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지법 형사2부(김성래 부장판사)는 29일 A(78)씨의 살인과 시체손괴 및 유기, 스토킹 처벌법 위반 혐의 사건 선고공판에서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40시간의 스토킹 치료프로그램 수강 명령도 내렸다.
재판부는 "사실상 인척 관계에 있는 피해자가 다른 남자를 만난다고 생각해 피해자를 살해하고 범행을 은폐하려고 시체를 손괴하고 유기했다"며 "범행 동기나 방법, 경위 등에 비춰봤을 때 엄벌이 필요하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피해자가 사망하기까지 엄청난 육체적·정신적 고통을 겪었을 것으로 보이고, 유족도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받아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며 "그런데도 피고인은 피해회복을 위해 어떠한 노력도 기울이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A씨는 지난해 10월 3일 화천군 상서면의 한 공동주택에서 이웃집에 거주하던 80대 여성 B씨를 살해한 뒤 사체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조사 결과 피해자는 15년 전 숨진 A씨의 형과 과거 사실혼 관계였으며, A씨와는 형수와 시동생 사이로 지내오며 같은 공동주택 건물에서 따로 거주 중이었다.
사건 발생 두 달 전인 지난해 8월 A씨는 피해자가 자신을 멀리하는 이웃을 만난다고 생각해 불만을 품고 있었다.
범행 당일에도 A씨는 피해자에게 "그 사람을 만나지 말라"고 말했으나, B씨가 "너랑 무슨 상관이 있냐"는 식으로 반박하자 격분해 살해했다. 범행 이후 A씨는 피해자의 사체를 잔혹하게 훼손한 뒤 인근 하천과 풀 숲에 유기했다.
A씨의 범행은 추석 연휴였던 같은달 6일 저녁 피해자의 집을 찾은 가족이 "B씨가 돌아오지 않는다"며 112에 신고하면서 드러났다.
수색에 나선 경찰은 이틀 뒤인 8일 오전 10시 20분쯤 산양리 한 하천 인근에서 수색견 '볼트'의 도움으로 숨진 B씨를 발견했다.
경찰은 타살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수사에 착수한 끝에 이튿날 저녁 서울의 한 병원에서 A씨를 긴급 체포했다. 당시 A씨는 수사망이 좁혀오자 약물을 마시고 병원에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