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위 수소차에서 쏟아지는 물, '블랙아이스' 원인?[노컷체크]

대체로 사실 아님

유튜브 '현대 사용가이드' 캡처·연합뉴스

수소전기차량(수소차)은 차량 내부 수소탱크에 저장된 수소가 전기 발생장치로 이동해 산소와 화학반응을 일으켜 발생하는 전기로 이동하는 차량이다.

화학반응 과정에서 물이 발생하는데, 대부분의 수소차는 주행·정차 중 조금씩 배기구를 통해 흘려보내고 시동이 완전히 멈추면 남아있는 물을 배출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본격적으로 상용화된 후 수소차가 떠난 자리에 물이 흥건해 관리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현대의 대표적인 수소차 '넥쏘(NEXO)'는 '물 배출' 버튼을 추가해 운행 중에도 주기적으로 물을 흘려보낼 수 있게 개선한 바 있다.

이때 차량에서 배출되는 물이 겨울철에는 '블랙아이스'를 형성시켜 운전자들을 위협하는 사회적 문제가 됐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블랙아이스는 겨울철 도로에 얇은 빙판이 생기는 현상을 말한다. 주로 낮 동안 녹았던 눈, 얼음 등이 증발하기 전에 얼거나, 추운 날씨에 내렸던 비가 차갑게 식은 도로 위에서 얼어붙는 현상이 주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과연 수소전기차량에서 나오는 물도 블랙아이스의 원인이 될까.

전문가 "수소차 물로 블랙아이스 생기긴 하겠지만 가능성 낮아"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수소차에서 나오는 물로 블랙아이스가 생길 순 있지만 가능성이 적다"는 입장을 보였다.

대덕대학교 미래자동차학과 이호근 교수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겨울철이라고 하더라도 수소차에서 나오는 물 대부분은 증발하고, 도로에 고인다 해도 다른 차량이 밟고 지나가면 금방 마른다"고 설명했다.

이어 "영하 20도 이상의 맹추위가 지속적으로 유지되는 날씨라고 하면 물이 수소차에서 배출되자마자 결빙이 될 수 있지만, 우리나라는 최저온도가 영하 9도, 10도까지 내려가는 한파에도 낮 기온은 0도 내외이기 때문에 수소차에서 배출되는 적은 양의 물이 블랙아이스를 형성한다는 주장은 무리가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자동차공학과 김한상 교수도 "수소차가 처음 개발될 때도 간혹 언급되던 주제"라며 누리꾼들의 우려를 이해했다.

그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수소차에서 나오는 물은 차가운 물이 아니라 연료전지, 엔진 등에서 가열된 50도, 60도 정도의 미지근한 온도의 물"이라고 설명하며 "그 물이 고여서 바로 얼진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수소차가 아직은 많이 보편화되지 않아서 도로 위에서도 드물다"며 "차량 통행이 많이 드문 도로에서 수소차가 지나가고, 그날 날씨가 추워 도로 온도가 낮으면 순간적으로 블랙아이스가 발생할 수 있지만 가능성이 크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소차 이용량이 많아져 국내 차량 수의 20~30% 정도를 차지하게 되면 도로 위에 방치될 물이 많아져 겨울철엔 사회적 문제가 될 수도 있기 때문에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미리 준비해 놓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관계부처 "물이 생긴 이유보단 블랙아이스 문제 해결에 집중"

양천구청 제공

관계부처는 "블랙아이스의 원인 파악보다 빠른 제설 작업이 더 중요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국토교통부 도로관리과의 한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수소차에서 나오는 물이 겨울철 블랙아이스를 악화할 수 있다는 문제는 세밀하게 검토가 필요한 사항"이라며 "현재는 제설, 기상악화 등에 중점을 두고 관리에 임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수소차에서 물이 나오는 게 중요한게 아니라 그 물이 언다는 사실이 중요하다"며 "기상이 악화하거나 한파가 예정돼 있으면 블랙아이스가 생길 확률이 있는 도로에 순찰을 나가서 필요시 제설제를 살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양천구청 도로과의 한 관계자도 "수소차에서 떨어지는 물이 블랙아이스를 형성한다는 건 좀 더 확인이 필요하다"고 거리를 뒀다.

그는 "블랙아이스 처리도 결국 제설의 한 부분이기 때문에, 기상으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라고 보고 있다"며 "세세하게 원인을 파악해서 대응 방안을 수립해 놓지는 않고 포괄적인 제설 작업을 실시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또 "수소차에서 나오는 물이 블랙아이스를 만든다는 건 특정 구간, 특정 차량에서만 발생하는 상황이다보니 해당 차량이나 차주분께 별다른 안내를 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며 "일일이 대응하기는 어려운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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