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열풍' SK하이닉스, 작년 영업익 47.2조…삼성전자 추월했다

작년 연간 매출 97.1조 원, 영업익 47.2조 원…'사상 최대'
4분기 성적도 분기 기준 최고치 달성…영업이익 20조 원 육박

연합뉴스

SK하이닉스가 AI의 폭발적 확산에 따른 반도체 초호황기의 중심 기업으로 역할하며 작년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다. 연간 영업이익은 47조 원을 넘어서며 삼성전자 전사 연간 영업이익을 처음으로 추월했다.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강자인 SK하이닉스는 올해도 메모리 수요가 집중되는 초호황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며 엔비디아 등 고객사의 수요 충족을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밝혔다.

작년 영업이익 47조 2063억 원…삼성전자 첫 추월

 
연합뉴스

SK하이닉스는 연결 기준 작년 연간 영업이익이 47조 2063억 원으로 1년 전보다 101.2%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28일 공시했다.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 비율을 의미하는 영업이익률은 49%에 달했다.
 
매출은 97조 1467억 원으로 전년 대비 46.8% 늘었다. 영업이익과 매출 모두 2024년 최고 성적표를 뛰어넘는 창사 이래 최대 실적으로, 시장 전망치(매출 95조 2950억 원, 영업이익 44조 5024억 원)를 웃도는 수치다. 경쟁사인 삼성전자 전사의 작년 연간 영업이익 43조 5300억 원(잠정)마저 처음으로 넘어선 호실적이다.
 
특히 작년 4분기의 성장세는 더욱 두드러졌다. 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기존 최고치를 1개 분기 만에 갈아치웠다. 4분기 영업이익은 19조 1696억 원, 매출은 32조 8267억 원이다. 각각 기존 최대 실적이었던 직전 분기 대비 68%, 34% 증가한 수치로서, 시장 전망치 (매출 30조 9755억 원, 영업이익 16조 4642억 원)도 훌쩍 뛰어넘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영업이익이 137.2%, 매출은 66.1% 크게 늘었다. 영업이익률도 58%로 집계됐다. 세계 1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인 대만 TSMC의 같은 분기 영업이익률(54%)를 웃도는 숫자다.

하이닉스 "메모리 수요 지속 확대" 전망…"HBM4 고객 요청 물량 양산 중"

 
연합뉴스

AI의 빠른 확산으로 핵심 메모리 제품인 고대역폭메모리(HBM) 뿐 아니라 범용 디램과 낸드까지 메모리 전반의 가격이 상승하며 호실적으로 귀결된 것으로 분석된다. SK하이닉스 관계자도 "4분기에는 HBM 뿐만 아니라 서버향 일반 메모리 수요도 크게 늘어났고, 이에 적극 대응한 결과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연간 사업 실적을 보면, 디램 부문에서는 HBM 매출이 전년보다 두 배 이상 성장해 호실적을 견인했다. 회사 관계자는 "일반 디램도 10나노급 6세대(1c나노) DDR5의 본격 양산에 돌입하고, 10나노급 5세대(1b나노) 32Gb(기가바이트) 기반 업계 최대 용량 256GB DDR5 RDIMM 개발을 통해 서버용 모듈 분야 리더십을 입증했다"고 평가했다.
 
낸드 부문 역시 321단 QLC(쿼드레벨셀) 제품 개발을 완료하는 한편 하반기 기업용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중심 수요에 대응한 결과 연간 기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SK하이닉스는 앞으로 AI 시장이 학습에서 추론 중심으로 전환되며 메모리 반도체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HBM 등 고성능 메모리뿐 아니라 서버용 D램과 낸드 등 전반적인 메모리의 수요도 지속 확대될 것으로 봤다.
 
실제로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용 D램 범용 제품(DDR4 8Gb 1Gx8)의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2024년 말 1.35달러에서 작년 말 9.3달러로 불과 1년 만에 7배 가량 치솟았다.
 
이런 공급자 우위의 시장 흐름 속에서 SK하이닉스는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 HBM3E와 차세대 HBM4를 동시에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업계 유일 기업으로서 확보된 고객 신뢰를 바탕으로 기술 우위는 물론, 검증된 품질과 양산 역량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9월 HBM4 양산 체제를 처음으로 구축한 SK하이닉스는 "고객이 요청한 물량을 현재 양산 중"이라고 이번 실적을 내놓으면서 밝혔다. AI 칩 시장 1위 기업인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최고경영자)는 최근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인 CES 2026에서 차세대 AI 가속기 '베라 루빈'을 공개하고 양산 단계에 돌입했다고 밝혔는데, 여기에 들어갈 HBM4를 양산 중이라는 설명으로 보인다.

HBM4 주도권 놓고 삼성과 경쟁 치열…올해 양사 합산 영업익 200조 원 전망도

 
SK하이닉스 제공

시장 일각에서는 엔비디아가 올해 자사 제품에 사용할 HBM4 가운데 70%에 가까운 물량을 SK하이닉스에 배정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차세대 제품 경쟁 체제에서도 SK하이닉스가 HBM 시장의 과반 점유율 지위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도 이와 맞물려 제기되는데, 삼성전자 역시 다음달 업계 최초로 엔비디아에 HBM4를 정식 납품할 것으로 파악돼 양사의 경쟁은 올해도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올해 고객 수요 충족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며 협력 관계를 강화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청주 M15X의 생산력을 조기에 극대화하고, 용인 1기 팹(반도체 공장) 건설을 통해 중장기 생산 기반을 안정적으로 확충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청주 P&T7(패키지·테스트 공장)과 미국 인디애나의 어드밴스드 패키징 공장도 순조롭게 준비해 전공정과 후공정을 아우르는 글로벌 통합 제조 역량을 갖춰 고객 수요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증권가에서는 글로벌 메모리 선두주자인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올해 양강 구도를 공고히 하며 합산 영업이익 200조 원 시대를 열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도 나온다. 두 기업은 작년 실적과 관련해 오는 29일 나란히 투자자 설명회를 개최한다. 이 자리에서는 HBM4 관련 구체 사업 현황도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 주목도가 높다.

한편 SK하이닉스는 이날 대규모 주주환원 정책도 발표했다. 1조 원 규모의 주당 1500원 추가 배당을 실시한다는 게 골자다. 이에 따라 결산 배당금은 기존 분기 배당금 375원에 추가 배당이 더해진 주당 1875원이 지급될 예정이다. 그 결과 2025 회계연도 주당 배당금은 3천 원으로, 회사는 총 2조 1천억 원 규모를 주주들에게 환원하게 된다고 SK하이닉스는 설명했다.
 
이에 더해 지분율 2.1%에 해당하는 1530만 주(전날 종가 기준 약 12조 2천억 원)의 보유 자사주를 전부 소각해 주당 가치를 높이고, 주주가치도 제고하겠다는 장기적인 계획도 내놨다.
 
SK하이닉스 송현종 사장은 "차별화된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지속 가능한 실적 성장을 창출하는 동시에, 미래 투자와 재무 안정성, 주주환원 간 최적의 균형을 유지해 나가겠다"며 "단순한 제품 공급자를 넘어 고객의 AI 성능 요구를 구현하는 AI 시대의 핵심 인프라 파트너로서 역할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추천기사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