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 원화 약세와 국내 주식시장 과열 우려가 커지자 운용 전략 점검에 나선다. 최근 기금운용위원회 내 정부 위원이 늘어나면서 독립성 훼손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5년 만에 기금위 1월 회의…"국내 주식·외환시장 변동성 확대"
26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이날 2026년 제1차 기금운용위원회를 열고 기금 운용 전략 전반을 점검한다.국민연금 기금위 회의가 1월에 열리는 것은 2021년 이후 5년 만이다. 통상 2~3월에 첫 회의를 여는 것과 달리, 올해는 지난해 결산이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회의가 소집됐다.
이번 회의에서는 해외 투자 비중을 줄이고 국내 투자를 확대하는 자산 배분 조정안과 함께 환 헤지 비율을 상향하는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알려졌다.
복지부 관계자는 "최근 국내 주식시장과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된 상황"이라며 "이 같은 여건을 반영해 국민연금 기금의 전체 포트폴리오를 점검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회의에는 정부위원이 기존보다 1명 늘어난다. 지난해 10월 정부조직 개편으로 옛 기획재정부가 재정경제부와 기획예산처로 분리되면서, 기존 기획재정부 차관 대신 두 부처 차관이 모두 기금위에 참여하게 됐다.
이에 따라 기금운용위원은 기존 20명에서 21명으로 늘었고, 정부 위원 수도 5명에서 6명으로 증가했다. 일각에서는 정부의 영향력이 다소 강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국내 주식 확대·환 헤지 비율 상향? "수익성 훼손 가능성 따져야"
특히 정부는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자 국정과제인 '코스피 5000 시대 도약' 달성을 위해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비중 확대를 유도해왔다.이 대통령은 지난해 말 국민연금 업무보고에서 "최근 국내 주가 상승으로 국민연금 고갈 시점이 늦춰졌고, 국내 주식 보유 한도도 초과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국내 주식시장과 관련해 조심스럽지만 국민연금도 자산 배분 비중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고환율 등 외환시장 상황도 주요 논의 대상이다. 앞서 기금위는 시장 여건에 따라 환 헤지를 보다 유연하게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기금위와 투자정책전문위원회 위원을 중심으로 협의체를 구성했다.
전문가들은 수익성과 독립성을 최우선으로 해야 할 기금위가 정치적 판단에 흔들릴 수 있다고 지적한다.
윤석명 보건사회연구원 명예연구위원은 "국민연금 투자지침에는 외화 헤지를 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규정하고 있다"며 "국내 주식 역시 언제까지 상승세가 이어질지는 알 수 없는 만큼, 연금 수익성 훼손 가능성을 신중히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