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샤넬백·목걸이 수수'만 유죄…징역 1년 8개월 선고[영상]

샤넬가방 및 그라프 목걸이 수수 혐의만 인정
자본시장법 위반·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무죄'
"김건희, 자신의 지위를 영리추구 수단으로 오용"
특검 "법리적,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워" 항소 예정

28일 오후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김건희 씨의 1심 선고 공판 중계를 시청하고 있다. 자본시장법·정치자금법 위반,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 사건으로 구속기소된 김건희 씨는 이날 1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1년 8개월 선고 및 1281만여원의 추징을 선고 받았다. 류영주 기자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김건희씨가 1심에서 징역 1년 8개월을 선고받았다. 통일교 측으로부터 샤넬 가방과 그라프 목걸이를 수수한 혐의(특가법상 알선수재)만이 유죄로 인정된 것이다.

법원은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와 관련해선 김씨가 주가조작 세력의 공범이 아닌 '외부자'였으며,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와 관련해선 '여론조사를 배포받은 다수 중 하나'였을 뿐이라고 판단하며 무죄를 선고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피고인은 자신의 지위를 영리추구 수단으로 오용했다"며 "검이불루 화이불치(儉而不陋 華而不侈), 굳이 값비싼 재물을 두르지 않고도 품위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경고를 남겼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우인성 부장판사)는 28일 오후 김씨의 자본시장법 위반, 정치자금법 위반,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알선수재) 등 혐의 사건 선고기일을 열고 김씨에게 징역 1년 8개월을 선고했다. 또 압수된 그라프 목걸이 1개 몰수와 1281만 5천 원 추징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2022년 7월경 김씨가 통일교 측으로부터 1200만 원 상당의 샤넬가방과 6천만 원 상당의 그라프 목걸이를 받은 혐의(특가법상 알선수재)만을 유죄로 판단했다.

김씨가 해당 금품들을 알선을 명목으로 수수한 점이 인정된 것이다. 재판부는 구체적으로 ①김씨가 샤넬가방 등을 받을 당시 통일교 측이 UN 제5사무국 한국 유치를 위한 정부의 경제적인 지원을 청탁하려 한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고, ②김씨가 통일교 측과의 통화에서 "저희가 여러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하며 경제적 지원을 위해 노력하는 등, 청탁의 실현을 위한 '알선 의사'가 있었다고 봤다.

다만 2022년 4월경 샤넬가방 등을 받은 것에 대해서는, 통일교 측과 김씨 간의 대화 중 구체적인 청탁 내용이 언급되지 않았다는 이유 등에 근거해 무죄로 판단했다.

이외에 김씨의 나머지 혐의들에 대해서도 모두 무죄가 선고됐다. 우선 재판부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한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

법정 출석한 김건희. 연합뉴스

재판부는 "피고인이 내부자가 아니라 시세조종 세력의 공모관계 밖에 존재하는 '외부자'로 취급됐기 때문에 피고인이 공모관계에 있지 않음을 보여준다"며, 김씨가 주가조작(시세조종) 세력의 공동정범이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주가조작 세력이 김씨에게 시세조종 방법을 알려줬다는 진술이 없었고, 블랙펄인베스트먼트가 시세조종을 위해 행한 블록딜 매매에 대해 김씨가 항의하기도 했다는 점 등이 그 근거로 설시됐다.

결국 김씨가 2010년 10월에서 2012년 12월경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에 가담해 8억 1천만 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취득했다는 혐의는 이날 무죄로 판단됐다. 다만 방조의 성립 여부에 대해서는 재판부가 판단하지 않았다.

또한 재판부는 김씨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공모해 정치브로커 명태균씨로부터 58회에 걸쳐 2억 7천만 원 상당의 여론조사 결과를 제공받은 혐의, 그 대가로 김영선 국민의힘 전 의원의 공천에 개입한 혐의에 대해서도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김씨와 윤 전 대통령은 명씨로부터 여론조사를 배포받는 사람들 중 '하나'였을 뿐, 모든 여론조사가 김씨 부부에게 전속적으로 귀속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오히려 여론조사 수행 방식에 대한 의사결정은 명태균이 했고, 여론조사 공표나 배포 상대방도 명태균이 정한 걸로 보인다"며 "피고인 부부에게만 제공된 것은 3회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다른 사람들에게도 함께 제공됐다"고 봤다.

그러면서 "명태균이 피고인 부부에게 상담 및 조언을 하면서 대선을 도운 것으로 보이는데, 그렇다고 해서 피고인 부부가 여론조사 비용 상당의 이익을 얻은 것으로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김 전 의원 공천 개입 혐의에 대해서도 "여론조사 대가로 김영선에 대한 공천을 약속한 것으로 단정하기 어렵다"며 "실제 김영선 공천은 국민의힘 공천심사위원회에서 투표에 의해 결정된 것으로 보인다"고 무죄로 판단했다.

결국 김씨는 '주가조작의 외부자'이자 '여론조사를 받은 수많은 이들 중 한 명'이었을 뿐이라는 것이 법원의 판단이었던 것이다. 재판부는 대다수의 혐의에 대해서 무죄를 선고하긴 했으나, 재판장은 선고 말미에 김씨를 향한 쓴소리도 잊지 않았다.

"지위가 영리추구 수단이 되어서는 안됩니다. 권력에 대한 금권 접근이 다반사일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위가 높을수록 의식적으로 경계해야 합니다. 그런데 피고인은 자신의 지위를 영리추구 수단으로 오용했습니다. 피고인은 청탁과 결부된 고가품을 자신의 치장에 급급했습니다. 검이불루 화이불치. 굳이 값비싼 재물을 두르지 않고도 품위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이날 선고 직후 김건희 특검팀(민중기 특별검사)은 "법리적으로는 물론 상식적으로도 납득하기 어려운 논리로서 도저히 수긍하기 어렵다"며 항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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