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의 'SNS 질주'…꼼꼼함인가 자신감인가

황진환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SNS '광폭행보'를 하고 있다. 28일에도 X(옛 트위터)에만 8개를 올리며 각종 현안을 띄웠다.
 
취임 8개월 차에 접어들면서 굵직한 현안들을 하나 둘씩 해소해 나간 탓에 자신감이 붙었다는 분석과, '만기친람'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동시에 나오고 있지만, 국정 성과를 위한 이 대통령의 행보는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하룻새 X에만 8건 게시…새벽 1시에 올리기도

연합뉴스

이 대통령은 이날 8건의 X 게시글 중, 오전에만 4건을 올렸다.
 
한밤중인 오전 1시에는 '李지시에 지자체 금고 이자율 첫 공개…인천 4.6%·경북 2.2.% '천차만별''이라는 기사를 인용하며 "이게 다 주민들의 혈세"라고 한 줄을 게시했다.
 
이후 오전 시간대에는 '마약보다 강력한 '달콤한 중독'…국민 80% "설탕세 도입에 찬성"'이라는 기사를 언급하며 "담배처럼 설탕 부담금으로 설탕 사용 억제, 그 부담금으로 지역·공공 의료 강화에 재투자…여러분 의견은 어떠신가요?"라고 물었다.
 
이후에는 자신의 '주민 혈세' 게시글을 인용한 '李 대통령 "이게 다 주민들의 혈세입니다"…지자체 금고 금리 첫 공개' 기사를 또 다시 인용하면서 "1조원에 1%만 해도 100억…해당 도시의 민주주의 정도와 이자율을 비교 연구해 볼 가치가 있다"고 제안했다.
 
그 후에는 '통합 명칭 '전남광주특별시'…약칭은 '광주특별시'' 기사를 인용, "대화 타협 공존…과연 민주주의의 본산답다"고 높이 평가하기도 했다.
 
오후에는 카타르 국왕의 특사 자격으로 방한한 모하메드 빈 압둘아지즈 알-쿨라이피 국무장관과의 접견 소식을 전했다.
 
이후에는 자신의 설탕세 관련 발언을 인용한 '李 "설탕세 도입해 지역의료에 투자를"', '이 대통령 "담배처럼 설탕 부담금 매겨 지역·공공 의료 투자하자"…도입 논쟁 다시 불붙나' 2건의 기사를 인용, "국민의견을 물었는데 '설탕세 도입'이라고 왜곡했다. 정확한 내용으로 수정하시기 바란다"며 "가짜뉴스 만드는 건 옳지 못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KB, '국민연금' 전북혁신도시에 250여명 상주 금융타운 조성' 기사를 인용하면서는 "이제서야 지방이전 효과가 조금씩 나타나기 시작하나요? 국가균형발전 조금 더 힘을 냅시다. KB 그룹에 감사하다"고 사의를 전했다.
 

양도세·반값생리대·지자체금고·설탕세·지자체통합 '전방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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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이 대통령은 SNS 계정을 당일에 있었던 자신의 주요 일정 내용을 소개하는데 활용해 왔다.
 
취임 직후에는 외교 정상화를 위해 주로 주요국 정상과의 전화 통화나 회담 소식을 담았고, 이후에는 국무회의나 순방 일정, 타운홀미팅 등 현장 일정에 대한 내용이나 소회를 긴 문장으로 전했다.
 
그러던 것이 최근 들어서는 언론기사를 인용하며 그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언급하거나 제안을 던지는 방식으로 SNS를 활용하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사례는 지난 25일이다. 이 대통령은 X에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와 관련한 게시글만 4개를 올리면서 추가 유예는 없다고 못을 박았다.
 
이에 그치지 않고 유예가 "비정상으로 인한 불공정한 혜택"이라고 비판하는가 하면, 유예 종료에 대한 부정적인 내용의 기사들을 인용하면서 "버티기? 빤히 보이는 샛길인데 그걸 알고도 버티는 게 이익이 되도록 방치할 만큼 정책당국이 어리석지는 않다"고 하는 등 강력한 시행 의지를 강조하기도 했다.
 
한 주제에 대해 깊이 파고드는가 하면, 사회 다양한 분야의 의제를 고루 던지기도 했다.
 
26일에는 반값 생리대 확대를 기대했고, 이날에는 지자체 금고 이자율, 설탕세 도입, 전남광주특별시 등 범주가 전혀 다른 분야의 주제들을 쏟아냈다.
 

자신감 힘입어 '적극행정' 의지…'일 욕심'도 한 몫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울산 울주군 온양읍 남창옹기종기시장을 박문해 시장 상인과 인사를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이 대통령의 SNS 활용방식 변화는 언급된 내용에 대한 적극 행정의 의지로 풀이된다.
 
사회 의제화를 함으로써 관련 여론을 형성시킨 후 이를 살펴보는 동시에, 해당 업무를 담당하는 관계 부처가 이에 대응하도록 하는 수단인 셈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대통령은 정치를 시작했을 무렵부터 SNS를 적극 활용해 왔는데, 이는 해당 내용에 대한 자신의 대응 의지를 표현한 것"이라며 "자신이 던진 의제에 대한 국민들 의견을 대통령 본인도 경청하지만, 그 부분을 청와대 참모나 부처 공무원들도 들어보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중·일 등 주요국과의 상호 방문 정상회담을 마무리하고, 예산안 등도 처리해 붙은 국정 운영 자신감을, 집권 2년차부터는 보다 다양한 범위에서 행정 드라이브를 거는데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올해 들어 SNS 글이 급증한 데는 이 대통령의 이른바 '일 욕심'도 한 몫 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 대통령은 최근 신년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임기가 "4년 몇 개월 남았나 세고 있다"며 임기 내에 어떻게든 많은 국정 성과를 거두고 싶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국무회의에서는 국회를 향해 "국회가 지금 너무 느려서 일을 할 수가 없는 상태"라고 지적하며 입법을 기다리겠다는 임광현 국세청장을 향해 "행정은 속도가 중요한데 기다리면 안 된다"고 속도전을 요구하기도 했다.
 
해야 할 일은 많은데 주변 상황이 따라주지 않으니 기자회견이나 회의, SNS 등 수단을 가리지 않고 적극성을 독려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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