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생상품시장 30주년", 부산 '투기의 장' 아닌 '금융 허브'로

한국거래소 제공

올해로 개장 30주년을 맞은 국내 파생상품시장이 부산을 거점으로 한 '제2의 도약'을 선언했다. 한국거래소(KRX)는 글로벌 금융기관 유치와 탄소금융 인프라 구축을 통해 부산의 금융중심지 기능을 한 단계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외형 성장을 넘어 시장의 질적 성숙을 이끌어내야 한다는 과제도 안게 됐다.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4일 부산에서 열린 새해 기자간담회에서 파생상품시장 활성화와 지역 실물경제 성장 지원을 골자로 한 발전 계획을 발표했다. 정 이사장은 이 자리에서 파생시장 저변 확대, 지역 실물경제 지원, 지역 상생기반 강화 등 세 가지 핵심 과제를 제시하며 '부산 금융 시대'의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했다.

'파생상품시장 개장 30주년'을 변곡점으로 거래소 핵심 전략은 '글로벌화'다. 오는 5월 6일 열리는 파생상품시장 개장 30주년 기념행사를 기점으로 부산 파생시장의 발전 로드맵을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미국·유럽·싱가포르 등 글로벌 금융 허브를 직접 겨냥한 마케팅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는 국내 시장에 머물러 있는 파생상품 수요를 글로벌 수준으로 확장해 유동성을 확보하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공격적인 해외 자본 유치가 자칫 시장의 변동성을 키우는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파생상품이 위험 관리(헤징)라는 본연의 기능을 넘어 투기적 수단으로 변질되지 않도록 하는 정교한 시장 감시 체계가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주목할 점은 단순한 거래량 증대를 넘어 탄소배출권 시장 활성화와 거래정보저장소(TR) 선진화 등 '인프라 거점' 육성을 내걸었다는 대목이다. 기후 위기 대응이 금융권의 핵심 화두로 떠오른 상황에서, 부산을 탄소금융 허브로 키워 장외파생상품의 투명성을 높이는 인프라 기지로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이는 부산이 단순한 '매매 공간'을 넘어 금융 공공성을 담보하는 '데이터 중심지'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거래소는 파생시장 활성화가 지역 실물경제 성장과 상생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 부산 지역 특화 산업과 금융의 연계를 통해 지역 기업들이 파생상품을 활용한 리스크 관리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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