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 외교부장관이 29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에 관세 인상을 시사한 것과 관련해 "합의 파기라고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압박의 일환이지 재협상을 요구한 것은 아니라는 판단에서다.
조 장관은 이날 관훈토론회에서 "미국 일각에서 '조인트 팩트시트 이행이 늦는 것이 아니냐'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접 얘기해서 이렇게 된 것 같다"며 "재협상이 아닌 팩트시트의 충실한 이행을 서로 합의해 나가면 된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미국의 기류 변화를 감지하지 못했냐'는 지적에 "변화된 미국의 의사 결정 구조와 이를 발표하는 시스템 상 우리가 그걸 잡아낼 수준의 것은 아니었다"며 "먼저 감지했다고 하더라도 우리 일정 자체를 바꿔야 한다는 판단을 안 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적인 외교 채널이 아니라 본인 SNS를 통해 발표하는 것은 이미 익숙해졌다"며 "화들짝 놀라서 우리 스스로 입장을 낮출 필요는 없다. 미국 정부 내 미묘한 변화까지 파악하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 장관은 이번 조치가 쿠팡사태나 온라인플랫폼법(온플법)과는 관련이 없다고 재차 선을 그었다.
그는 "쿠팡 사태는 이번 관세와 무관하다고 보고 있다"며 "이를 우리 스스로 (관세와) 연계해 해석하는 것은 협상에서 우리의 위치를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쿠팡 문제는 기본적으로 대한민국 성인 80% 이상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것이 사안의 본질"이라며 "이런 본질에 대해 미측에 이해를 높이고 설명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조 장관은 다음달 4일 미국에서 열리는 핵심광물장관급회의에 참석한다. 회의는 의장국인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이 주재할 것으로 알려져, 관세 문제와 관련해 한미 외교장관 간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