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폭력으로 인정된 '10·19 여순사건'을 역사관에 '여순 반란'으로 표기해 논란이었던 전북 경찰이 해당 코너를 치안산업 홍보 코너로 전면 교체한 가운데, 사안의 핵심을 빗겨난 결과물이란 지적이 나온다.
역사에서 홍보코너로…논란 차단 위한 꼼수?
5일 CBS노컷뉴스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전북경찰청은 1층 참수리관의 '호국경찰의 발자취' 코너를 '알아두면 더 유용한 「K-치안산업」'코너로 전면 교체했다. 최초 문제 제기 후 6개월만이다.그러나 경찰의 역사를 기록했던 게시물을 없애고, 치안산업을 홍보하는 내용으로만 교체한 것을 두고 사안의 핵심에 대한 충분한 논의 없이 그저 논란의 여지만을 없애기 위한 꼼수가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실제로 취재 결과 국가폭력을 성과로 홍보했다는 사안의 핵심을 두고서는 경찰 내부에서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14개 사안 지적한 경찰사TF…'국가폭력'이라는 사안의 핵심 빗겨나
그러나 TF가 지적한 내용은 역사관 내부 비치된 경찰 제복의 세탁 상태나 고장난 모니터 철거, 조직도와 연혁 최신화 등 지엽적인 문제였다.
국가폭력을 경찰의 성과로 홍보했다는 게시물 내용을 두고서는 원론적인 답변 외엔 별다른 지시 사항을 내리지 않은 것이다.
경찰사TF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경찰청은 여순사건이 반란이 아니라는 입장을 분명히 밝힌 상태에서, 코너 변경을 검토 중이라는 전북경찰청의 말에 따라 다른 내용을 살펴보진 않았다"고 밝혔다.
전북경찰청은 지난해 8월 첫 문제제기 이후 6개월 동안 "2007년 개설 이후 게시물 중 일부가 시대적 변화를 반영하지 못했다"며 "경찰사편찬 TF와 협의해 수정 작업 중이다"라고 지속적으로 입장을 밝혀왔다.
"학계에도 자문을 구하는 등 내용 전반을 검토하겠다"며 확고한 수정 의지를 밝힌 것과는 다르게 전북경찰청이 내놓은 결과물은 '보이는112시스템' 등 경찰의 치안산업을 홍보하는 내용 뿐이었다.
이런 전북경찰의 태도에 사안의 핵심을 보지 못한 채 문제 해결에만 급급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찰청장까지 사과…전북경찰청 "어려움 있었다"
이후 경찰은 '여순 반란'이란 표현을 '여순 사건'으로 수정했지만 '좌익 세력의 반란과 소요에 대한 원정 진압에 나서서 성과를 거뒀다'는 여전히 반란을 문구를 남겨놓았다.
전북경찰청 관계자는 "최초 지적 이후 학계에 자문을 검토했지만 어려움이 있었다"며 "그런 상태에서 섣불리 역사적 내용을 게시할 수 없었다"며 전면 개편의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역사관 주 관람층이 어린 아이들인 점을 비춰볼 때 경찰의 미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더 유익하겠다고 판단했다"며 "여순사건이 반란이 아닌 국가폭력인 것을 명심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