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뜸방' 차린 오태원 북구청장, 과거 장애인 비하·100억 기부 지연 '재조명'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소지…북구 "조사 계획 없어"
북구의회 "행정사무조사 열겠다"…국힘 찬성해야
사과문 SNS 게시에도 논란 오히려 확산
과거 장애인 비하, 공직선거법 위반 등 '재조명'

오태원 부산 북구청장이 구청사 내부 창고에 차린 쑥뜸 시술방. 국제신문 제공

청사에 개인용 쑥뜸방을 설치한 오태원 부산 북구청장을 둘러싼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명백한 법 위반이라는 지적에 더해 구의회가 행정사무조사를 예고하고 나선 가운데, 이번 사건을 계기로 과거 제기된 여러 논란까지 재조명받고 있다.
 
부산 북구청은 4일 오태원 북구청장이 청사 내부에 쑥뜸 시술방을 차려 개인 용도로 이용해 온 행위가 이해충돌방지법 위반이라는 지적이 나온 데 대해 "검토중이라는 말 외에는 따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밝혔다.

이해충돌방지법은 구청장 등 공직자가 공공기관이 소유하거나 임차한 건물을 사적인 용도로 사용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를 위반하면 3천만 원 이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 소속 공무원이 법을 위반한 경우 사실관계를 조사하고 과태료를 부과하는 주체는 지자체, 즉 북구청이다. 하지만 북구청은 오 구청장에 대한 사실관계 조사나 과태료 부과 요청 등 법적 조치에 대해 묻자, "현재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고 답했다.

지난 2일 부산 북구의회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오태원 북구청장 쑥뜸방 설치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부산 북구의회 임성배 의원 제공

이번 논란은 오 구청장이 구청 내부 창고에 침대, 좌욕기, 환기시설을 갖춘 '쑥뜸방'을 만들어 개인 용도로 수개월 간 사용해 온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면서 불거졌다. 북구청은 지난달 30일 쑥뜸 시설을 모두 철거했으나, 논란은 '현재진행형'이다.

지난 2일 부산 북구의회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쑥뜸방' 관련 행정사무조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지방자치법에 따라 구의회는 구청 행정 사무 가운데 특정 사안의 법률 위반 여부를 확인하고, 위법 사항이 드러나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할 수 있다.

하지만 행정사무조사를 실제로 진행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북구의회는 오 구청장과 소속이 같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14석 가운데 7석을 차지하고 있어 표결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반대 또는 기권할 경우 조사는 성립되지 않는다.

쑥뜸방 논란이 확산하자 오 구청장은 지난 2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사과문을 올렸다. 그는 "구청 내부 구석에 사용되지 않던 창고에 전액 개인 사비로, 공무원이 아닌 민간업체를 통해 설치했다. 공공청사 일부 공간을 사적으로 사용한 것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드린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를 두고도 오 구청장이 논란이 불거진 지 나흘이 지난 시점에 사과문을 올리는 등 사안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지 않다는 비판이 나온다. 부산 북구의회 임성배 의원은 "언론 보도가 이어지고 의원들이 공식 사과를 요구하고 나서야 사과문을 올렸다. 그마저도 핑계 아닌 핑계를 들고 있는 점이 유감스럽다"며 "'제 식구 감싸기'가 아닌 잘못된 점을 함께 바로 잡기 위한 (의회 차원의)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 2024년 1월 오태원 부산 북구청장이 자신의 '장애인 비하 발언'에 대한 규탄 시위를 벌이는 장애인부모단체 앞에서 공식 사과하고 있다. 정혜린 기자

오 구청장은 과거에도 여러 차례 구설에 올랐다. 지난 2024년 발달장애인 아동과 부모에 대해 공개 석상에서 "낳지 말았어야 하는데 낳은 잘못"이라고 발언했다가 공분을 샀고, 소속 정당인 국민의힘에서 당원권 정지 6개월이라는 중징계를 받았다.

구청장에 당선되기 전인 2021년 경남 양산시에 100억 원 규모 아파트를 기부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이행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수년째 이어지고 있다. 또 지난 지방선거에서 대량 홍보 문자를 발송하고, 재산을 축소·누락 신고한 혐의로 1심에서 당선무효에 해당하는 벌금 150만 원을 선고받기도 했다. 그는 이 판결에 항소한 뒤 위헌법률심판을 제청, 재판은 지금까지 지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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