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공인' 이해찬 영결식…李 대통령 눈물로 마지막 배웅(종합)

민주주의 거목 이해찬 전 국무총리 영결식 엄수
퍼블릭 마인드 강조…끝까지 '영원한 공인'으로
"친목 아닌 원칙 정치가 DJ·盧·文·李 동지 모아"

이해찬 전 국무총리의 영결식이 열린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영결식을 마친 뒤 눈물을 닦고 있다. 황진환 기자

"일평생 공인으로 살면서 고비마다 국민들께 많은 성원을 받았습니다. 항상 여러분의 행복과 나라의 발전을 위해서 기원하도록 하겠습니다. 늘 행복하시고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31일 오전 9시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고(故) 이해찬 전 국무총리의 영결식. 추모영상의 끄트머리 이 전 총리의 2020년 8월20일 당 대표 퇴임식 육성이 흘러나오자 이재명 대통령과 우원식 국회의장, 김민석 국무총리 등 참석자들이 눈물을 훔쳤다.

한국 민주주의와 정치사의 거목 이 전 총리가 영면에 들었다. 이 전 총리의 발인과 영결식이 이날 엄수됐다. 이 전 총리의 사회장은 지난 27일부터 이날까지 5일간 진행됐다.

이 대통령과 배우자 김혜경 여사는 검은색 정장 차림으로 근조 리본을 가슴에 단 채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지켰다. 영결식은 국기에 대한 경례와 묵념, 고인의 약력보고에 이어 김민석 총리, 우원석 의장, 민주당 정청래 대표,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 한명숙 전 총리의 추도사 낭독, 추모영상, 헌화, 추모공연 순으로 진행됐다.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고 이해찬 전 국무총리 영결식에 참석한 뒤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며 뒤따르고 있다. 황진환 기자

김 총리는 추도사에서 "민주 정부도, 민주당도 이해찬에게 빚졌다. 네 번의 민주 정부 모두 이해찬이 앞장서 화살을 막아내며 후보를 지켜낸 결과"라면서 "수많은 선거를 바로 옆에서 치르며 흐름을 읽는 것, 바꾸는 것을 다 배웠다"라고 말했다. 이어 "밥 먹고 술 사는 친목 정치가 아니라 공적 책임의 원칙 정치가 김대중·노무현·문재인·이재명의 동지를 모두 빈소에 모아냈다"고 말했다.

우원식 의장은 "결국 네 번의 민주 정부 수립 과정 맨 앞자리에서 민주적 국민정당 건설과 민주 정부 수립을 실현한 시대의 선도자였다"라고 말했다. 정청래 대표는 "당내 최고 전략가로서 위기 때마다 구원투수, 큰 선거 때마다 승리투수로 나서줬다. 올바른 정치의 표상이던 이해찬 총리와 같은 시대를 살았다는 것이 자랑스럽다"라고 했다.


앞서 이 전 총리의 발인은 이날 오전 6시30분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유족과 정계 인사 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이후 고인의 마지막 공직을 지낸 민주평통과 민주당사 등에서 노제가 열렸다. 유족들은 민주평통 내 집무실과 민주당 당대표 집무실 등을 돌아본 뒤 국회의원회관으로 이동했다. 추모영상이 끝나고 이 대통령 부부와 권양숙 여사가 차례로 헌화했다. 영결식이 끝난 뒤 이 전 총리 영정사진과 훈장, 유해 등을 실은 영구차는 서초동 서울추모공원으로 향했다. 고인은 화장 후 세종시 은하수공원에 안장된다.

이 전 총리는 1988년 13대 총선에서 처음 정계에 입문해 2020년 20대 국회의원까지 7선 국회의원을 지냈다. 국무총리, 교육부 장관, 당대표 등을 두루 역임했다. 특히 민주 진영의 유능한 설계자 역할을 도맡아 선거마다 '불패'의 신화를 쓴 전략가로 꼽힌다. 책임총리제나 지역균형발전 등 민주 정부의 정책적 상상력도 늘 이 전 총리에서 시작됐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고(故) 이해찬 전 국무총리 영결식에서 추도사를 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

평소 '퍼블릭 마인드(공인의식)'를 강조하던 그는 영결식에서까지 '영원한 공인 이해찬'으로 불렸다. 당 대표로 21대 총선을 치르면서 단 한 사람이라도 측근이라는 이유로 단수 공천이나 전략 공천을 주지 않았다는 주변의 말은 그의 가치관과 정치 스타일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이 전 총리는 자서전에서 "이쪽 끝에서 저쪽 끝으로 오가는 불성실하고 불철저한 근본주의자보다는 성실하고 철저한 개량주의자가 사회의 진보에 훨씬 더 기여한다고 나는 생각한다"라며 스스로를 실용주의적 개량주의자로 밝혔다. 2018년 8월 민주당 대표 당선 수락 연설에서는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대화라고 한다. 가치는 역사에서 배우고 방법은 현실에서 찾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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