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에 대한 지명을 철회했다. 인사청문회를 통한 소명에도 국민 눈높이에는 부합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청와대 홍익표 정무수석비서관은 25일 브리핑을 통해 "이 대통령은 이 후보자에 대해 사회 각계각층의 다양한 의견을 경청하고 인사청문회와 그 이후 국민적 평가에 대해 유심히 살펴봤다"며 "숙고와 고심 끝에 이 후보자의 지명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홍 수석은 "이 후보자는 보수 정당에서 세 차례나 국회의원을 지냈지만 안타깝게도 국민주권 정부의 기획예산처 장관으로서 국민 눈높이에 부합하지 못했다"고 평가하며 지명 철회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국민 눈높이에 부합하지 못한 부분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국회 인사청문 과정에서 다양한 문제 제기가 있었고, 일부 부분에 대해서는 후보자가 소명을 한 부분도 있었고 그 소명이 국민적 어떤 눈높이에 미치지 못한 부분도 있었다"며 "여러 가지 사안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것이지 특정 사안, 한 가지 사안에 의해서 지명 철회가 이뤄진 것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이 대통령은 당초 오는 26일 국회의 인사청문결과보고서 채택 여부까지 지켜본 후 이 후보자의 거취에 대해 결론을 내릴 전망이었지만, 이보다 앞선 이날 지명 철회를 결정했다.
이 후보자가 여권 인사가 아닌 보수 야권 출신 인사이다 보니 직접 거취에 대한 결단을 내리도록 하는 부담을 줄이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민주당 출신 인사였다면 대통령에게 부담을 주고 싶지 않(은 차원의 얘기가 나올 수 있)고, 당에도 이런 얘기를 하기가 쉽지 않겠느냐"며 "이 후보자도 대통령에게 부담을 주고 싶지 않으실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런 말을 (이 후보자에게) 하기도 그러니까 대통령께서 인사의 지명부터 철회를 책임지고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 수석은 "통합은 진영 논리를 넘는 변화와 함께 대통합의 결실로 맺어질 수 있다"며 "통합 인사를 통해 대통합의 의미와 가치를 되새기고자 하는 이 대통령의 숙고와 노력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해 보수 진영 인사에 대한 기용 노력을 이어갈 뜻을 전했다.
이번 지명 철회가 이 후보자로서는 대통합의 가치를 살리지 못한 최종 판단인 셈이냐는 질문에는 "그렇지 않다. 그러나 어떤 국민적 눈높이와 도덕적 기준에 부합하지 못함으로 인해서 장관 취임까지는 이루어지지 못했다"며 "우리 사회 각계각층의 전문성을 가진 분들을 폭넓게 쓰겠다는 이 대통령의 통합에 대한 의지는 계속 유지된다"고 반박했다.
이재명 정부가 기획재정부에서 분리를 결정한 기획예산처인 만큼, 청와대는 새로운 후보자 선정에는 보다 신중을 기할 전망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청와대에서는 공직 기강과 관련한 부분을 항상 엄정하게 살펴보는데, 제도적인 한계가 분명히 있다"며 "갑질 문항이 다 있지만, '내가 그런 적이 없다'고 하면 어떻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쪽에 있는 사람은 세평을 듣기가 쉬운데, 상대 쪽에 있던 사람이니까 세평을 듣기가 제한적이었다"며 "국민적 도덕성의 눈높이가 계속해서, 정권을 바뀔 때마다 높아지기 때문에 아무래도 그런 부분에 대해서 그 잣대나 또는 검증 과정을 조금 더 신중하게 그리고 조금 더 세밀하게 따져봐야 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