 전략을 공개했다.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5일 신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자본시장 신뢰 회복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골자로 한 4대 핵심전략과 12개 추진과제를 발표했다.

거래소는 정부의 좀비기업 퇴출 기조에 발맞춰 상장폐지 기준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상장폐지 심사 조직과 인력을 확충해 부실기업을 신속히 퇴출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정 이사장은 오는 하반기부터 거래 시간을 12시간으로 늘리고, 최종적으로는 24시간 거래로 나아가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자본시장 신뢰도 제고…생산적 금융 전환 선도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 신년 기자간담회. 연합뉴스

거래소는 생산적 금융 전환을 위해 모험자본 활성화에 초점을 맞췄다. AI 등 첨단기술 기업의 상장을 촉진하고 기술기업 심사의 전문성과 신속성을 높이는 한편, 비상장기업 성장 지원을 위해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도입을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또한 코스닥 기업 분석보고서 확대와 비상장기업 인큐베이팅 기능 강화도 병행한다는 계획이다.

자본시장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방안으로는 거래시간 확대가 제시됐다. 거래소는 올해 6월 29일을 목표로 주식시장에 프리·애프터마켓을 도입하고, 단계적으로 24시간 거래체계 구축을 추진한다. 파생상품 시장 역시 24시간 거래체계로 전환하고, 주식시장 결제주기 단축과 영문 공시 의무 조기 시행 등을 통해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위한 여건을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와 함께 거래소는 AI를 업무 전반에 단계적으로 도입하고, 데이터·인덱스 사업을 강화하는 등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도 나선다. 해외에서만 거래되던 개별 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을 검토하고, 위클리 옵션과 배출권 선물 등 신상품 상장도 추진할 예정이다. 아울러 AI를 접목한 시장감시 시스템 고도화를 통해 이상 거래 적발과 대응 속도를 높일 계획이다.

24시간 거래는 글로벌 흐름…"거래시간 연장 불가피"

신년 기자간담회서 발언하는 정은보 이사장. 연합뉴스

이날 간담회 질의응답에서는 거래시간 연장 추진과 중복상장 등의 현안도 집중 거론됐다.

오는 6월 말 까지 주식시장 거래를 12시간으로 확대한다는 안에 대해 정은보 이사장은 "글로벌 거래소 간 경쟁이 확대되고 있고, 뉴욕증권거래소와 나스닥도 24시간 거래 도입을 추진하는 등 24시간 거래는 국제적 추세"라며 "국내 대체거래소(NXT)와의 동등 경쟁 환경 조성을 위해서도 거래시간 연장은 불가피하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단계적으로 12시간을 넘어 "최종적으로는 24시간 거래를 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증권사들이 전산 개발 부담 등 현실적 이유로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부담을 호소하고 있다는 점은 인정한다"면서도 "필요한 지원을 적극적으로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거래소 회원이 될지 말지는 전적으로 증권사의 선택"이라며 강행 의지를 내비쳤다.  프리·애프터마켓 참여는 의무가 아니기 때문에, 부담이 될 경우 증권사가 참여 시점을 늦추거나 참여하지 않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이같은 거래소의 강경한 입장에 증권업계에서는 곧바로 다른 목소리가 나왔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프리·애프터마켓 참여는 증권사의 선택이라고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선택권이 없는 거나 다름없다"며 "다른 회사들이 참여하는데 우리만 안 할 수는 없지 않냐"고 반문했다. 표면적으로는 자율 참여를 내세우고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참여를 피하기 어렵다는 우려를 드러낸 것이다. 이날 거래소장의 강경 입장이 재확인되면서, 중소형 증권사들과 추후 논의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중복 상장 원칙적 금지… 소액 투자자도 보호할 것


중복상장 논의와 관련해 정 이사장은 "우리나라의 경우 통계적으로 20% 정도가 중복상장인데, 일본이 3~4%, 미국이 1% 수준임을 고려하면 우리나라의 중복상장 사례가 상당히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정 이사장은 "중복상장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되, 소액투자자 보호가 충분히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중복상장에 대해 원칙적 금지와 소액투자자 보호라는 두 축을 강조한 발언이다.

최근 코스피가 5000선을 넘어선 이후 향후 방향성을 묻는 질문에는 "6000을 넘어서는 데는 큰 문제가 없지 않을까 예상한다"면서 "7000으로 넘어가면 우리나라도 프리미엄으로 인정받는 시장에 진입하게 되는 걸로 평가받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앞서 JP모건은 코스피 상단을 7500으로 제시한 바 있다.

정 이사장은 "우리 자본시장은 대도약을 위한 전환점에 서 있다"며 "한국거래소는 코리아 프리미엄을 향한 자본시장 선진화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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