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명 제자' 공개 질타 이민성, '다친 제자' 휠체어 끈 김상식…품격에서 갈린 승패

이민성 감독, 휠체어를 끄는 김상식 감독(오른쪽). 대한축구협회·베트남넷 캡처

경기에서도 지고, 품격에서도 졌다. 한국 23세 이하(U-23) 축구 대표팀을 이끄는 이민성 감독이 부상당한 제자의 휠체어를 직접 밀며 귀국한 김상식 베트남 U-23 대표팀 감독과 대비되는 행보를 보여 팬들의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최근 두 한국인 사령탑의 귀국 풍경이 축구 팬들 사이에서 뜨거운 화두다. 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에서 베트남을 3위로 이끈 김상식 감독과 4위로 대회를 마감한 이민성 감독의 성적표만큼이나 두 지도자가 보여준 리더십의 격차는 선명했다.

먼저 고개를 숙이고 들어온 쪽은 이민성 감독이었다. 지난 25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이 감독은 베트남전 패배의 원인으로 지목돼 비난을 받던 골키퍼 황재윤(수원FC)을 감싸 안는 대신 공개적으로 질책했다.

앞서 황재윤은 승부차기 패배 후 "지시받은 것이 없었다"는 글을 올려 코칭스태프의 준비 부족 논란을 자초했다. 이후 "방향 선택이 본인의 몫이었다는 뜻"이라고 해명했으나 팬들의 비난은 사그라지지 않았다.

이 감독은 황재윤이 SNS에 올린 해명 글을 두고 "프로 선수로서 좋지 못한 행동이며 운동에 전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술적 실패에 대한 통감보다 어린 제자의 태도를 먼저 문제 삼는 모습에 팬들은 "책임을 회피하는 비겁한 태도"라며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반면 베트남 하노이 노이바이 공항의 분위기는 축제 그 자체였다. 한국을 꺾고 3위를 차지한 베트남 대표팀은 약 93억 동(약 5억 3000만 원)에 달하는 포상금과 함께 금의환향했다.

승장으로서 모든 스포트라이트를 누릴 법한 상황이었지만, 김상식 감독의 시선은 다른 곳을 향해 있었다. 김 감독은 입국장에 들어서자마자 몰려드는 카메라를 뒤로하고 부상 중인 수비수 응우옌 히우민에게 다가갔다.

그는 공항 직원의 도움을 사양한 채 부상당한 제자의 휠체어를 직접 밀며 입국 게이트를 빠져나왔다. 영광의 순간에 가장 낮은 곳에서 아픈 제자를 챙기는 이른바 '형님 리더십'을 몸소 실천한 장면이었다.

김 감독이 직접 선수를 세심하게 챙기는 모습에 베트남 축구 팬들은 뜨거운 찬사를 보냈다. 현지 매체 베트남넷은 "김상식 감독의 책임감과 배려심을 보여주는 대목"이라며 "그의 인성이 베트남 국민의 마음을 사로잡았다"고 보도했다.

승리의 공을 제자에게 돌리며 낮은 자세를 유지한 김 감독과 패배의 화살을 제자에게 돌린 이 감독의 대비는 한국 축구계에 무거운 메시지를 던졌다. 경기 결과보다 더 크게 벌어진 리더십의 품격 차이가 이번 맞대결의 진정한 승패를 갈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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