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단 신천지의 정교유착 의혹을 규명할 '스모킹건'이 존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신천지 전 간부들이 검경 합동수사본부 조사에서 이만희 교주의 수행비서의 이른바 '황금폰'이 있다고 진술한 것이다.
합수본이 해당 휴대전화를 확보한다면 신천지의 조직적인 당원 가입과 정치인 접촉을 비롯한 '정교유착' 시도의 시발점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5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합수본은 지난 19일 지파장 출신 최모씨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만희 교주의 수행비서인 A씨의 휴대전화를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확보하는 것이 핵심"이라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A씨는 이 교주의 수행비서이자 심복으로, 이 교주와 직통하는 극소수의 인물 중 한명이다. 이 교주의 연락처는 신천지 고위 간부들조차도 알지 못했으며, A씨를 비롯한 극소수의 인원만 알고 있었다고 한다.
이 교주는 대부분 A씨를 통해 신천지 내부에 자신의 모든 지시사항을 전달했고, 필요할 경우에만 직접 신천지 간부들에게 발신번호 제한 상태로 전화를 했다고 한다.
사실상 A씨의 휴대전화는 이 교주의 모든 지시사항이 담겨 있는 '황금폰'인 셈이다. 합수본이 A씨의 휴대전화를 확보할 경우, 이 교주가 직접 당원 가입 혹은 정치인 접촉을 지시한 정황을 포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신천지가 수사에 앞서 이미 증거를 인멸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앞서 A씨는 합수본 출범을 5일 앞둔 지난 1일 텔레그램을 탈퇴했다가 새로 가입했다. 수사가 본격화하기 전에 당원 가입 등 정교유착을 시도한 증거를 사전에 인멸한 것으로 의심되는 대목이다.
신천지는 20대 대선을 앞두고도 조직적인 증거 인멸에 나선 바 있다. 신천지 탈퇴자 B씨는 "'국민의힘'이라는 말이 텔레그램에 절대 돌아다니면 안 된다"며 "메시지는 다 삭제하라고 했었다"고 증언했다.
실제로 합수본 수사가 본격화한 최근, 증거인멸 시도가 또다시 이뤄지고 있다는 증언도 속속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신천지 탈퇴자들을 대상으로 상담을 진행하고 있는 C씨는 "상담하러 온 탈퇴자들이 '특정 키워드 앞뒤 대화가 사라졌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고 밝혔다.
D씨 또한 "지금 신천지 내에서 구역장 이상 등 간부들이 아마 당원 가입 지시 관련 텔레그램을 삭제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합수본은 최근 신천지 탈퇴 간부들을 연달아 소환하는 과정에서 "2021년 말부터 20대 대선 이후까지 신천지가 국민의힘 당원가입을 사실상 강제했고, 전국적으로 5만 명 이상이 당원 가입을 했다"는 진술 등을 확보한 상태다. 이를 토대로 정교유착 의혹 규명과 지시 경로를 알아보기 위한 강제수사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