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23일(현지시간) 미국의 중재로 처음으로 3자 대면 종전협상에 나섰지만 첫날은 '돈바스 영토' 관련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빈손으로 끝났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이들 3개국의 고위급 당국자로 꾸려진 협상단은 이날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만나 종전 논의의 핵심 뇌관인 돈바스 문제를 안건으로 논의했으나 서로의 입장 차이만 재확인했다.
협상단은 일단 24일 둘째날 협상을 이어가기로 했다.
우크라이나 협상단을 이끈 루스템 우메로프 국가안보국방위 서기는 회담 후 성명을 내고 이날 만남에선 전쟁 종식의 조건과 향후 과정의 방향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의 휴전 압박 속에 협상단을 파견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이날 회담 직후 "가장 중요한 것은 러시아가 이 전쟁을 끝낼 준비가 돼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직 결론을 내리기는 이르다며, "내일 대화가 어떻게 진행될지,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 보겠다"고 했다.
러시아 측에선 아직 공식 입장이 나오지 않은 상태다. 러시아 국영매체는 이날 회담이 비공개로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소식통에 따르면, 러시아는 지난해 8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알래스카 회담에서 거론된 '앵커리지식'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한다.
우크라이나가 돈바스 전역의 통제권을 러시아에 넘기고, 다른 남동부 전선은 동결시키자는 게 러시아측 입장이다. 물론 우크라이나는 돈바스 영토를 양보할 수 없다며 강하게 반발 중이다.
미국에 동결된 러시아 자산 50억 달러(약 7조 3380억원)도 또다른 쟁점이다. 러시아는 이 자산을 활용해 우크라이나 내 러시아 점령지역 회복을 위한 자금으로 쓰자고 주장하고 있다. 돈바스 재건 투입 가능성도 시사했는데,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와 관련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이번 3자 종전협상은 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이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서 발표한 데 따라 진행됐다.
미국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특사 스티브 윗코프와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 댄 드리스콜 육군장관, 알렉서스 그린케위치 유럽사령관 등을 보냈다. 러시아를 대표한 협상단은 이고리 코스튜코프 러시아군 총정찰국(GRU) 국장이 이끌며, 푸틴 대통령의 특사인 키릴 드미트리예프도 동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