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압박 틈탄 국힘, 대미투자 국회 비준하자?[노컷체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압박이후 국회에서 대미투자특별법 제정이 논의되고 있는 가운데, 야당인 국민의힘이 돌연 특별법 대신 국회 비준이 필요하다는 기존 논리를 다시 꺼내들었다.
 
국민의힘은 28일 외교통회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조현 외교부장관에게 "트럼프 대통령은 왜 한국 입법부가 이걸 승인을 안 했느냐는 표현을 썼다(송언석 의원)", "비준 동의하고 처리하면 되는데 왜 비준안을 제출조차 하지 않나(김기현 의원)"라며 국회의 비준 동의 필요성을 압박했다.
 
국민의힘이 국회의 비준 동의를 주장하는 근거는 헌법 제60조 1항이다. 국가나 국민에게 중대한 재정 부담을 지우는 조약은 국회의 비준 동의를 받게 된다는 내용이다.
 
다만 정부는 한미 관세협상이 국제법상 조약이 아닌 행정부 간의 합의사항인 양해각서(MOU) 형태로 이뤄졌기 때문에 국회 비준이 필요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11월 체결된 '한미 정부간 전략적 투자에 관한 양해각서' 25항에는 "본 양해각서는 미국과 한국 간의 행정적 합의로서 법적 구속력이 있는 권리 및 의무를 발생시키지 않는다"고 규정한다.
 
조현 외교부 장관이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현안질의에서 안경을 만지고 있다. 윤창원 기자

한미가 함께 법적 구속력이 없다고 규정한 MOU를 우리가 되레 격을 높여 조약처럼 비준하는 것은 우리의 협상공간을 없애는 자충수라는 지적이다. 미국 또한 국회의 비준 절차를 거치지 않고 있다.
 
김정관 산업부장관은 지난해 11월 CBS라디오에서 "프로젝트 선정 등 여러 이슈가 있는데 비준을 한다는 소리는 권투선수가 링에 올라가는데 저쪽(미국)은 자유롭게 하는데 우리만 손발을 묶는 것과 똑같은 것"이라고 비유했다.
 
국회 비준 절차에 돌입하면 협상의 속도와 유연성 측면에서도 제약이 있다. 현재도 미국이 대미특별법 처리 지연에 불만을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비준 절차에 착수한다며 더 절차가 복잡하고 속도가 지연될 수 있다.
 
국회 비준 절차는 △정부가 국회에 비준동의안 제출 △상임위원회 심사 및 공청회 △법제사법위원회 체계자구 심사 △본회의 표결 △대통령 비준, 공포 등의 절차를 밟아야 한다. 재정 영향 분석과 재원 조달 방안, 국내법 개정 등이 요구될 수도 있다.
 
조 장관은 이날 "이것은 (조약이 아닌) 정치적 합의"라며 "국민에 부담을 지우는 내용은 그때그때 특별법에 따라 엄한 절차를 거쳐 국회의 허락과 예산 모니터링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통상 국가 간의 관계에서 합의를 어떤 형태로 했던 그것에 관한 국내적 절차에 관해서는 따지지 않는 것이 외교관례"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국회의 비준동의 여부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인상 언급이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청와대 김용범 정책실장도 이날 "국회 비준동의가 필요 없다는 점에 한국과 미국이 아무 이견 없었다"라며 "비준을 하는 나라도 없고, 비준 필요하냐 아니냐에 대한 이견이 원인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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