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교·신천지 특검을 둘러싼 여야의 입장차가 간극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통일교·신천지 정교유착 의혹을 하나의 특검에서 다루자는 의견인 반면 국민의힘은 각각 분리된 특검이 필요하다며 맞서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까지 나서 국민의힘의 개별 특검 요구를 공개 비판한 가운데 여야의 양보 없는 줄다기리가 장기화 국면에 접어드는 모양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21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통일교는 통일교 특검을 하고, 신천지는 신천지 특검을 해서 둘 다 집중적으로 수사하자"고 밝혔다. 전날에 이어 통일교·신천지 각각의 특검 도입을 재차 요구한 것이다. 송 원내대표는 개별 특검에 반대하는 더불어민주당을 겨냥해 "왜 안 된다고 하는지 이유를 설명해달라"고도 말했다.
정치권의 통일교·신천지 특검 논의는 한달 넘게 공전 중이다. 국민의힘은 지난달 중순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의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이 불거진 것을 계기로 통일교 특검을 요구하고 나섰다. 여기에 민주당은 신천지가 국민의힘 전당대회 등에 개입한 의혹이 있다며 통일교뿐만 아니라 신천지도 특검 수사 대상에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방을 거듭한 끝에 통일교·신천지 모두 수사하는 방향으로 물꼬를 트는 듯했지만, 단일 특검과 개별 특검을 둘러싼 여야의 입장이 팽팽하게 갈리면서 논의는 또다시 교착 상태에 빠진 모습이다.
여야가 각각 주장하는 단일 특검과 개별 특검의 외형상 명분은 비슷하다. 편파 수사 우려다. 민주당은 통일교와 신천지 특검을 따로 도입하면 국민의힘이 신천지 특검을 향해 집중 공세를 펴면서 수사가 진척되지 못하도록 흔들 것이라고 우려한다. 균형있는 수사가 담보되려면 하나의 특검 안에서 사건을 다뤄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 민주당 의원은 "특검을 별도로 도입하면 통일교 특검만 진행되고, 신천지 특검은 국민의힘의 공격을 받아 잘 못 굴러갈 수도 있다"며 "반대로 신천지 특검이 조금이라도 성과를 내면 정부·여당이 신천지 특검에 힘을 몰아주는 거 아니냐는 비판도 나올 수 있다. 따라서 하나의 특검에서 수사를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반대로 국민의힘은 단일 특검이 오히려 편파 수사 우려가 더 크다고 반박한다. 단일 특검이 도입되면 여권과 코드가 맞는 특검이 임명되고, 그 아래 선택적인 수사가 이뤄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송 원내대표는 "통일교와 신천지 특검을 같이 하면 우리 당과 관련이 있다고 생각되는 쪽만 수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여야의 극명한 입장차는 한동안 평행선을 달릴 것으로 보인다. 이미 합의점을 찾지 못하는 상황에 이재명 대통령까지 나서 국민의힘이 요구중인 개별 특검에 분명하게 선을 그었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21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국민의힘은) 통일교만 하자고 그랬다가 말이 안 되는 것 같으니 '신천지도 하자, 그런데 따로 하자'(고 한다)"며 "왜 따로 해야 되는지 잘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이 대통령이 단일 특검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힌 만큼, 민주당이 개별 특검 카드에서 국민의힘과 접점을 찾을 가능성은 사실상 사라졌다.
또 다른 민주당 의원은 "당내 분위기를 보면 국민의힘이 요구하는 개별 특검을 수용할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현저히 낮다"며 "일각에서는 특검을 할 사안이 아니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특검은 '공정한 수사를 기대하기 어려울 때'라는 요건이 있어야 하는데, 지금 이미 검경 합동수사본부에서 무리 없이 수사를 진행하고 있지 않나"고 되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