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의 이례적 '부동산' 반복 메시지…행간은?

발언하는 이재명 대통령.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오는 5월로 정해진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가 더 이상 연장되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세금을 규제 수단으로 사용하는 일에 대해 "가급적 자제하는 것이 좋다"고 말한 이 대통령이었기에 특정 세제를 언급한 배경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4차례나 SNS 글 올리며 "다주택 중과유예 연장 없다"


이 대통령은 25일 자신의 X(옛 트위터) 계정에 '대한민국은 예측가능한 정상사회로 복귀 중. 시장을 이기는 정부도 없지만 정부를 이기는 시장도 없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 대통령은 게시글에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 지역의 다주택 보유자들이 양도세 중과 부담이 커졌다는 내용의 기사를 인용하면서 그간의 버티기 관행이 잘못된 것임을 지적했다.
 
그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의 2026년 5월 9일 종료는 2025년 2월에 이미 정해진 것이었다"며 "'재연장하는 법 개정을 또 하겠지'라고 생각했다면 오산"이라고 더 이상의 유예가 이뤄지지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그러면서 "비정상으로 인한 불공정한 혜택은 힘들더라도 반드시 없애야 한다. 비정상적인 버티기가 이익이 되어서는 안 된다"며 "버티는 이익이 버티는 비용보다 크게 해서는 안 되겠지요? 비정상을 정상화시킬 수단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고 말해 중과 유예가 비정상적이며 불공정한 혜택임을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해당 글을 게시한 이후에도 이례적으로 3차례나 더 X에 글을 올리며 중과세에 대한 의지를 또 다시 밝히기도 했다.
 
그는 "버티기?"라며 "빤히 보이는 샛길인데 그걸 알고도 버티는 게 이익이 되도록 방치할 만큼 정책당국이 어리석지는 않다"고 말했다.
 
'강남 다주택자들의 증여 러시' 관련 기사를 인용하면서는 "집이든 뭐든 정당하게 증여세 내고 증여하는 것이 잘못은 아니다"라며 "'집을 처분하려면 팔아야지 증여하면 안 된다'는 것은 사적소유권을 존중하는 자본주의 시장경제 원리에 어긋나는 주장"이라고 말했다.
 
기본적인 자본주의의 원리를 존중한다는 측면을 부각시킴과 동시에, 증여를 하는 것만으로도 불필요한 장기보유 감면혜택을 덜어낼 수 있는 만큼 효과가 있다는 판단에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후에는 양도세 중과 효과가 반짝에 그칠 것이라는 기사를 인용, "팔면서 내는 세금보다 들고 버티는 세금이 더 비싸도 그렇게 할 수 있을까요?"라며 효과를 자신하기도 했다.

"선 벗어나면 세제 동원"…세제 활용 가능성 재언급?

박종민 기자

이 대통령의 적극적인 다주택 양도세 중과 의지에 일각에서는 기존 세제의 유예 종료를 선언하면서 집값 안정 수단으로서의 세제 활용 가능성을 열어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이 대통령은 지난 21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세금이라는 것은 국가 재정을 확보하기 위한 수단인데, 이런 규제의 수단으로 전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가급적 자제하는 것이 좋다"고 지론을 밝혔다.
 
그러면서도 "그러나 반드시 필요한데, 유효한 수단인데, 필요한 상태가 됐는데 바람직하지 않다고 안쓸 이유는 없다"며 "만약 우리가 예정하고 있는 선을 벗어나서, 사회적 문제가 될 정도의 상황이라고 하면 당연히 세제 수단도 동원해야 한다"고 규제 수단으로서의 활용 가능성 또한 언급했다.
 
특히 '투기용' 수요에 대해서는 엄정 대응 의지를 강조했다.
 
그는 "가지고 있는 집을 가지고 내놓는 방법. 살지도 않으면서 투기용으로 투자용으로 오랫동안 가지고 있다고 왜 세금을 깎아주느냐"며 "주식 같으면 생산적 금융에 도움이 되고 장기 보유에 대해서 혜택을 주는 것을 고려할 만 한데, 바람직하지 않은 투자·투기용 부동산을 오래 가지고 있다고 세금을 깎아준다는 것은 이상한 것 같다"고 꼬집었다.

따라서 기자회견에서 밝힌 '세금 자제론'과 톤이 다른 메시지를 소셜 미디어에 반복적으로 낸 것은 '선의 경계'를 명확히 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즉, 투기적 보유에는 예외 없이 책임을 묻겠다는 신호를 발신함으로써 문재인 정부에서 흔들렸던 '부동산 공정' 프레임을 확립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與 대표시절과 닮은 방식…靑 "사회적 논의 하자는 것"


청와대는 이 대통령의 세제 관련 언급이 부동산 시장에 대한 적극적인 세제 활용을 예고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SNS 게시글은 그 내용 그대로 이해하면 된다"며 "5월 9일 계약분까지 혜택을 허용한다는 것은 실제 잔금까지는 7월이나 8월 이행분까지도 유예를 인정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서울 외 지역 전세 거주자에게도 장기보유 혜택이 타당한가"라는 문제제기는 사회적 논의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이 같은 문제 제기는 이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대표 시절부터 활용하던 토론 방식과도 닮아있다.
 
이 대통령은 민주당 대표이던 2024년 12월 민주당 주최로 열린 상법 개정 정책토론회에 직접 좌장으로 참여했고, 이듬해인 지난해 2월 열린 반도체특별법 정책토론회에도 좌장으로 토론에 나섰다.
 
관심사안을 토론에 부치면서 자신의 의견을 전하는 한편, 참석자들의 의견과 토론에 대한 반응을 살피며 최대한 여론과 결을 같이 하는 행보에 나서는 전략인데, 부동산 보유세제 또한 이 같은 궤도 위에 올려진 셈이다.
 
이 과정을 통해 상법은 개정안이 국회에서 처리가 됐고, 반도체특별법은 주 52시간 예외 조항을 뺀 나머지 내용을 골자로 소관 상임위원회인 국회 산업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까지 의결되는 등 각각의 결과물이 도출됐거나 도출될 전망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서울과 먼 지방에서 전세로 살고 있으면서 서울에 '똘똘한 한 채'를 보유한 사람이 장기보유특별공제를 받는 것이 맞는지에 대한 의제를, 서울에 살아야만 하는 직장인들에게 던진 것"이라며 "언론을 통해 제도의 득실들이 보여지게 되면 이를 토대로 사회적 논제를 두고 논의를 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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