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콘텐츠'의 불법유통과 공연·스포츠의 암표 판매를 막는 법 개정안이 국회 문턱을 넘었다.
29일 'K콘텐츠' 불법 유통 사이트 접속을 차단하고,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도입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저작권법'과, 모든 암표 부정행위를 금지하고 관련 사업자 책임을 강화한 '공연법', '국민체육진흥법'의 일부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앞서 주무부처 수장인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지난해 12월, 2026년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콘텐츠 불법유통과 암표 문제를 '문화산업의 2대 난치병' 규정한 바 있다. 이번 법 개정을 기반으로 정부가 관련 문제를 본격적으로 해결할 길이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저작권법' 개정안부터 살펴보면, 우선 불법 유통 사이트에 대해 '긴급차단제'가 신설된다. 이에 따라 불법성이 명백하고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예상되어 긴급한 조치가 필요한 저작권침해 사이트는 적발 즉시 문체부 장관이 망사업자에게 접속차단을 명령할 수 있다.
그동안 해외에 서버를 둔 불법사이트에 대해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구 방송통신심의위원회)만 접속차단 조치를 할 수 있었는데, 이제는 문체부도 직접 접속을 차단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또 그동안 저작재산권이 침해되면 실제 발생한 손해액 위주로 배상이 이루어졌던 한계를 넘어 '징벌적 손해배상제'가 새롭게 도입된다. 고의로 저작재산권을 침해한 경우, 법원은 손해로 인정된 금액의 최대 5배 내에서 배상액을 정할 수 있다. 이 때 배상액은 고의성, 피해 규모, 침해자가 얻은 경제적 이익, 침해 기간 및 횟수 등을 고려해 산정한다.
저작권 침해 사범에 대한 형사처벌 기준도 현행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서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의 벌금'으로 강화된다.
또 직접 불법 유통에 나서지 않더라도, 불법복제물에 접근할 수 있는 링크를 제공하는 사이트를 영리적으로 운영하거나 이러한 사이트에 영리적 목적으로 링크를 게시하는 행위도 처벌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됐다.
이외에도 저작권 보호 종합대책 수립 의무, 관계 공무원이 불법복제물을 수거·폐기·삭제하기 위해 현장에 출입해 조사하거나 서류를 열람할 수 있는 법적 근거 등도 개정안에 담겼다.
'저작권법' 개정안은 공포 후 6개월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되지만, 불법복제물 접속차단 및 긴급 차단 관련 규정은 공포 후 3개월로 시행 시기를 앞당겼다. 또 징벌적 손해배상 규정은 법 시행 이후 발생한 침해 행위부터 적용된다.
'공연법',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을 살펴보면, 공정한 구입 과정을 우회·방해하는 재판매 목적의 부정구매, 상습 또는 영업 목적으로 구입가를 초과하는 금액의 부정판매는 전면 금지된다.
그동안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한 부정판매만 처벌할 수 있어 단속에 한계가 많았다. 실제 단속 현장에서 매크로 프로그램 사용 여부를 확인하기도 어려운데다, 다른 수법을 사용한 부정판매는 아예 규제 사각지대에 놓였던 문제를 해소한 것이다.
입장권 판매자와 통신판매중개업자에게도 부정구매 및 부정판매 방지를 위한 기술적·관리적 조치 의무가 새롭게 부과했다. 이를 계기로 암표 거래를 단순한 개인의 일탈 행위를 넘어 유통구조 전반의 문제로 보고, 민관이 함께 책임지도록 감시 체계를 구축할 것으로 기대된다.
부정행위 방지를 위한 신고기관도 지정된다. 그간 한국콘텐츠진흥원(공연)과 한국프로스포츠협회(스포츠)에서 암표신고센터를 운영했지만, 인력·예산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입장권 판매자 등이 적극 협조하지 않으면 관련 증거를 확보하기도 어려워 단속이 쉽지 않았다.
이를 해결하도록 부정행위 신고의 접수·처리 등을 담당하는 신고기관을 지정하고, 이를 문체부가 지원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만약 부정구매 및 부정판매를 신고·수사기관에 신고하면 신고포상금도 지급한다.
또 신고기관의 자료 제출 요구권도 명시하고, 입장권 판매자 및 통신판매중개업자는 정당한 사유가 없으면 자료 제출 요청에 응하도록 했다. 만약 관계 자료를 거짓으로 제출하거나 미제출할 경우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불법 입장권 거래로 얻은 이익을 확실하게 환수할 수 있는 제재 수단도 마련됐다. 부정판매자에게는 판매금액의 최대 50배 이하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부정구매·부정판매로 취득한 수익을 몰수하거나 가액을 추징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문체부는 올해 하반기 개정 법률안을 시행하기에 앞서 민관 합동 협의체를 구성해 업계가 자정에 나서도록 하고, 암표 행위를 근절하기 위한 대국민 인식개선 활동도 진행할 예정이다.
최휘영 장관은 "이번 개정은 지난 6개월간 현장의 어려움을 경청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부단한 노력의 결실"이라며 "'K-컬처'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저해하는 콘텐츠 불법유통과 암표 문제를 해소하고, 건강한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