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공사대금을 받는 데 필요하다"며 지인에게 36억 원 넘는 돈을 뜯어낸 혐의로 기소된 50대 미혼 여성이 중형을 선고받았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법 형사5부(김현순 부장판사)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사기) 위반 혐의로 기소된 A(50대·여)씨에게 징역 9년을 선고했다.
A 씨는 2014년 7월부터 2024년 8월까지 어린이집에서 만난 지인 B(40대·여)씨로부터 677차례에 걸쳐 36억 7560만 원을 뜯어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법원이 인정한 범죄사실을 보면, 두 사람은 2010년 각자 자녀가 다니던 어린이집에서 처음 만나 알게 됐다. 보험회사 대리점을 운영하고 있던 A씨는 사채 7천만 원을 빚진 상태였다.
A씨는 "남편이 건설사 협력업체에서 일한다. 원청에서 들어올 공사대금이 많은데, 대금을 받으려면 우리가 돈을 줘야 하는 게 있다"며 "자금 사정이 막혀 급히 돈이 필요한데, 공사대금을 받으면 바로 갚겠다"며 B씨에게서 돈을 빌렸다.
하지만 A씨에게는 법률상 배우자가 없었다. A씨가 남편이라고 말한 인물은 교제하다가 2011년 헤어진 사람으로, 건설업에 종사한 적도 없었다. A씨는 돈을 갚으라는 요구를 받을 때마다 "이제 거의 다 됐다"는 식으로 넘어가며 추가로 돈을 뜯어냈다.
재판부는 "변제 의사나 능력이 없는 데도 마치 수령할 공사대금이 있는 것처럼 피해자를 기망해 36억 원 이상을 편취했다"며 "편취한 돈을 기존채무 변제 및 생활비 등에 모두 사용했고, 현재까지 대부분의 피해가 회복되지 않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