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대기업의 연구개발(R&D) 센터가 수도권과 충청권에 집중되는 '지식 자본 쏠림' 현상 속에서 부산의 명문 향토기업인 ㈜화승코퍼레이션이 지역에 대규모 전략 기술 거점을 조성하기로 했다.
부산시는 4일 오전 연제구 ㈜화승코퍼레이션 본사에서 370억 원 규모의 '부산 실증테크센터(R&D센터)' 건립을 위한 투자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2026년 병오년 새해 부산시의 첫 투자유치 성과가 단순 제조시설이 아닌 '첨단 연구단지'라는 점에 의미가 실린다.
'굴뚝' 넘어 피지컬 AI·로보틱스로… 향토기업의 대전환
1978년 설립 이후 자동차 부품과 소재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쌓아온 화승은 이번 투자를 통해 제2의 도약을 꾀한다. 기장군 소재 기존 공장 내 유휴 부지(약 1만 6500㎡)에 들어설 실증테크센터는 2027년 완공을 목표로 한다.이곳은 기존의 자동차 부품 연구를 넘어 실물 인공지능(피지컬 AI), 로봇 공학(로보틱스) 기반의 자동화 기술과 친환경 신소재 탄성체를 실증하고 사업화하는 '인큐베이팅'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현지호 화승코퍼레이션 대표는 "단순한 시설 확장이 아니라 화승의 미래 10년을 준비하기 위한 전략적 전환점"이라며 "부산 지역 경제 성장과 산업 발전에 이바지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투자의 가장 큰 기대효과는 '사람'이다. 센터 건립에 따라 연구직 등 260여 명의 인력이 이전하거나 신규 고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역 대학에서 배출된 우수한 청년 인재들이 수도권으로 떠나지 않고 고향에서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는 소중한 '기술 방벽'이 될 전망이다.
부산시는 기업의 투자를 가로막는 경직된 규제부터 손질하기로 했다. 제조업 위주인 명례산업단지에 첨단 신산업이 원활히 유입될 수 있도록 입주 업종 확대를 추진하는 등 '맞춤형 지원'에 나선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수도권 이전이 아닌 부산을 선택해준 화승에 깊이 감사드린다"며 "투자 보조금 지원부터 인력 양성까지 산학협력 전반에 걸쳐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부산시는 이를 기반으로 지식서비스 기업 유치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살고 싶은 경제 도시'의 실질적인 모델을 만들겠다는 복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