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매수 열기 식는다…환율 고점 인식에 '차익 실현'

류영주 기자

환율 상승이 정점에 근접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달러에 대한 매수 열기가 한풀 꺾이고 있다. 외환 당국의 안정화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기업과 개인 모두 달러를 더 사기보다는 일부를 정리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 환율 급등 국면에서 빠르게 늘었던 달러예금이 이달 들어 감소세로 돌아서면서, 달러 강세에 베팅했던 자금이 차익 실현에 나서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달러예금 잔액은 632억 483만달러로 집계됐다. 한 달 전보다 24억 7674만달러 줄어든 규모로, 석 달 만의 감소 전환이다.

감소의 중심에는 기업 자금이 있었다. 전체 달러예금의 약 80%를 차지하는 기업 예금은 지난해 12월 말 524억 1643만달러까지 불어났지만, 이달 22일 기준 498억 3006만달러로 크게 줄었다. 환율이 고점 부근에 이르렀다는 판단과 함께, 당국의 달러 현물 매도 유도 기조가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개인 투자자들의 움직임도 달라졌다. 개인 달러예금은 증가세 자체는 유지됐지만, 증가 폭은 급격히 둔화됐다. 이달 들어 개인 달러예금은 1억 964만달러 늘어나는 데 그쳤다. 전달 한 달 동안 10억달러 넘게 불어났던 것과 비교하면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실제 환전 흐름에서도 매수 일변도 분위기는 약해졌다. 이달 들어 개인이 원화를 달러로 환전하는 금액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지만, 동시에 달러를 원화로 환전하는 수요도 크게 늘었다. 환율 상승 구간에서 차익을 실현하려는 매물이 늘고 있다는 의미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1일 기자회견에서 "한두 달 정도 지나면 (환율이) 1400원 전후로 떨어질 것"이라고 언급한 당일에도 이런 양상은 확인됐다. 원화를 달러로 바꾸는 수요가 급증했지만, 달러를 다시 원화로 환전하는 거래 역시 동시에 크게 늘었다.

시장에서는 환율 상승 동력이 약해질수록 달러 매도 흐름이 점차 확대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자본시장연구원 강현주 선임연구원은 "예측 기관들은 일본은행(BOJ)의 금리 인상과 달러 약세 등을 반영해 올해 상반기 말 환율을 1400원대 초반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추천기사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