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北 무인기' 일당, 납품한다더니…軍 "도입한 적 없다"

'北 무인기 침투' 피의자 3명이 설립한 에스텔
사업계획서에 "국군에 무상으로 정찰자산 제공"
하지만 국방부 "해당 사항 없다"며 도입 선 그어

연합뉴스

북한으로 무인기를 침투시켰다는 혐의를 받는 민간 무인기 업체 에스텔엔지니어링(에스텔)이 국군에 무인기를 납품하겠다는 사업 계획을 세웠지만 실제로는 전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애초 고려하지 않았던 국군과의 사업을 돌연 천명했지만, 실제로는 아무런 진척도 없던 셈이다.

4일 더불어민주당 박성준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사업계획서에 따르면, 에스텔은 국군을 상대로 무인기 납품을 계획했다. 이들은 사업계획서에서 2024년 6월~9월 사업 내용에 "국군과 필리핀에서 관심 타진"이라며 "고객 접촉 및 후속기체 개발"이라고 적었고, 같은 해 사업계획을 설명하는 부분에는 국군에 무상으로 정찰자산(무인기)을 제공한 뒤 유료로 전환하는 구체적인 전략을 담았다.

또 2024년 11월부터 2025년 12월까지 "우리 군과의 소형 다목적 무인기 대체 사업"을 추진한다고 사업계획서에 썼다. 아울러 '사업화 전략'으로 "국군의 경우, 무상으로 정찰자산을 제공하다가 유료로 전환 예정"이라며, 약 1년 동안 우리 군과 본격적인 무인기 사업을 추진하고 성과를 공식적으로 발표하겠다는 취지의 내용도 담겼다.  
 
하지만 민주당 부승찬 의원실을 통해 확인한 결과, 국방부와 군 주요 관계 부대는 에스텔과 무인기 도입·개조·운용과 관련한 사업을 추진한 사실이 전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보면, 국방정보본부와 합동참모본부 정보본부, 국군정보사령부, 드론작전사령부, 국방부 장비관리과, 방위사업청, 교육훈련정책과, 국방인공지능기획국 등은 모두 '에스텔엔지니어링이 참여한 무인기를 도입하거나 개조한 사실이 있는지'를 묻는 질의에 "해당 사항이 없다"고 답했다.
 
에스텔이 국군을 주요 고객으로 설정하고, '무상 제공 뒤 유료 전환'이라는 구체적인 납품 전략까지 제시했지만, 실제로는 국방부와 군 조직 어디에서도 관련 사업이 확인되지 않은 것이다. 사실상 국군 대상 사업의 실체가 확인되지 않는 셈이다.
 

에스텔-정보사 대령 수상한 평행선…기막힌 우연?

애초 에스텔은 나이지리아를 상대로 한 무인기 사업을 추진·운영해왔다. 그러다 2024년 5월 이같은 사업 전략의 실패를 선언하더니 6월부터 돌연 국군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런데 에스텔이 사업계획서에서 국군 대상 사업을 추진했다고 밝힌 시점은 공교롭게도 정보사 100여단 소속 오모 대령이 조직개편을 주도하며 핵심 보직으로 이동하던 시기와 겹친다. 오 대령은 에스텔 영업이사이자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렸다고 주장한 30대 대학원생 오모씨를 정보사 '공작 협조자'로 포섭해 접촉해 온 인물로, 이번 무인기 사건의 배후 인물로 의심받고 있다.
 
그는 2024년 7월 정보사 조직개편 태스크포스(TF) 단장으로 임명됐고, 같은 해 11월부터는 신설 조직인 기반조성단을 이끌었다. 공교롭게도 에스텔은 같은 해 하반기부터 국군을 대상으로 한 무인기 사업 추진 일정을 본격화했고, 오 대령이 기반조성단 단장으로 부임한 직후부터는 군 대상 '소형 무인기 대체 사업'까지 사업계획서에 명시했다.
 
에스텔이 설립된 시점이 '북한의 도발을 유도하기 위한 작전에 관여한 부대'로 지목된 드론작전사령부 창립 시기와 같은 2023년 9월이라는 점도 공교롭다. 2022년 발생한 북한 무인기 영공 침범 사건이 출범 배경으로 거론됐다는 점에서도 두 조직의 유사성이 확인된다. 드론작전사령부는 현재 조직 폐지가 권고된 상태다.
 
앞서 오씨는 지난달 16일 채널A 인터뷰에서 최근 북한이 공개한 무인기가 자신이 보낸 것이라고 주장하며, "북한 평산군 우라늄 공장 인근의 방사능 오염 수치를 확인하기 위해 장 씨가 제작한 무인기를 활용했다"는 취지로 말했다. 그는 지난해 9월과 11월, 그리고 올해 1월까지 모두 세 차례에 걸쳐 북한으로 무인기를 비행시켰다고도 주장하고 있다.
 
에스텔 대표이사 장모씨와 대북이사 김씨, 그리고 북한에 무인기를 날렸다고 주장하는 영업이사 오씨는 모두 군사기지및군사시설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입건됐으며, 출국도 금지됐다. 군경합동조사 태스크포스(TF)는 지난달 21일 이들의 주거지와 대학 연구실, 차량 등을 압수수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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