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이재명 대통령과 김현지 청와대 부속실장에 대한 명예훼손 사건을 각 지방경찰청에 배당하는 등 수사에 힘을 쏟고 있다. 극우 매체와 한국사 강사 출신 유튜버 전한길씨는 서울경찰청이 수사 중이며, 김 부속실장의 '성남시의회 난입 영상 공개' 사건 등은 경기남부경찰청이 팔을 걷어 붙였다.
4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전날 서울 마포구에 있는 극우 매체 A사 사무실과 발행인 허모씨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압수수색 영장에 적시된 7가지 범죄사실 중 절반 이상은 이재명 대통령이 피해자로 명시됐고, 일부 사건은 김 부속실장이 피해자로 쓰였다.
허씨와 A사는 이 대통령과 김 부속실장에 대해 허위사실을 유포해 명예를 훼손한 혐의를 받는다. A사는 대선 이후인 지난해 7~8월 이른바 '안동댐 사건' 관련 르포와 기획 기사를 보도했다. 안동댐 사건은 이 대통령이 어린 시절 안동댐에서 집단 성폭행을 저질러 살인사건에 연루되고 소년원에 간 적이 있다는 낭설이다. A사는 또 지난해 10월에는 이 대통령과 김 부속실장의 관계가 불륜으로 의심된다는 취지의 보도도 했다. 김 부속실장의 자녀가 유력 정치인을 닮았다는 내용도 기사에 포함됐다.
한국사 강사 출신인 전씨가 이 대통령에 대한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는 사건에 대해서는 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가 수사하고 있다. 형사기동대는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등 혐의 피의자로 전씨를 입건하고 오는 12일 오전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전씨는 지난해 10월 유튜브 채널에서 "이 대통령이 대장동 사업으로 1조 원 이상을 벌어 싱가포르에 비자금으로 숨겨뒀으며, 김 부속실장과 만나 혼외자가 만들어졌을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혐의 등을 받는다.
더불어민주당 국민소통위원회는 A사의 보도와 전씨의 발언을 문제 삼아 지난해 허씨와 전씨 등을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적시에의한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한편 개혁신당 이기인 사무총장이 김 부속실장의 과거 '성남시의회 난입 영상'을 공개해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당한 사건은 경기남부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에서 수사하고 있다. 앞서 진보성향 단체인 더민주경기혁신회의가 지난해 10월 27일 경기 분당경찰서에 고발한 사건인데, 해당 사건은 사흘 만에 경기남부청으로 이첩됐다. 이 사무총장은 지난 2004년 김 실장이 당시 변호사였던 이 대통령과 함께 성남시의회에 난입해 공무원 등에게 항의하는 영상을 지난해 10월 공개해 김 부속실장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를 받는다.
서울청과 경기남부청은 경찰 내에서 손꼽히는 수사력을 갖춘 조직으로 평가된다. 부패·금융·마약 등 사건의 종류와 관계없이 일선 경찰서에서 좀처럼 다루기 어려운 거대한 범죄는 주로 경찰의 상급 기관인 지방청이 맡아 처리한다. 조직 규모도 크고 수사 성과도 뛰어나 특진이 되는 경우도 많다. 경기남부청의 수사 대상이 된 이 사무총장은 최근 TV조선 유튜브의 한 방송에 나와 "보통 명예훼손 사건은 일선 경찰서에서 담당하는데, 뇌물·직권남용 등 중대 범죄를 다루는 특별수사 부서가 해당 사건을 맡는 것은 이례적인 조치"라고 비판했다. 명예훼손죄는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처벌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다.
경찰 관계자는 "주요 인물에 대한 사건들은 시도청에서 직접 수사할 수 있는 사건 이관 기준이 있다. 예전에도 주요인물 명예훼손 사건은 시도청에서 직접 수사한 전례가 많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