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 일본에도 알린다…"그 기억, 국경 넘어 이어지길"

영화 '한란' 4월 3일 일본 개봉
1948년 제주 한 모녀 생존 여정
"과거 아닌 현재 문제로 끌어내"

영화 '한란' 스틸컷. 웬에버스튜디오 제공

"4·3의 기억이 국경을 넘어 일본뿐 아니라 더 많은 곳으로 이어지기를 바랍니다."

제주4·3을 다룬 영화 '한란'이 4·3 제78주년인 오는 4월 3일 일본 도쿄 오사카 나고야에서 개봉한다.

'한란'은 4·3 당시 한 모녀의 생존 여정을 그렸다. 1948년 제주에 나타난 토벌대를 피해 산과 바다를 건너야 했던 엄마 아진과 여섯 살 딸 해생을 따라간다.

4·3은 제주 주민 3만여 명이 군인·경찰 병력 등에게 학살된 사건이다. 이는 당시 제주 인구의 10분의 1에 달했는데, 1947년 3월 1일부터 1954년 9월 21일까지 무려 7년 7개월 동안 이어졌다.

영화 '한란'은 역사적 사건을 설명하거나 재현하기보다, 그 시간을 통과해야 했던 모녀의 감각과 정서에 집중한다. 이를 통해 제주4·3을 과거가 아닌 현재 문제로 끌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란' 일본 배급을 맡은 현지 영화인 기마타 준지는 "일본에는 오래전부터 제주에서 건너와 정착한 사람들이 살아온 지역들이 있다"며 "하지만 일본 사회에서 제주의 역사, 특히 제주 4·3과의 관계는 충분히 알려져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전했다.

그는 "'한란'은 제주 4·3이라는 비극 속에서 살아남아야 했던 사람들의 시간을 다룬다"며 "이 작품을 통해 제주4·3뿐 아니라, 제주와 일본 사이에 오랫동안 이어져 온 역사적 연결을 일본 관객들과 함께 다시 바라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영화 '한란' 포스터. 웬에버스튜디오 제공

일본에 정착한 제주 사람들을 마주하다


영화 '한란'은 엄마 역할에 처음 도전한 배우 김향기가 선보인 열연과 하명미 감독의 섬세한 연출, 입체적인 서사로도 눈길을 끈다.

이렇듯 작품성을 인정받고 여러 해외 영화제 초청으로 널리 알려진 덕에 이번 일본 극장 개봉으로까지 이어진 셈이다.

배우 김향기는 일본 개봉을 앞두고 "정말 행복하다"며 "한국 역사의 중요한 한 부분에 관심을 가져 주셔서 감사하다"고 했다.

이어 "일본의 좋은 작품들과 한국의 좋은 작품들이 잘 교류하면서 서로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하명미 감독은 "'한란'을 준비하면서 제주4·3의 역사가 일본에 정착한 제주 사람들의 시간과도 깊게 이어져 있다는 것을 마주하게 됐다"며 "아이치국제여성영화제에서의 첫 만남이 일본 개봉으로까지 이어진 지금의 과정은 역사적 맥락 속에서 특별한 인연처럼 느껴진다"고 소감을 전했다.

특히 "이번 일본 개봉을 통해 제주4·3의 기억이 국경을 넘어 일본뿐 아니라 더 많은 곳으로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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