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민선단체장에게 중요한 덕목은 (주민에 대한) 소명의식과 열정이라고 생각합니다".
3선 구청장으로서 무엇을 중요한 맘속의 기준으로 삼고 있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었다. 대구 달서구에서 내리 3선을 기록한 이태훈 구청장 얘기다.
이 구청장은 2012년 대구시 달서구 부구청장을 끝으로 1980년~2012년까지 33년간 지속된 관선 공무원 생활에 마침표를 찍었다. 4년 뒤인 2016년 4월, 달서구청장에 당선된 뒤 내리 3선을 기록하며 10년간 민선구청장으로서 구정을 이끌어왔다.
직접 대면한 이 구청장에게서 매너리즘이나 업무에 지친 기색을 발견하긴 어려웠다. 밥 자리에서 만난 그는 활달한 다변스타일과는 조금 거리가 있는 진지하면서도 진중한 스타일이었다. 그러나, 업무 추진 스타일은 열정적인 것으로 정평이 나 있었다.
홍보팀의 A팀장은 28일 CBS와 가진 인터뷰에서 "(청장님은) 성실과 열정이 넘치고 어떻게 하면 더 잘 할 수 있을까 늘 고민하는 한결 같은 분이다"는 평가와 함께, "일을 추진함에 있어 무사안일한 법이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구청 안팎의 평가를 종합하면 이태훈 구청장은 열정적인 업무추진으로 '스피드행정'을 펼치고 항상 부지런하고 솔선수범한다고 한다. 빠른 일처리의 혜택은 그대로 주민에게 돌아간다. 이런 얘기도 들렸다. "과장 이하 공무원은 말할 것도 없고 국장급 공무원들도 결재만 하도록 놔두지 않죠" 모든 공직자들이 움직이도록 만든다는 의미로 들렸다.
공무원사회를 잘 움직이도록 하는 힘은 행정고시로 관가에 발을 들여놓은 뒤 30년 동안 이어진 공직생활에서 터득한 일머리 즉, 노하우에서 나왔다.
이 구청장이 풀뿌리행정 추진에서 특별히 중시한 부분은 주민편의의 증진이다. 해마다 연초에 23개동을 직접 방문하는 자리에서 현장의 소리를 듣고 이를 정책화시키는데 업무의 초점을 맞춰왔다. 대표적인 사례는 삭막한 도심에 주민들이 힐링할 수 있는 스팟(Spot)을 조성해 주민들에게 돌려주기 시작한 것.
한 공무원은 "미세먼지 저감 등 여러 장점을 지닌 편백숲을 곳곳에 가꾸고 캠핑장을 만들고 주민편의시설에 남다른 신경을 써 오는 동안 주민들의 평가도 후해졌다"고 소개했다.
사실 이태훈 구청장의 최대 역작은 '대구시청사 유치'다. 2019년 오랜세월 표류하던 대구시청사 입지선정에서 옛 두류정수장 부지가 선정된 것은 청사유치에 발벗고 나선 두류동 주민들의 노력과 구청의 착실한 준비가 숙의를 맡은 공론화위의 마음을 움직였기 때문이다.
시청의 이전은 단순한 행정기관 1곳의 유치에 머물지 않는 의미가 있다. 신흥 시가지 달서구는 아무래도 대구의 변방이란 느낌이 강한데 이를 불식시키고 단숨에 대구의 행정 1번지이자 시민서비스의 중심지로 위상이 높아지게된 것을 의미한다.
결혼장려팀을 통한 커플 관리정책은 시대를 앞선 혜안이 빛난 사례다. 여성 1인의 합계출산율이 0.7명까지 곤두박질친 건 얼마전의 일인데, 달서구청은 지난 2016년부터 남녀를 커플로 이어주는 결혼장려책을 도입 추진했고 현재까지 209쌍이 결혼에 골인했다.
성서지역이 주거타운으로 변모하면서 성서산업단지가 공해를 뿜는 애물단지가 됐을 때는 '스마트도시'를 선포, 스마트 그린산단으로 탈바꿈시켰다. 산업단지 부근에 캠퍼스가 있는 계명대도 공단매연 때문에 걱정이 컸지만 정책의 수혜를 입은 뒤 만족감을 표하고 있다.
다산 정약용은 저서 목민심서에서 지방관을 봉공과 애민, 능리 등의 기준에 따라 3가지 유형으로 분류했는데, 이태훈 청장은 봉공과 애민 능리의 조건을 갖췄다는 평가도 받는다. 3선 청장으로서 여정에 종착점을 앞둔 그는 요즘 대구시와 경북통합 논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시장으로서 다시 한번 봉사해보겠다는 꿈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