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신천지 경찰 신도들, 2인자 성폭력 무마에 '포섭 대상' 뒷조사

신천지 '경찰 신도' 명단 입수…수도권 지파 소속
이만희 재산 다툼 때 '경찰 신분' 밝히고 진술서 내
2인자 '성폭력 의혹' 조사했지만 고발 않고 종결도
'정치인 포섭' 조직서 세평 수집…정교유착 관련성

경기도 과천시 신천지 총회 본부의 모습. 연합뉴스

이단 신천지가 안팎의 위기를 수습할 때 전·현직 경찰관 신도를 활용한 정황이 포착됐다. 이들은 과거 신천지가 탈퇴 간부와 법적 분쟁을 벌일 때 전면에 나서는가 하면, 신천지 2인자의 성폭력 의혹을 무마하는 데 가담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특히 신천지가 정치권 등 외부 인사를 포섭할 때 경찰관 신도들이 세평을 수집했다고 한다. 경찰관 신도의 명단을 확보한 검경 합동수사본부는 신천지 내부에서 이들의 역할이 무엇이었는지, 정교유착 의혹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들여다볼 전망이다.

4일 CBS노컷뉴스는 지난 2018년 8월 수사기관에 제출된 신천지의 경찰관 신도 명단을 입수했다. 당시 이만희 교주는 한때 2인자로 불렸던 김남희 전 세계여성평화그룹(IWPG) 대표와 재산을 두고 법적 분쟁을 벌이는 중이었다.

경찰관 신도들은 이 교주를 두둔하고, 김 전 대표를 구속 수사해달라는 취지의 진술서를 수사기관에 제출했다. 이들은 진술서에서 스스로를 "신천지 소속 교인으로서 현직 경찰관"으로 지칭했다. 진술서와 함께 명단도 제출됐는데, 이름을 올린 이들은 모두 100명으로 당시 요한지파와 서울야고보지파 소속 신도 등이 포함됐다.

이들 가운데 지난 2020~2021년 신천지 2인자이자 총회 총무였던 고모씨의 성폭력 사건을 조사한 인물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고씨는 신천지 신도 2명을 대상으로 성폭행을 시도하다 미수에 그친 의혹 등으로 내부 조사를 받았다.

당시 전국 청년회장 명의로 작성된 보고서에는 피해 사실이 구체적으로 담겼고, 이를 뒷받침하는 녹취 파일과 진술서도 존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섭외부장으로서 내부 조사를 담당한 경찰관 신도 A씨는 고씨를 수사기관에 고발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고 사건을 은폐한 의혹을 받는다. 결국 지난 2022년에서야 탈퇴 신도들로 이뤄진 전국신천지피해자연대가 고씨를 경찰에 고발했다.

신천지를 탈퇴한 한 간부는 "경찰관 신도들이 사건을 덮어버린 것"이라며 "다른 경찰 출신 신도에게 '이런 사건이 파악됐으면 고발해야 하는 것 아니냐. 경찰로서 직무유기다'라고 항의했다"고 전했다. A씨는 현재 경찰에 재직 중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경찰관 신도들은 신천지를 둘러싼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동원됐다고 한다. 그뿐만 아니라 경찰관 신도 대부분은 섭외부 소속으로 활동했다.

섭외부는 행사 장소 대관, 정치권 인사 포섭 등 신천지의 대외 업무를 담당한 조직이다. 20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고씨에 의해 외교정책부로 확대 개편돼 정교유착 의혹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

경찰관 신도들은 섭외부에서 포섭 대상의 세평을 수집하는 역할을 맡은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상 신천지가 고용한 탐정처럼 활동했다는 게 탈퇴 신도들 설명이다.

일부 경찰관 신도의 명단을 확보한 합수본은 이들이 세평을 수집한 정치권 인사가 누구인지, 어떤 목적으로 세평을 수집한 것인지 등을 살펴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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