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에 이어 아프리카돼지열병(ASF)과 구제역까지 전국 곳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면서 방역 당국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사람과 차량 이동이 급증하는 설 연휴를 2주 앞두고 가축전염병 확산 우려와 함께 삼겹살·소고기·닭고기 등 축산물 가격까지 오르며 민생 부담도 커지고 있다.
올해 첫 구제역 발생…전국 우제류 농장 방역 강화
2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인천 강화군의 한 소 사육 농장에서 지난달 30일 올해 첫 구제역이 발생했다. 해당 농장에서는 한우 3마리와 육우 2마리에서 식욕부진과 발열, 침 흘림 등의 의심 증상이 확인됐다.구제역은 지난해 3월 13일 전남 영암군에서 처음 발생한 이후 4월 13일까지 모두 19건이 보고됐다. 이번 강화군 발생 사례는 올해 들어 첫 구제역으로, 지난해 4월 전남 무안 발생 이후 약 9개월 만이다.
방역 당국은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해 해당 농장의 한우와 젖소 246마리를 살처분하고 역학조사에 착수했다. 동시에 전국의 모든 소·염소·돼지 등 우제류 농장에 대해 이동중지 명령과 긴급 백신 접종, 소독을 포함한 차단 방역을 강화하고 있다.
ASF 산발적 확산…인위적 유입 가능성 제기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상황도 엄중하다. 그동안 청정지역으로 분류됐던 지역에서 잇따라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ASF는 지난달 16일 강원 강릉에서 처음 확인된 뒤 경기 안성(1월 23일), 경기 포천(1월 24일)에서 발생했다. 이후 전남 영광(1월 26일)과 전북 고창(2월 1일)까지 확산되면 올해 들어서만 다섯 번째 발생 사례가 나왔다.
방역 당국의 유전자 분석 결과, 강릉·안성·영광에서 확인된 바이러스는 국내 야생멧돼지에서 주로 검출되는 유전형 2형 IGR-Ⅱ가 아닌 유전형 2형 IGR-Ⅰ로 확인됐다. 이는 야생멧돼지에 의한 지역 내 오염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고, 사람이나 차량·물품 등을 통한 인위적 유입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로, 농장 단위의 철저한 방역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다만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세는 다소 진정 국면에 접어든 모습이다. 2025~2026 동절기 가금 농장에서는 모두 38건이 발생했으며, 지난해 9월과 10월 각 1건, 11월 4건, 12월 22건으로 늘어나다가 올해 1월에는 10건이 발생했다.
방역 당국은 설 명절을 앞두고 사람과 차량 이동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가축전염병 확산을 막기 위한 방역 대응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양돈 농가는 농장 내·외부를 철저히 소독하고, 야생멧돼지 기존 발생 지역 방문을 자제해 달라"며 "축사 출입 시 소독과 장화 갈아 신기 등 기본 방역 수칙을 반드시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축산물 가격도 들썩…고환율에 수입육 부담 확대
지난 1일 기준 삼겹살(한돈 100g) 소비자가격은 2618원으로 평년보다 9.3% 상승했다. 소고기(한우 등심 1등급 100g)는 1만 38원으로 평년 대비 3.4% 올랐고, 한우 양지는 6313원으로 6.6% 비쌌다.
수입 소고기 가격 상승폭은 더 컸다. 호주산(척아이롤·냉장)은 3846원으로 평년 대비 25.5% 올랐고, 미국산(척아이롤·냉장)도 같은 가격으로 17.7% 상승했다.
닭고기(육계 1kg) 소비자가격은 평년보다 3.6% 오른 5926원, 계란(30개)은 6198원으로 5.4% 상승했다.
농식품부는 가축전염병 발생에 따른 살처분 등으로 축산물 수급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에 대비해, 면밀한 가격 모니터링과 함께 빈틈없는 수급 관리에 나설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