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출범한 기획예산처, 이혜훈 낙마에 리더십 공백 장기화

각종 의혹 해소 못한 이혜훈, 청문회 이후에도 야당 압박·국민 여론 악화
기획예산처, 당분간 장관 직무대행 체제 유지…리더십 공백 장기화 불가피
임기근 장관 직무대행, 26일 확대간부회의 개최…주요 업무 점검

윤창원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의 지명을 전격 철회하면서 기획예산처 리더십 공백 장기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청와대 홍익표 정무수석은 25일 브리핑에서 "이 대통령은 숙고와 고심 끝에 이 후보자의 지명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대통령은 이 후보자에 대해 사회 각계각층의 다양한 의견을 경청하고 인사청문회 과정과 이후의 국민적 평가를 유심히 살펴봤다"며 "안타깝게도 국민주권 정부의 기획예산처 장관으로서 국민 눈높이에 부합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 후보자는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이후 보좌진 갑질·폭언 정황을 비롯해 영종도 투기 의혹, 서울 반포 아파트 부정 청약 의혹, 장남의 연세대 특혜 입학 의혹 등 본인과 가족을 둘러싼 각종 의혹과 논란에 휩싸였다.

우여곡절 끝에 지난 23일 열린 인사청문회에서는 이 후보자의 시부가 받은 훈장을 근거로 장남이 사회기여자 전형으로 연세대에 입학했다는 이른바 '할아버지 찬스' 의혹과, 결혼한 장남을 서류상 미혼 상태로 유지해 아파트를 분양받았다는 부정 청약 의혹을 놓고 여야 의원들의 강도 높은 질타가 이어졌다.

이에 대해 이 후보자는 장남 특혜 입학 의혹과 관련해 "(장남은) 성적 우수자였다"며 의혹을 부인했고, 아파트 부정 청약 의혹에 대해서는 "(장남이 결혼 이후) 두 사람의 관계가 깨진 상황이었고, 최악으로 치달았다"며 "당시 혼인관계를 유지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해명하며 의혹을 인정하지 않았다.

또 보좌진 갑질·폭언 논란과 관련해서는 "성숙하지 못한 언행이었다"며 거듭 사과했지만, 관련 녹취 음성 파일이 공개되면서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청문회 과정에서 나온 이 후보자의 해명과 답변이 국민을 납득시키기 어렵다는 부정적인 평가가 잇따랐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 조국혁신당 등 야당은 후보자의 자진 사퇴나 이 대통령의 지명 철회를 촉구했다.

일각에서는 이 대통령이 국회의 인사청문보고서 채택 여부와 국민 여론을 지켜본 뒤 이번 주 중반쯤 임명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관측했지만, 여당 내부에서도 이 후보자에 대한 부정적인 기류가 감지되는 데다 악화된 국민 여론이 더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예상보다 이른 지명 철회 결단을 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이혜훈 장관 후보자의 낙마로 기획처의 리더십 공백 장기화가 불가피해졌다.

기획처는 지난 2008년 기획재정부로 통합된 이후 18년 만에 분리돼 올해 초 새로 출범한 조직으로, 중장기 국가 발전 전략 수립과 예산 편성, 재정 정책 등 국정 운영의 핵심 역할을 맡고 있다.

현재 차관이 장관 직무대행을 맡고 있지만, 후임 장관 지명과 국회 인사청문회, 임명 절차까지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여 업무 공백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에 대해 기획처는 25일 "전 직원은 경제 대도약과 구조개혁을 통한 근본적인 체질 개선의 엄중함을 깊이 인식하고, 민생 안정과 국정 과제 실행에 차질이 없도록 본연의 업무를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기획처는 26일 오전 임기근 기획처 장관 직무대행 주재로 확대간부회의를 열어 주요 업무 추진 상황과 향후 계획을 점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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