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급증하고 있는 수입산 멸균우유의 공세가 국내 낙농 기반을 흔들 수 있는 주요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올해부터는 미국과 유럽 등 주요 낙농 국가와의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무관세로 더 많은 유제품이 유입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내 시장 잠식은 물론 국제 공급망 변동에 취약해질 수 있는 식량안보 위험까지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수입산 멸균우유의 경우 가격 요인과 보관 편의성을 이유로 선택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으나, 일각에서는 제품 정보 부족과 품질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한 소비자는 온라인몰에서 수입산 멸균우유 1L 12팩을 주문했으나, 제품 수령 다음 날 확인한 결과 유통기한이 4개월도 남지 않았다고 밝혔다. 해당 제품에는 생산일자가 기재돼 있지 않았으며, 판매처는 "소비기한 1년 전이 생산일"이라는 설명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유사한 사례는 다른 온라인 플랫폼에서도 확인된다. 일부 소비자들은 후기에서 '맛과 향이 기대와 달랐다', '제품을 받아보니 남아 있는 기간이 생각보다 짧았다', '생산일자가 없고 유통기한이 너무 길어 찝찝하다' 등의 반응을 남겼다.
이처럼 우유의 유통기한은 신선함을 가늠하는 중요한 지표다. 국산 우유는 착유 후 곧바로 적정 온도로 냉각돼 외부에 노출되지 않은 신선한 상태 그대로 2~3일 내 유통된다. 유통기한이 짧다는 점은 미가공·최소가공식품임을 의미하며, 국산 우유가 신선한 식품이라는 사실을 방증한다. 더욱이 목장에서 생산된 우유는 집유, 살균, 검사, 유통·판매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이 '콜드체인 시스템'을 기반으로 철저히 관리돼 신선함은 물론 안전성까지 확보하고 있다.
이 같은 특성은 소비자 인식과도 맞닿아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발표한 '2024년 식품소비행태조사'에 따르면 우유 구매 시 우선 확인하는 정보로 '신선도(29.3%)'를 꼽은 비율이 '가격(15.7%)'보다 월등히 높았다. 우유를 단순한 음료가 아닌 가공되지 않은 자연식품으로 인식하며 품질과 위생을 중시하는 경향이 강화된 결과다.
'2024 우유·유제품 소비행태조사'에서도 이러한 흐름은 확인된다. 전체 응답자의 86%는 '국산 우유가 수입산 멸균우유보다 더 우수하다'고 평가했으며, 그 이유로 '신선도(65.8%)'와 '안전성(63.6%)'을 주로 꼽았다. 이는 단순한 국산 선호가 아닌 실제 품질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한 합리적 선택으로 해석된다.
국산 우유의 신선도는 품질과도 직결된다. 우유의 원재료인 원유의 품질은 체세포 수와 세균 수로 판단되는데, 체세포 수는 젖소의 건강 상태를, 세균 수는 착유 환경의 청결도를 보여주는 지표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고시한 원유 위생 등급 기준에 따르면 최고 등급인 '1A'는 원유 1ml당 세균 수 3만 개 미만, 체세포 수 20만 개 미만을 충족해야 한다. 이는 대표적인 낙농 선진국인 덴마크와 동일한 수준이다.
농림축산검역본부의 '2025년도 상반기 원유검사 결과'에 따르면 체세포 수 1등급 비율은 73.58%로, 2024년의 71.88%보다 1.7%포인트 상승했다. 세균 수 1등급 비율은 99.62%를 기록하며 세계 최고 수준의 품질을 입증했다.
국산 우유의 신선함은 시간으로 증명되는 가치다. 소비자가 그 차이를 인식하는 순간 선택의 방향은 수입산 멸균우유가 아닌 국산 우유로 향할 수밖에 없다. 결국 시장의 경쟁력을 결정하는 것은 가격표의 숫자가 아니라, 무엇보다 먼저 식탁에 도착하는 '3일'이라는 시간의 가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