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집단해고된 한국GM 세종물류센터 비정규직 하청노동자 100여 명이 물류센터 점거 농성을 이어가는 가운데 사측의 물량 반품 시도가 계속되면서 노사간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관련기사 CBS노컷뉴스 26. 1. 21 [단독]"노조 만들면 성과급 없다"…한국GM 하청업체 회유·압박 정황 등)
23일 GM부품물류지회공동대책위원회에 따르면 세종물류센터는 자동차 수리에 필요한 부품이 보관된 한국GM 물류의 핵심 거점으로, 대다수 납품업체는 이곳에 부품을 배송해 왔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31일 한국GM 세종물류센터 하청노동자 100여 명이 집단 해고당한 뒤, 물류센터 내 부품 반출을 둘러싼 충돌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GM은 기존 계약업체인 우진물류와의 계약 종료에 따라 신규 계약사인 정수유통에 업무를 맡겼으며, 정상적인 물류 운영을 위해 물품 반출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노조 측은 노동당국이 부당해고와 부당노동행위 여부를 다투고 있는 상황에서 반출 시도는 문제가 있다며 물류센터를 점거하며 물품 반출을 막고 있다.
노조에 따르면, 22일 오후 2시쯤 한국GM 직원 10여 명이 세종물류센터 내 물품 반출을 시도했다가 노조 측에 저지당했다.
전날 오전에도 한국GM의 신규 계약사인 정수유통 관계자 10여 명이 물품 반출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노조 측과 고성이 오갔고, 경찰이 출동하기도 했다. 정수유통은 지난 16일 늦은 밤에도 물품 반출을 시도했지만, 노조 측의 반발로 무산됐다.
한국GM은 노조 점거로 세종물류센터 운영이 차질을 빚자, 전북 군산시의 한 창고를 이용해 긴급 부품을 반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노조 측은 지난 21일 군산시 소룡동 국가일반산업단지 초입의 한 물류센터 앞에서 물품 반출 저지 집회를 열었다.
한국GM은 지난 20일 노조 측에 공문을 보내 "세종 부품창고 불법 점거와 업무방해 행위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사측은 "정당한 계약에 따른 업무 수행을 방해하는 행위"라며 "불법적인 점거와 업무 방해 행위가 지속될 경우 모든 법적 조치를 검토해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노조 측은 "노조법 제43조에 의하면 노동조합 파업 시 사용자가 다른 사람으로 업무를 대체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며 "한국GM의 부품반출 시도는 위법한 행위이고, 헌법과 법률을 부정하는 반사회적인 행위"라는 입장이다.
또 "현재 노동부에서 부당해고와 부당노동행위를 다투는 중"이라며 "쟁의행위 중에 부당해고가 있었고, 그것을 다투는 중에는 법적 효력이 있다"고 주장했다.
노사 간 갈등이 장기화하면서 물류센터 정상화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세종물류센터는 현재 국내에 남은 한국GM의 유일한 물류센터로, 내수와 수출 차량의 애프터서비스(AS) 부품 공급 전반을 담당하고 있다. 지난 2019년부터 인천과 창원, 제주 등에 위치한 전국 물류센터가 차례로 폐쇄됐기 때문이다. 세종의 물류가 막히면서 전국 정비센터의 차량 수리와 서비스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한편, 한국GM 세종물류센터 비정규직 하청업체 노동자가 소속된 우진물류는 한국GM과 수의계약 형태로 20여 년간 하도급 관계를 이어왔다. 그동안 노동자들의 고용승계도 자동으로 이뤄졌다. 그러나 세종물류센터 하청노동자 100여 명이 지난해 7월 열악한 처우 개선 등을 요구하며 노동조합을 결성한 뒤 상황은 급변했다. 이들의 계약은 지난해 12월 31일을 끝으로 전원 종료됐다.
해고된 노동자들은 지난 7일 충남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제기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