엡스타인 문건에 영국도 난리…왕실까지 연루 정황

앤드루 前왕자, 전처, 前주미대사 사진·이메일·송금 등 폭로

미국 법무부가 공개한 '엡스타인 파일'. 연합뉴스

미국의 억만장자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과 관련한 추가 문건이 공개된 이후, 영국 왕실과 고위 정치인들을 향한 의혹들도 연달아 제기되고 있다.

BBC 방송은 2일(현지시간) 고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며느리였던 세라 퍼거슨이 엡스타인을 "오빠"라고 부르며 친분을 과시하고, 체납된 임차료 해결을 위해 도움을 요청한 정황이 담긴 이메일을 주고받았다고 보도했다.

퍼거슨은 찰스 3세 현 국왕의 동생인 앤드루 마운트배튼 윈저와 결혼해 비어트리스와 유지니 공주를 뒀다. 지난해 10월 앤드루가 엡스타인 관련 성추문으로 모든 훈작을 박탈당했을 당시, 퍼거슨 역시 요크 공작부인 지위를 잃은 바 있다.

앤드루는 이후 왕자 칭호까지 박탈당했으며, 이번에 미 법무부가 공개한 '엡스타인 파일'에는 그가 여성들과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들이 포함됐다.

엡스타인이 미성년 성착취 혐의를 인정한 이듬해인 2009년, 퍼거슨은 그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당신과 점심 후 1주일 만에 에너지가 올라가는 것 같다. 늘 바라던 오빠가 돼줘서 고맙다"고 적었다. 이어 2010년에는 "관대함과 친절에 감사한다"며 "나랑 결혼해달라"는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퍼거슨은 2009년 사업 실패로 위기에 처하자 엡스타인에게 "오늘 당장 임차료 2만파운드가 필요하다. 주인이 내가 돈을 내지 않으면 신문사로 가겠다고 위협하고 있다"며 "좋은 생각이 있나"라고 묻기도 했다.

해당 문건에는 현재 왕위 계승 서열 상위권인 비어트리스와 유지니 공주가 엡스타인과 함께 식사한 정황도 담겼다.

BBC는 이 문건들이 엡스타인이 퍼거슨을 매개로 영국 상류사회 중심부에 얼마나 쉽게 접근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영국 정치권에서는 피터 맨덜슨 전 산업장관이 논란의 중심에 섰다. 엡스타인과의 친분설로 주미 대사직에서 경질됐던 그는 엡스타인으로부터 7만 5천 달러(약 1억 원)를 송금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지난 1일 집권 노동당을 탈당했다.

올리비아 베일리 교육부 정무차관은 타임스라디오에 "그가 답해야 할 의문들이 있다"면서도 상원의원직 박탈에 대해서는 "현실적으로 상원의원 퇴출은 복잡한 문제"라고 말했다.

한편 일간 더타임스는 앤드루의 개인 비서가 엡스타인 측에 런던경찰청 소속 경호 인력의 숙소를 요청한 정황도 포착됐다고 전했으나, 경찰청은 이에 대한 언급을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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